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서 - 하리하리의 생물학 카페를 일고 나서 하리하라의생물학카페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를 읽고...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제목에서부터 ‘생물학’ 이라는 단어가 있어서 과학책들이 그러했듯이 굉장히 따분하고 재미없는 책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읽을까 말까, 내용을 대충 훑어보기 위해 책을 쓰윽～넘겼는데, 상당히 많은 양의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이 담겨있었다. 재미있고 엉뚱한 삽화에 나는 단번 결정을 내렸다. 이 책을 읽겠노라고,,,
이 책은 제 1장에서 6장까지 나뉘어져 각 장마다 6개의 이야기들로 총 36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특이하게도 이야기들은 생물학을 신화에 접목시켜서 설명하고 있었다.
먼저 제 1장인 생명과 탄생과 노화편.
여기에서는 지금까지 내가 과학시간, 생물시간에 배웠던 생명의 탄생에 대한 설명과는 사뭇 달랐다. 예를 들면, 모체가 태아를 침입자로 간주하여 끊임없이 공격하고, 태아는 그런 모체의 공격을 끊임없이 막으면서 모체의 영양분…(생략)

고, 관용적인 것 같지만 정작 어두운 곳에 방치되어있는 성적 정체성 문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연예인인 트렌스젠더 하리수와 여자에서 남자가 된 이피스, 히아킨토스를 사랑한 아폴론, 허머프로다이트라고 불리는 반남반녀인 사람들의 예를 들었다. 그리고 에이즈가 동성애로부터 생긴다는 잘못된 견해를 이성간의 에이즈감염이 실제로 더 많다고 지적하고 우리 사회의 관용과 성적자유에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참으로 느낀점이 많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동성애 = 에이즈’ 라는 공식도 아마도 이성애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정신병이라는 오해와 불결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오지 않았을까? 이 부분에 관해서는 뒷부분의 제 5장 ‘바위가 된 니오베’ 편에서의 에이즈 이야기과 연관시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 중 하나는 인간은 X,Y 성염색체에 의해 성별이 결정되지만 다른 동물들은 새끼의 성을 결정하는 일이 아주 쉬운일이라고 했다. 예를 들면, 여왕개미는 수개미나 전해준 정자를 보관하다가 그것을 난자와의 조합비율을 결정해서 자기가 원하는 여러 개미를 자신이 생각한 숫자만큼 생산해낸다는 것이였다. 인간도 그렇게 할수 있다면 어떨까? 아들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보다 더 남자들이 많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 중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은 제 4장의 ‘호르몬에 대하여’ 편이였다.
그 중 ‘사랑과 호르몬’ 부분이 가장 재밌게 읽었다. 이 편에서는 사랑을 생물학적으로 분석했는데 결과가 참 아이러니했다. 사랑을 시작하면 도파민이란 호르몬과 페닐에틸아민이 생기는데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등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기간은 길어야 30개월이라고 하니,, 가슴떨리는 사랑의 수명이 30개월이라는 얘기인가? 사랑을 분석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 6장 바이노테크놀리지는 조금 어려운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있었다. 인공생명에 대해서나, 30년 전에는 당뇨병 치료제에 쓰이는 인슐린을 합성할 수가 없어서 인간의 인슐린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소나 돼지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뽑아 사용했었다고 한다. 바이오미메틱스 같은 처음 들어보는 말들도 많이 나왔지만, 27살의 젊은 여성작가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은 방법이 신선했고,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이 많이 포함되어 나름대로 굉장히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 생물시간에 배웠던 것이 나오면 기쁘기도 하고, 반갑기고 하고, 과학책은 따분하다, 생물은 암기만 해야한다라는 편견에서 이 책 한권이 나를 구제해준것만 같아서 고맙고, 이 책을 너무 늦게 안 것이 후회가 될 정도있다.
앞으로는 생물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따분한 생물책에 대한 편견은 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