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크리스마스의 물리학 과학독후감과학콘서트

크리스마스의 물리학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를 읽고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이 책은 친구의 권유로 읽게 되었다. “젊은 물리학자의 과학적 세상 읽기”라는 부제목에 더욱 호기심이 들었다. 복잡한 세상을 명쾌한 과학으로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는 면이 참으로 놀랍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세상의 여러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현상을 물리학적으로 해석했다. 내가 물리에 남달리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다른 소설책과는 달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읽었다. 생각만큼 어려웠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했던 카오스나 프랙탈 이론이라던지, 두뇌과학이나 신경공학에 등장하는 이론들은 나에게는 생소한 제재였다.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고 또 기억에 남는 내용 중에 하나는 바로 크리스마스에 대한 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에 산타클로스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했었다. 지구…(생략)

다 빠른 물체는 존재하지 않고 혹시라도 있으면 무조건 UFO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산타는 외계인이고 다른 행성에 산다고 생각했다. 산타가 사는 행성을 금성이라고 추정했다. 달은 어린왕자가 살고 화성은 火星ㅂ이기 때문에 산타가 살기엔 뜨거울 것인데 반해 금성엔 금이 있으므로 선물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금성은 지구와도 가깝기 때문에 산타의 비행선으로 충분히 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재승의 해석은 대충 이렇다. 유니세프의 조사 통계에 근거해 산타의 고객의 수를 약 4억명의 어린이라고 제한하고 적어도 1억 6천만 가정을 방문해야 하는 산타의 일정과 산타가 지구 자전의 반대방향으로 이동할 시에 1초에 1,434가구를 방문해야 하며 0.0007초만에 한 가정에 선물을 줘야 한다고 계산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초속 1,434킬로미터로 달려야 하며 이것은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의 4,218배, 즉 마하 4,218인 것이다. 산타클로스가 순식간에 초속 1,434킬로미터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크기의 가속도 운동을 해야하고, 0.0001초만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산타는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보다 14억배나 큰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이 약 1킬로그램 정도라면 모두 합치면 무려 1억 6천만 킬로그램. 보통 사슴이 끌 수 있는 무게가 약 150킬로그램 정도이므로, 1억 6천만 킬로그램의 썰매를 끌려면 106만 마리의 사슴이 필요하다.
어젯밤 나는 침대에 누워 산타와 루돌프를 상상해보았다. 산타의 비행선 상상이 아닌 106만 마리의 사슴이 끄는 어마어마한 썰매에 탄 산타의 모습과 1억 6천만 킬로그램의 선물보따리의 모습과 마하 4,218의 속도로 중력과 싸우며 온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사랑과 기쁨과 행복의 선물을 나누어주는 그런 산타의 모습 말이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소중하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된 과학 지식에 대한 뿌듯함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