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를 읽고 독후감 독후감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에게” 를 읽고
아마 이번 기회가 없었더라면 읽어보지 못 했을 책이다.
나름 ‘과학자’를 꿈꾸고 나름 ‘이과생’이긴 하지만 학교생활을 하고 입시에 몸을 묶다보니 나에겐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을 찾아보거나 내가 꿈꾸던 이상에 눈길을 주는 것조차 힘든 일이었다.
내가 ‘이과’를 택하고 ‘과학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올더스 헉슬리의 저서 [멋진 신세계]를 읽고 난 후였다.
미래에 과학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이 모두 인공적으로 제조되고 누군가 미리 짜 맞추어 설계된 된 인생을 살아가는 사회를 풍자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야기로 제법 어려운 내용이 나오긴 했어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일명 ‘풍자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다.
나중에 주인공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말을 짓지만 서도 그런 무서움보다는 ‘과학’의 신…(생략)

갔다.
이 책은 한편의 소설처럼 처음과 끝이 있으며 인물간의 갈등으로 중간부분을 채워나가는 식의 전개와는 달랐다. 하나의 챕터에 부분 부분 설명을 하고 그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식. 물론 대부분의 과학책들이 이런 구조로 되어있지만.
하지만 그렇게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물론 ‘과학’에 관한 책이니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책이 독자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을 조금이나마 쉽게 들려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혈액순환과정을 ‘조약돌’이 굴러가듯 이라하고 하던가, 스프링이 튕겨져 나오듯 이라고 하던가.
그 중 하나 마음에 들었던 문구를 보면 뭔가를 깨닫는 즐거움을 묘사하는 과정 중에서 “이것은 꽃이 새벽의 태양을 받아 꽃받침을 여는 것 처럼 아름답고 순결한 것이다.”라는 표현이었다.
나는 이 표현을 읽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자가 어떻게 이렇게 시적인 표현을 쓸 수 있는 지 말이다.
그러면서 순간 과학자는 무조건 적으로 ‘과학’, ‘지식’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여러 방면을 접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과학자라 해서 사회나 정치에 문외한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나중에 대학을 가고 과학자로 일하게 되었을 때 ‘과학’이라는 것은 ‘사회’나 ‘정치’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너무나도 밀접하게 관련이 안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 이런 구절이 나오기도 한다.
-“현명한 사람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이 발견한 진실보다 자신이 만든 거짓말을 좋아한다”는 루소의 말은 슬프지만 사실이다.-
루소뿐만 아니라 나도 슬프지만 사실이라 생각 한다.
솔직히 이왕이면, 남이 알아낸 것보다는 내 입맛, 내가 설계한 것을 더 좋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것은 그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심보’일지 모른다.
난 이 문구를 보고서 조금 옆길로 세긴 하지만 이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과학뿐만 아니라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로써 의 난제 이자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어떠한 사건, 의문의 답을 찾는 건 정말로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즐거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힘들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지치고 지겨울 것이다. 그리하여 너무나 성급하게 결론을 지어버리는 것.
급하게 퍼즐을 짜 맞추는 것에 연연하여 억지로 자신이 끼워 넣으면 그것이 정답일지 아닐지 확신할 수도 없으면서 답이라 내놓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번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란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감히 손을 들어본다. 모든 사람, 특히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처럼 다가온 그분의 연구는 언론이나 정부등등의 관심을 받았지만 너무나 빠른 재촉, 빠른 답을 요구하는 무언의 압력에 의해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 온 것은 아닐까 말이다.
몇 년이 걸릴 지라도 재촉하지 말고, 조바심 내지 말고 꾸준히 했었더라면 그 분의 연구결과가 좀 더 빛을 발했을 텐데 말이다.
제일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마지막정도에 나왔던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라는 부분이었다.
이 말은 과거 교과서에서 읽었던 적이 있어서 친근하긴 했지만 어려운 난제이기도 했다.
‘과학’과 ‘과학자’라는 연결고리에서 이 둘에게 ‘조국’이 있느냐 없느냐를 칼로 딱 잘라 설명하기 난해했다. 그 당시 수업시간에도 ‘과학’과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느냐 없느냐로 20여분 정도 학생들끼리 토론해본 적 이 있는데, 그 때의 답은 이렇게 내려졌다.
‘과학은 조국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과학’즉 일종의 지식이자 기술에는 국경은 없지만 과학자는 자신의 국가를 위해 연구를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결말을 지었던 것 같다.
조금 씁쓸한 상상일지도 모르지만 한 나라가 다른 나라들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로 다른 나라들을 좌지우지 한다면.
억울하다는 감정보다는 슬픈 감정이 들것 같다. 다행일진 몰라도 아직 그렇게 표면적으로 크게 떠오른 건 없지만, 북한의 핵기술 문제는…. 어쩌면 남한, 북한을 갈라놓는 건 3.8선이 아니라 외부의 세력이 아닐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