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를 읽고 바흐를 좋아할까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식물들도 아름다운 음악을 좋아할까. 식물 역시 소음은 스트레스일까. 식물도 때로는 살기 힘들어지면 생을 포기하고 싶은 욕망을 가질까. 만약 식물에게 감성과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모습은 아마 우리 인간들이 애초에 가졌던 조금은 덜 혼탁해지고 조금은 덜 사악해진 모습일지도 모른다.
식물들은 우리 사람들에게서 이미 퇴화해버린 순수 그 자체의 감성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1장 <자살충동을 느끼는 식물>에 보면 1960년대 미국의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인 벡스터(Cleve Backster)는 검류계를 이용해 식물의 자극과 반응에 대해 실험했다. 그 결과 식물생리학자처럼 식물을 죽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대면했을 때 식물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그가 떠난 뒤에야 비로소 반응을 보였다. 식물들도 사람과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잠시 기절하거나 아예 실신함으로써 일종의…(생략)

또다시 신음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개척정신이 강한 식물들이 많은데 우리의 민족성처럼 끈질기고 악착스런 풍토탓이리라. 지금의 고성은 자연의 놀라운 치유능력을 발휘함으로써 개척자 식물 군단의 위력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꺼멓게 타버린 절망의대지에서 우리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확인한 것이다. 제일 먼저 피어나는 것은 둥글레와 같은초본식물. 애기우산나물, 꿩의다리, 산비장이, 엉겅퀴, 참나리, 애기나리, 비비추???등, 그러나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최고의 개척식물 소나무의 새순을 발견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종 수는 약 4500여종에 이른다. 영국의 고유종 수가 불과 수백여 종이라는 것과 비교하면우리나라 단위 면적당 식물종 수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다.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엔 3장에 걸쳐 우리 산야에 피고지는 야생화들과 각종 나무들 그리고 식물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차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식물의 본능이라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식물들의 세세한 사생활을 들여다봄으로써 식물의 원초적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삶이 좀더 초록빛 식물성으로 변할 수 있도록 감동과 감성을 전하는 교양 에세이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