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서 - 박경미의 `수학비타민`을 읽고나서

해ㅐ해ㅣ수학 비타민을 읽고나서...
박경미 지음
수학 비타민을 읽기 전에는 나도 잘못 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어려운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 그냥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잘하면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도 없는데.’하는 생각 말이다. 수학에 남다른 흥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수학에 거부반응만 커져갔다. 사실 이 책도 별 기대 없이 독후감을 써야한다는 목적하나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학 비타민이 내가 전에 갖고 있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주는 충분한 계기가 되어주었다. 부담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를 이용한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수학을 새롭게, 더 친근감 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책은 생활 속의 수, 자연 속의 수학, 역사 속의 수학, 예술 속의 수학, 생활 속의 수학, 생활 속의 통계와 확률, 이렇게 여섯 챕터로 나누어지며 각 챕터마다…(생략)

피보나치의 수체계가 토끼의 쌍, 해바라기의 나선, 나뭇가지의 수, 식물의 잎차례 등 수많은 식물들의 생장에 적용되는 사실을 접하며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한 수학자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챕터에서는 다양한 수학의 전문용어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완전수, 부족수, 과잉수, 친화수, 부부수... 그래도 완전수는 어느 정도 익숙함이 있었지만 다른 용어들은 정말 처음 들어보는 낯선 용어였고 피타고라스 학파가 이런 다양한 용어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던 것 이여서 많이 새로웠다. 하지만 이 책을 모두 읽고나서 알게 된 피타고라스 학파의 수많은 업적에 비하면 이 것은 정말 일부에 불과 했다. 네 번째 챕터가 나에겐 그 자체로써 가장 흥미로웠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예능 분야에 관심과 흥미가 많아서, 특히 음악과 수학을 동떨어진 것으로 보지 않고 서로 묶어서 새롭게 바라본다는 것이 나에겐 정말 색다른 경험 이었다. 화음 속에서 수학적인 원리를 찾아내었는데, 여기에서도 음정이 ‘수’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들이 피타고라스 학파라는 사실이 나를 다시 한 번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음악은 감성의 수학이고, 수학은 이성의 음악’이라는 말이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몇 번이고 다시 되새겨 보니 참 멋진 말이었다. 미술 속에서 찾아낸 수학은 정말 신기했다. 특히 수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테셀레이션과 차원을 결합해 그린 에셔의 작품 도마뱀은 너무 흥미로운 충격으로 다가와서 책에 실린 작은 사진을 뚫어져라 보고 또 봤다. 건축은 수학과 관련이 깊은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신비로운 피라미드와 그에 관련된 무게중심의 관계에서부터 첨성대의 비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과 비너스상의 황금비에 이르기 까지... 역시 건축 속의 수학은 더욱더 수학다웠다. 황금비에서도 피타고라스 학파는 빠지지 않았다. 다섯 번째 챕터인 생활 속의 수학은 무심코 지나친 것들 하나하나에 수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내가 매일 같이 보고 사용하는 A4용지의 크기에 절약정신이 담겨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신선했다. 용지크기가 자원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기능주의적인 사고의 결과로 얻어진 비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니, 이제는 A4용지 한 장을 쓸 때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없을 것 같고 수학적인 생각을 한번 쯤 하고 쓰게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인접한 영역을 서로 다른 색으로 칠하기 위해서 최소한 몇 가지 색이 필요할까’ 라는 4색 문제가 기억에 남는다. 4색 문제는 컴퓨터만이 해결할 수 있는 최초의 수학 문제라고 하는데, 인간의 두뇌를 통한 보다 우아하고 단순한 증명을 요하는 문제로 남아 있다고 하니 내가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 이 문제를 풀어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내가 풀 수 있다면 정말 속이 시원 하겠지만 나는 사실 수학자가 될 엄두가 나질 않는다. 또한 동양에서는 죽음을 뜻하는 불길한 수로 통하는 4가 핵심적인 요소의 개수라는 사실도 너무나 놀라웠다. 그리고Four Fours 라는 게임을 설명하며 책에 10개의 식이 간단하게 나왔는데, 내가 이 게임을 한다면 즐기기 보다는 두통에 시달릴 것만 같았다. 다른 이야기로는 체감 온도에 대해서 나왔는데, 온도와 풍속에 따른 풍랭지수, 건구온도와 습구온도에 따른 불쾌지수를 식으로 풀어놓았다. 이 복잡한 식을 보니 또 다시 머리가 아파오려고 했다. 이렇게 계산식이 나온 부분은 한참 동안 생각해 보고 머릿속으로 여러 번 그려봐야 했다. 그래도 어려우면 종이에 똑같이 써 봐야 아주 조금이나마 감을 잡거나 아무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것을 보면 나는 수학과 아주 가까워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이다. 수학이 쓸데없는 학문이라는 편견은 이 책을 통해 말끔히 사라졌지만 수학 거부반응은 쉽게 사라질 수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챕터인 생활 속의 통계와 확률 부분 에서는 퍼센트 마술이라는 실용적 지식이 담겨 있었다. 나는 퍼센트 마술을 읽으면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가려져 있는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통계 결과는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되므로 통계를 오용하면 안 된다. 따라서 그래프 하나를 볼 때도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드리기 보다 감춰져 있는 사실도 집어내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도 파악하며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평균에 대한 이야기는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시달려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연스레 관심이 갔고 가깝게 다가왔다. 또한 여기에서 언급된 ‘평균이 만능이 아니다.’라는 사실에도 절대 공감했다. 스포츠의 확률도 요새 월드컵 때문에 상당히 관심이 있었는데, 역시 확률은 확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말 대로 스포츠에는 확률을 넘어선 예측 불가능성이 있어 재미가 더해지는 것 같다.
나는 수학 비타민을 읽으면서 얻은 것이 참 많다. 다양한 지식과 교훈 그리고 수학자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좋은 자극을 받았다는 점이다. 피하고만 싶었던 수학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관심과 흥미가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학이 살아가는데 있어 어디에 도 쓸모없는 학문은 절대 아니라는 것은 가슴 깊이 새겨 두었다. 이제 잘못된 편견을 말끔히 씻어버렸으니 차근차근 수학과 친해지려는 노력만 해가면 될 것 이다. ‘수포대포’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수학포기는 대학포기’의 줄임말 이라고 한다. 나는 이번 기회를 좋은 발판으로 삼아 수학을 피하려고만 했던 마음의 방향을 틀어서 결심을 단단히 하고 수학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 정말 열심히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책의 저자 박경미 선생님이 수학 비타민과 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수학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 또한 나처럼 수학에 대해서 잘못 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생각을 갖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책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