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를 읽고 17세

17세.
- 가출, 그리고 엄마와의 진솔한 대화.
이 글은 엄마가 가출한 딸에게, 자신이 딸의 나이였을 시점 가출했을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그것도 이메일이라는 현대문명의 힘을 빌린, 아주 독특한 형식의. 나는 이 글이 무척 재미있고 인상깊은, 감동적인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글의 주인공은 무척이나 열심히 살았다. 비록 집안 사정으로 그리도 꿈에 바라던 부산여고를 가지 못 했고,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살아온 여자였다. 그렇기에 그 여자는 축복받아야 마땅했다. 그런 그녀의 삶은 너무도 힘들고 처절했다. 자그마하고 여리기만 한 체구로 산전수전 다 겪어야만 했다. 처음으로 좋아했던 남자는 친구와 연인관계였고, 안타깝게도 기계에 의해 오른손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친구는 떠났고, 또 다른 친구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여 아줌…(생략)

에 신고하는 방법은 모녀 사이를 더욱 갈라놓는 부작용을 가져왔을 것이다. 메일이라는 것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해가는 모녀가 보기 좋았다. 그녀는 진심으로 자신의 딸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열망이 생기면 일단 내딛고 보아라. 그것은 마치 나를 향한 말 같았다. 세월은 그리 길지 않다. 날 기다려주지 않는다. 난 지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머뭇거리고 있는가. 얼마나 망설이고 있는가. 왜, 이렇게나 망설이고 있는 걸까?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내가 꼭 해야 할 것 같은 것. 이제 쉴 새 없이 당당하게 발을 내딛어보겠다고 다짐했다. 머뭇거리다가 놓치고 마는, 세월이 흐른 뒤에 땅을 치며 후회할 만한 짓은 이제 하지 않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확인조차 안했다. 시간이 흐르는 지도 모를 만큼 무척 매력적인 책이었다. 아주 훌륭한. 그리고 새삼 이 글의 작가가 매우 뛰어난 글 솜씨를 지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인 글이었다. 모두들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특히 방황하고 있는 십대들이나, 그런 십대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님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