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새`를 읽고 가시나무새를읽고

파란 만장했던 한 여자의 일생을 바라보며
- 콜린 맥컬로우의 ‘가시나무 새’를 읽고-
‘가시나무 새’ 라는 서정적인 제목이 맘에 들어 선뜻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분홍색 표지에 약간 투박해 보이는 새 그림이 인상 깊은 책이었다. 제목 옆에 놓여진 콜린 맥컬로우라는 이국적인 이름도 비록 낯설었지만 왠지 친근감이 들었다.
나중에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지만 콜린 맥컬로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류작가이자 신경과 의사였다고 한다. 그녀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대학을 중도에서 포기하고 곧바로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신문기자, 사서, 교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였다. 그녀는 그 후 독학으로 의사자격을 딴 뒤 미국으로 건너가 신경과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작가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팀’, ‘가시나무새’ 등 출판 역사에 남을 만한 훌륭한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콜린 맥컬로우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이 ‘가시…(생략)

곳에서 여주인 행세를 하며 어느 웬만한 대지주 가문 못지않게 생활하고 있었다.
소설의 중심인물은 불굴의 의지를 지닌 저스틴의 어머니이자 패드릭 클리어리의 외동딸인 아름다운 메기와 그녀가 진실로 사랑하여 아이까지 낳게 된 사제 랠프 드 브리카사르이다. 그러나 랠프는 결혼할 수 없는 관습에 얽매인 카톨릭 성직자였다. 그의 우유부단함과 권위를 중시하는 세속주의적인 성격은 나중에 메기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제 랠프는 놀랄 만한 미남으로 야심만만한 사나이였다. 그러한 그의 야심은 그를 카톨릭의 본산지인 바티칸의 추기경 지위에까지 오르게 하며, 그럼으로써 사랑하던 메기와 이별을 고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비록 바티칸과 오스트레일리아라는 거리가 그들의 삶을 갈라놓았지만 그들의 숭고한 사랑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는 못하였던 것이다. 나는 만약 진정한 사랑이 있다면, 그들과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러나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떠나보낸 메기는 그의 환영을 잊지 못해 루크와 결혼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나는 그녀의 잘못된 선택에 혀를 찼다. 루크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만큼 훌륭한 남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루크 때문에 메기는 많은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게 된다. 그러한 메기의 모습을 보며 나는 마음 한편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결국 메기는 루크의 곁을 떠나 자신의 고향인 드로이다로 향한다. 메기의 모습을 보며 나는 예전에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스칼렛의 모습이 메기의 마지막 모습과 겹쳐졌던 것이다. 가시나무에 찔려 죽어가면서도 노래를 부르는 가시나무 새처럼, 인간 또한 그러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그녀의 태도에서 나는 슬픔을 느낀 것 과 동시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제목 : 가시나무새(저자 : 콜린 맥컬로우, 출판사 : 흥신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