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읽고 나서 이방인

◇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한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살아오다 고개 숙여야만 할 때, 우리는 허무하다란 말을 한다. 나 역시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02년 11월 6일을 보내고 처음 내뱉은 말이다. 납득하기 싫지만, 우리 나라의 교육 현실은 12년간 수능만을 바라보며 공부하게 한다. 생각해 보면 좋은 대학을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데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뫼르소는 내 기준에서는 인간이라 하기 어렵다. 그의 삶은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맹목적으로 자동적으로 전개될 뿐이다. 무엇보다 그는 감정이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그는 후에 심문을 받을 때 이렇게 말한다. 그는 어머니를 매우 사랑했으나 그 것은 아무 것도 의미하지 못한다고. 사랑이 그렇게 무의미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행복하면서도 가슴 아픈 것이라 한다. 우리 주위를 봐도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생략)

는 인생이 너무나 짧다.
형무소에 들어간 뫼르소는 “회상하는 것을 배우고 난 순간부터 나는 마침내 권태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데카르트도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생각은 더 깊은 생각을 낳는 법이다. 나 또한 혼자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그 것이 더 고민스러운 것일수록 내가 더 커감을 느낀다.
사람은 자기 주변의 것에 애착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미운 정이란 말까지 있지 않는가. 뫼르소의 이웃인 살라마노 노인에게는 평소 구박만 하던 개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개를 잃어버리고 그는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있었던 것일수록 더 큰 아쉬움과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사랑은 있는 당시에는 모르지만, 그것이 내 곁을 떠나 아파한 후에야 그 것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고 한다.
인생은 결코 두 번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고 기회는 한 번 뿐이다. 한 걸음 물러나 서 있기보다는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스무살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