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대중문화, 알고 즐기자! 서평 대중문화, 알고 즐기자!

대중문화, 알고 즐기자!
얼마 전 홍콩배우 장국영의 자살사건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이 같은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문화평론가 강준희 씨는 "이소룡, 마릴린 먼로, 커드 코베인 등 유명 연예인들의 죽음은 흔히 미스터리하게 재구성되곤 하는데, 이는 유명 연예인들을 죽음 이후에도 계속 `스타`로서 남게 하는 마케팅 전략과 그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대중들의 무의식이 결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무엇이든 지나치게 상품화하고 상업적 이윤만을 목적으로 한다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를 낳고 있는 대중문화. 그것은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일상적인 단어이며 우리가 매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즐기는 대중문화가 어떤 배경 아래 만들어지며 어떤 원리와 의미를 갖고 있는지.
여기 한 권의 책을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의 `대중문화의 겉…(생략)

의 퇴폐성, 상업성 등)에 대해 치우친 책들이 다수이다. 필자가 대중문화에 대해 처음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대중문화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대중문화에 대한 서적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에게 이 책을 먼저 권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들 때문이다. 대중문화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접근의 노력이 부족했던 국내 실정 속에 출간된 `대중문화의 겉과 속`은 "서양 이론에만 몰두하고 있는 지나치게 엄숙하고 경직된 우리 학계의 모습을 지적하며 실제 사례를 이론과 접목시키는데 비중을 두었다."라고 밝혔던 저자의 말처럼 저자는 대중문화의 정의, 대중문화와 사회와의 관계, 대중문화의 영향, 특징 등을 11개의 테마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중간 중간 인용된 논문이나 신문, 잡지, 광고 등은 독자의 이해와 관심을 끈다. 어려운 용어나 현상에 대해 쉽게 풀이한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사실 대중문화는 처음부터 서민들의 천박한 문화라는 인식 아래 고급문화, 엘리트문화의 문화적 잣대에서 늘 비판과 깎아내리기의 대상이었다. 그것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문화가 상업화, 저속화되어가는 것에 대해 비판만 하고 그렇게 치닫게 만드는 사회원리에 대한 원인 분석과 이해의 논의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인터넷상에서도 네티즌들이 대중문화 바로 세우기등을 외치며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비판을 하기 전에 비판할 대상에 대해 알고 비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지피지기라는 말이 있듯이 적을 알아야 적과 싸울 수 있다. 대중문화를 즐기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매스미디어의 노예, 바보상자란 말이 생겨난 것처럼 현대인들은 대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모방 범죄 등 많은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 않은가. 저자는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수용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중문화,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렇듯 대중문화의 기본적 정의부터 출발하여 대중문화의 전반적인 흐름과 이해에 대해 10장까지 숨가쁘게 달려오다가 11장에서 저자는 기존의 우리들이 가졌던 대중문화에 대한 사고방식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저자의 말처럼 그 동안 대중문화가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기존의 편견을 벗어나 대중문화의 긍정적 가능성을 인식하고 대중문화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아간 것은 결국 우리 자신들의 편견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