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에 관한 명상`을 읽고 도요새에 관한 명상

자연보호에 우리 모두 관심을
‘도요새에 관한 명상’을 읽고
요즈음에 들어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통해 환경 오염 문제가 날마다 대서특필되고 있다.
시화호 사건이 그렇고, 수도권 매립지에서는 젖은 음식물 쓰레기 반입문제도 시끌시끌하다.
`침묵의 봄`에 대한 얘기를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지?
어느날 갑자기 격심한 환경 오염으로 인해 주변의 모든 식물들이 말라 죽어서 봄이 되었지만 싹도 나오지 않고 아름답게 피던 꽃도 피지 않게 되었다고 한번쯤 상상해 본다면, 그러한 `침묵의 봄`을 맞이해서도 우린 슈퍼마켓만 나가면 잘 위생된 식품과 야채들이 가득 있으니 걱정할 게 없다고 말 할 사람이 있을까?
`그들이 살지 못하는 곳에는 우리도 살 수 없다`는 말처럼 아름다운 식물들과 동물들이 죽어가는 환경 오염속에서 우리 모든 인간들은 두려움을 느껴야 할 것이다.
환경을 잘 보존해야만 우리…(생략)

부터 바다를 보며 큰 꿈을 키워왔던 병국은 새처럼 자유인이고 싶어했다.
바다와 하늘 사이 무공천지를 가르며 점점이 나르는 한 마리 나그네 새가 되고자 했다. 서울의 유명대학에 다니던 우수한 학생이었지만 반정부 운동을 하다가 제적된 후 고향 웅포리에 내려와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생존의 늪을 허우적거릴 때, 고향의 철새들이 점점 없어지는 것을 보고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다.
병국은 고향의 철새떼들이 동남만 일대를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지만 신흥공업단지의 폐수로 인해 철새떼들이 죽어버리고 찾아오지조차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며, 도시의 생활 환경이 자연을 어떻게 파손시키는가의 또 다른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정부의 관련부처에서도 감히 엄두를 못내는 도시의 근본적인 공해 대책을 해결하려고 신문사 등 각종 언론에 자료 제공을 하는 용감한 시민의식도 발휘하지만 메아리로 그칠뿐 진정서 상습범으로 몰려 정신병자 취급까지 받는, 병국은 너무도 이상적일 만큼 비현실적이었다.
한편 형처럼 수재도 못되고 공부벌레도 아닌 지방대학의 입시에 매달려 주위의 눈치만 힐끔대며 늘 웅크리고 생활하는 병국의 동생 병식, 그는 공해문제와 새떼들에게 미치다시피한 형을 비웃기라도 하듯 박제를 하기 위해 밀렵하러 가는 친구들을 따라 그 일에 동참하며 고향의 공업단지 여공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도 아픔을 나누기는 커녕 그들의 육체적 탐닉에만 관심을 보이는 윤리의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또한 평생을 통일의 염원에만 집착하는 불쌍한 아버지의 내면적 고통조차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 정신적 황폐함이 각종 공해에 찌들어가는 동남만일대처럼 극치에 이르는 못난이이다.
월남 피난민이면서 6.25전쟁의 상이용사로 실향의 아픔과 고통으로 삶의 의욕을 갖지 못하는 그들의 아버지는 정직과 청렴결백을 생활신조로 삼고 살아온 착하고 선한 사람이지만 아내의 돈 문제로 실직을 한 후 거의 폐인처럼 살아간다.
전쟁의 희생자로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이 아버지 , 모든 삶의 희망을 빼앗아 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파왔다.
따뜻한 모성애, 가족애라곤 찾아 볼 수 없이 오직 생존에만 연연해 나날을 살아가는 어머니와 한 가족을 이루지만 이들 사이에서 가족이란 끈끈한 정과 사랑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어 글을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아파오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통일의 염원만 가슴에 품고 사는 아버지와 수재로 장래가 촉망되던 큰 아들 병국이 사회 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하지 못한것은 그 시절, 정권의 억압에서 비롯된 부당한 정치의 희생양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듯, 부정적 정치권력이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켰듯이 `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신흥 공업단지와, 우리의 삶과 환경오염이라는 환경문제에 관한 문제의식을 냉철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잘 살아보자는 슬로건 아래 강행된 경제개발과 산업화의 물결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이 된 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산업화로 인한 부작용, 그 중에서도 산업화가 환경을 어떻게 파괴시켰는가는 다시 한번 되 돌아보아야 할 우리들의 숙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라고 법정스님이 노래하였듯이 새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짖지 않는 숲은 이미 숲의 기능을 상실하지 않았을까?
우리 고장 금강을 찾아오는 겨울철새들의 숫자도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였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정말 걱정을 아니 할 수가 없었다. 한남대 야생 조류 연구회 회원 80여명이 금강유역에서 겨울 철새 도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1년동안 약 12여만 마리가 감소한다고 하니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는 철새들이 찾아오지 않는 날이 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11년째 금강의 겨울철새 실태를 조사해온 야생조류 연구회는 조류의 감소이유로 비닐하우스 증가에 따른 채식지 감소, 강변도로 건설로 인한 소음,골재채취에 따른 부유물 발생 등을 가장 큰 이유로 지적하고 있었다.
철새가 살 수 없을 정도면 물의 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맑은 물을 마음놓고 마시기가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심하게 병들어 물의 오염과 우리 인간의 생활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몇년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시화호의 수질오염 역시 생활 하수및 공장 폐수를 2차 처리 하지 않은 채 시화호로 그대로 무단 방유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한 기억이 나지 않는가?
일시적으로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거나 처리 시설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한 업체를 고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들 모두의 환경의식수준의 대 전환이 가장 필요한 현실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나하나 쯤이야 괜찮겠지...`하는 현재와 같은 우리의 잘못된 인식들과생활 습관들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오래지 않아 지구는 황량한 사막으로 변해 자손대대로 아름다운 이 지구를 물려 줄 수 가 없을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환경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지만, 이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논의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냥 무관심으로 지나치는 형편이다.
당장 일상을 위협하는 문제에만 일시적 관심을 보이거나 언론사나 환경 보호단체등에서도 전시효과를 노린 켐페인만 무성할 따름이다.
가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것에서 부터 물도 아껴주고, 생활 하수 문제, 쓰레기 분리 수거...합성세제 적게 쓰기..등등 사소한 일에서부터 관심을 쏟을 일이다.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환경오염의 폐해처럼 인간가치가 훼손된다면 머지않아 우리 모두는 고통과 지구파멸에 이르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환경오염과 그로 인한 정신적 황폐, 인간성의 파괴, 삶의 황폐를 중첩시키면서 우리의 의식을 일깨워주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 내면의모습을 반성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우리 모두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옛모습을 지키는데 힘을 모을일이다.
숲속에는 산새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지저귀고, 시냇가에는 송사리 떼들이 무리무리 떼지어 놀 수 있는, 물을 살리고 자연을 사랑해야겠다.
자연 사랑이 바로 인간사랑이니까 말이다.
`우리 모두 자연환경을 살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