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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쓰기 - 병태에게 병태에게

등록일 : 2010-07-20
갱신일 : 201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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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에게 병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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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태에게

병태야, 안녕? 난 xx고 해. 여름이 오려나 했더니 이상하게 다시 기운이 뚝 떨어져서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태로 편지 를 쓰고 있단다.;; 난 추운 게 싫거든. 글쓰는데 재주가 없어서 그러니까 서투른 편지라도 끝까지 읽어 줘.

너를 처음 본 게 중학교 때였는데 시간이 참 많이 지났구나. 나는 중학교 때가 가장 좋았던 거 같애. 그런데 고등학교에 오면서 친구들과도 떨어지고 성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래서 처음에 적응이 잘 안됐었어. 내가 보기엔 너도 그랬던 거 같아. 서울학교에서 시골로 왔을 때 모든 것에 불만이 많았을 거야. 후줄근한 학교 건물,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선생님, 급우들 위에서 군림하는 석대, 그런 석 대에게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묵묵히 따르는 아이들.. 많이 힘들고 짜증났을 거야.

그래도 넌 당당했던 게 나랑 참 다른 거 같다. 학교에 꼭 석대 같은 애가 한 명씩 있잖아. 초등학교 때 그런 애가 있었는데 너처럼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뒤에서만 말하고 그랬었어.;; 너를 봤을 때 그런 점이 정말 부러웠어. 그래서 꼭 만화책처럼 네가 독재자 석대를 물리치고 새로운 반장이 되어서 자유를 찾을 줄 알았어. 겉으로는 바르고 정돈된 거 같아 보이지만 그걸 이용해서 독재를 유지했던 석대의 모습과 지금 우리 사회 모습이랑 많이 비슷한 거 같아. 자율학습이라는 `자율`이라는 말을 붙이고 있지만 속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감시와 강제 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야. 어쩔 수 없지만.. 너는 이런 것에 저항하는 네가 존경스럽기까지 했어.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석대에게 길들여지고 좌절하는 니 모습에서 실망이 컸다. 석대에게 굴복하고 학기가 끝날 때까지 편한 생활을 해왔지. 새 학기가 되고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셨을 때에도 너는 석대의 독재에 대해서 선생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렇게 길들여지는 게 우리 모습인 거 같아.

그럴 때 옛날의 너처럼 당당하게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어.…(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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