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스파게티에서발견한 수학의 세계를 읽고 스파게티

독후감 제목 : 스파게티 이상의 스파게티
한가한 토요일 오후,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나의 좋아도 너무 좋은 식성 덕에 주문을 하기 전부터 뱃속에서는 난리였다. 그리고 드디어 기대하던 나의 음식이 눈앞에.. 스파게티였다. 일단 먹고보자는 생각에 막 포크를 돌리던 순간,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잠시 뱃속을 진정시키고 어린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용주야, 스파게티에서는 말이다.." 동생은 뭐냐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블로킹 셋이라는 게 있는데 그게 어떻게 되는거냐면..." 여기 까지 말했을 때, 나의 언니는 "야, 너 지금 책한 권 읽었다고 자랑 하냐, 조용히 하고 먹기나 해." 동생에게 뭔가를 알려주고자 하는 나의 원대한 소망은 무너졌다. 해줬다고 해도 알아들을 수 없는 꼬마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마지막 말에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네가 무슨 수학이냐, 다른 거나 잘…(생략)

어 번쯤은 대학 강의를 하기도 했었던 것과, 공연을 보러가기도 했었다는 것... 한가로운 듯 급히 흐르는 6주라는 시간 속에서, 알브레히트씨는 많은 것을 얻은 듯 보였다.
그곳에서의 그의 깨달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알브레히트씨 본인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기록해 놓은 그의 수학자로서의 능력 발현이었다. 블로킹 셋에 관하여 깨닫던 순간, 그리고 그 깨달음의 정리... 수학자에 대한 막연하다고 할 만한, 허무한 환상마저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눈이 확 돌아갈 정도의 느낌! 그 부분을 읽으면서 당연하게도 내가 생각했던 것은 `아, 나도 무언가를 저렇게 깨달을 수 있다면!`, `나도 저런 전율을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수학은 역시... 번뜩임이었다!! 무언가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집중력 또한 감탄이었다. 원래 수학자들은 다 그런 걸까?그리고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피보나치의 토끼`와 `피타고라스 학파의 펜타그램`이었다. `피보나치의 토끼`는 수학시간에 배운, 그래서 살짝 알고 있는 피보나치 수열에 관련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고, `피타고라스 학파의 펜타그램`은 그 증명이 흥미로웠다. 펜타그램에서 꼭지점들을 연결한 대각선을 그었을 때 그 나누어진 변의 길이가 모두 자연수이다라는 증명은 뭔가 평소에 내가 생각지 못하던 것들을 알려주는 것 같아 쇼킹! 경시대회 문제 같은 느낌도 들었다.반면에 이해할 수 없어서 기억에 남는 것도 있다. 그것은 바로 블로킹 셋에 대해 처음으로 설명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그 부분만 세 번, 네 번은 읽은 것 같다.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닌데 왜 이해가 되지 않는지... 다음부분으로 넘어가기가 무안할 정도로 개념정리가 되지 않았었다. 물론 다 읽은 지금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는 알게 된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이 허락해준다면 블로킹 셋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찾아봤으면 좋겠다. 책을 읽을 때 한번에 다 알지 못하고 넘어간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번에 알면 무슨 재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단순한 자기합리화일지는 몰라도..
수학이라는 언어로, 말조차 통하지 않는 답답한 순간을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순간으로 바꿔버리는 능력! 부럽다는 기분이 물씬 든다. 사실 이 책을 일게 된 이유 중 절반 이상은 `이과니까!`였는데. 알게 된 것도 많았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던 만큼 나의 머리에 대한 실망도 했다.
하지만 역시 조금은 긍정적으로 "수학을 조금 더 알고 싶다!"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이과로서의 자각이랄까, 매일같이 영어선생님이 말씀하시던 단순한 수학이 아닌 정말 깊이 있는 수학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또한 의외로 많은 곳에서 쓰이는 수학,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이제까지 별 생각 없이 사용하던 물건, 취하던 행동,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조금만 주의 깊게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다면 많은 숨은 사실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무모한 듯한 정도의 도전, 도전정신.. 왠지 수학을 잘 하고 싶은 기분, 욕심. 수학에 대해 남들 앞에서 자신 있게 증명해 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
그런 의미에서 같은 반인 이과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마도 조금 가볍게 수학을 생각하던 아이들의 생각을 바꿔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아이들도 나와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수학자들처럼 철저하게 논리적인 사람이 되고자!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부단히 노력했던가,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하다. 잘나신 언니의 덕분에 나의 꿈은 펼쳐보지도 못한 체 접지 않았나. 다음 번에는 절대로 지난번과 같이 지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