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기 - 천재의 노력이 점철된 새로운 화폭 천재의 노력이 점철된 새로운 화폭

천재의 노력이 점철된 새로운 화폭
김홍도를 얘기하기 앞서, 중인과 상민을 천시한 당시의 관습 때문에 그의 생애를 자세히 알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애석하다고 하겠다.
단원 김홍도는 당시 화원으로서는 최고의 벼슬인 종6품에까지 올랐으나, 그의 생애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그림에 대한 안목이 높았던 표암 강세황으로부터의 ‘근대의 명수’라는 찬사를 받았을 정도의 천재 화가였다.
김홍도는 궁궐을 드나들며, 변천해 가는 영조, 정조 시대의 세태를 그렸다고 볼 수 있다.
김홍도가 그림을 그리던 시대에는, 문인화와 환장이(직업적인 화가)의 그림이 대조적인 성격을 내고 있었다.
문인화는 고정된 가치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반면에 환장이의 그림은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그림을 사겠다는 주문만 있으면 서민 생활을 자유로이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환장이의 그림이 더더욱 예술적 가…(생략)

사경의 역작인 《금강산 화첩》을 들 수 있다.
풍속화에 있어서는 《씨름》《무악》《글방》같은 몇 개의 작품을 제외하면, 풍속도로서는 매우 재미있는 그림이지만, 구도 처리에 있어서는 성숙미가 부족하다.
그러나 후에 그린 《금강 사군도》에는 그전 그림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화법이 나타난다.
45세 때 정조의 명으로 그린 수원 용주사 대웅전의 《삼세 여래 후불 탱화》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형체의 원근 및 고저, 밝고 어두운 명암을 사용하여 입체감을 강조시킨 작품이다.
김홍도는 자기 시대에 자기가 처한 주변을 날카롭고 현실적인 감각으로 그렸다.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완숙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화면 구성과 여백 처리 등에서 오묘한 경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한때 현감 벼슬을 한 적도 있으나, 곧 그만두고 그림에만 전념하여, 인물, 화초, 동물, 풍경 등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 한 폭을 그려 올릴 때마다 정조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김홍도는 처음에 김응환에게서 그림을 배웠으나, 강렬한 개성으로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여 한국적인 풍토 감각을 밝게 표현했으며, 풍속화에 있어서는 익살과 풍자를 담은 서민적인 풍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그의 작품이라고 전해지는 《투견도》는 서양화의 기법인 음영법을 최초로 사용한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의 화풍은 중국의 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나, 그는 고담한 색채를 즐겨 쓰는 남화 양식을 시도하여 신선한 조형미를 완성했다.
지금까지 김홍도의 그림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았지만, 그의 시정과 후기 생활에 관해서는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천재 화가 김홍도를 만든 것은 그의 천재적 재질보다는 피나는 그의 노력이었다. 그림을 통하여 우리에게 특별한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창조한 그의 자세를 본받아야 하겠다.
또한 그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선조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고, 선조들의 정서와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시대의 생활상도 알 수 있다.
단원 김홍도야말로 , 예술가로서의 본보기를 우리들에게 보여 준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