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새로운 세계관 독후감 새로운 세계관

과학독후감 - [엔트로피]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세계관
글쓴이 - 여승민
엔트로피... 이 책을 내가 읽기 전에는 엔트로피라는 것을 단순히 화학 수업에서 몇 번 접했다고 열역학적 상태로만 알고 있었으나 엔트로피가 가진 사회적, 경제적, 역사적 의미를 작가가 부여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좀더 넓은 시각으로 역사와 사회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인 엔트로피(Entropy)를 밝히자면 열역학 제 2법칙의 기본개념으로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그렇지 못한 형태로 변환될 때의 에너지 손실량, 즉 에너지의 쓸모 없어짐에 대한 척도이다. 그런데, 이 엔트로피가 낮은 에너지원으로 진행되면서 손실된 양-일을 할 수 없도록 바뀌어진 에너지량-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마찰과 같은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지 않는 기계나 일은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엔트로…(생략)

로 전환된 뒤에도 그 같은 진행을 되풀이하는 역사는 붕괴의 연속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여기서 제시된 엔트로피 분수령이란 사용 에너지원의 종류에 대한 전환시점이다.
중세에서 근대로의 변환도 나무라는 에너지원에서 석탄으로 바뀌어서 일어난 일이고, 다음이 석유, 우라늄 등으로 새로운 유용한 에너지를 발견?사용하면서 역사는 발전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선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단하고 많은 일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자원 사용의 가속화로 인해 엔트로피 증가는 그 폭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숨은 에너지원을 찾아낼 때마다 자연계의 엔트로피의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중세보다 더 짧은 근세가 지나고 또 다시 인류는 에너지원의 갈증과 만나게 되었다.
석탄, 석유, 우라늄 등의 현대 에너지원들은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급속히 고갈되어 가고 있으며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제때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류 생존의 연속성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현 문명을 성립시키는 것은 기술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기술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해결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것은 부대비용(내부가 아닌 외부의 원인에 의해 지불되는 경제적 대가)의 증가를 말한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인류가 얻는 이득의 양이 산술급수적으로 커왔다면 부대비용은 20세기에 들어서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부대비용의 증가 속도가 느리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 속도는 거기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기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인류가 이제껏 투자해서 개발, 발전시킨 기술이 과거처럼 많은 양의 물질적 부를 제공해 주지 않고 있다. 바로 기술의 수확체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에는 첫째, 부대비용의 증가로 이는 새기술 개발에 드는 재원을 부족하게 만들었고, 둘째로는 자원고갈을 들 수 있다. 인류는 급격한 지하 자원 고갈로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시도 해야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변화에 필요한 기술의 수준이 매우 미비하여 엄청난 자원과 자본을 소비하고, 기존 기수에 대한 관심을 감소시켜 그것의 수확을 느리게 하고 있다.
곧 에너지의 총체적 흐름이 엔트로피 분수령에 접근했다는 것이다. 부대비용 문제의 해결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의 획기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기계론적 패러다임 위의 세계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즉, 자원의 한계와 만난 기계론적 패러다임은 엔트로피의 증가의 흐름을 둔화시킨다는 전제 조건 하에 방향전환을 하거나 폐기처분을 당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 인간들은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합성연료, 핵분열, 핵융합, 광물 등에 관심을 두어 자원고갈의 문제를 해결해 보려했지만 어떤 방안도 엔트로피 증가의 흐름을 멈추거나 역행시키지 못했다. 이론적인 논리성은 충분할지 몰라도 결국에는 자연계의 총체적 엔트로피를 증가시켰다.
끝으로 우리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의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한시바삐 이제까지의 오류를 인정하고 바른길로 되돌아가려는 노력만이 최선일 것이다.
엔트로피.. 학문을 이렇게 여러 방면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재미도 있었지만, 엔트로피의 증가의 끝을 생각하니 암담했다. 지금까지 인간이 이룬 문명도 역시 자랑할 것이 못되고 하루바삐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야할 실정이니 우리의 문명도 아직은 별 것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트로피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도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이고 또 내가 하고 있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 내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건들이 다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고, 언젠가 엔트로피 증가로 인해 엔트로피 분수령이 발생할 일을 생각하니 끔직하다.
엔트로피의 증가를 막기 위해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또한 정말 너무 오랜 시간 안에 엔트로피 분수령에 의한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역시 과학도인 나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찾아올 엔트로피 분수령에 대비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야겠다.
하지만 역시 이 엔트로피라는 책은 나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심어주었으며, 먼 미래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해 세상을 본 점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