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읽고 혼불을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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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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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읽고 나서....
‘혼불’에 작가 최명희는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분에 단편 [쓰러지는 빛]으로 당선해 1996년 12월에 이르기까지 17년 동안 오로지 이 ‘혼불’ 한 작품에만 투혼하여 집필하였다. 이런 ‘혼불’에 대해 사람들은 애처롭도록 가냘프면서도 뜨겁고 강인한 우리 민족의 혼이 타오르는 작품이라 말하고 있다. ‘혼불’을 읽게 된 동기는 언제가 TV에서 ‘혼불’에 대해서 나온 적이 있었다. 작가의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작품으로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교양세미나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읽게 되었다 ‘혼불’ 1권에서는 청암부인과 이기채의 아들인 강모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청암부인은 강모의 할머니로서 19살에 이씨 문중에 시집왔다. 청암부인이 이씨문중에 들어왔을 때 청암부인…(생략) 고 이런 효원을 청암부인은 자기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따스하게 대해준다. 그리고 또한 강모는 문중에 얽매여 있는 자기 자신의 생활에 실증과 갑갑함을 느낀다. 이런 답답한 마음을 강모는 동경에 가서 음악공부를 함으로서 해소하려 한다.
한편 청암부인은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고민을 한다. 그것은 창씨개명이다. 이미 여러 다른 가문도 창씨개명을 하였지만 청암부인은 창씨개명만은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고 이기채 또한 창씨개명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이 농민들의 소나 놋쇠 같은 모든 물건을 가져가고 있는 판국에 창씨개명을 거부하면 문중에 큰 문제가 닥쳐올 것이고 또 남자가 17살이 되면 일본에서 강제로 전쟁에 나가게 한다는 말에 이기채는 마음이 천근이나 무겁다. 왜냐하면 강모가 올해로 19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창시계명을 하게된다. 와중에 강모는 방학을 맞이하여 집에 내려와 아버지 이기채에게 동경으로 음악공부를 한다 말하지만 이기채는 안 된다고 화를 내고 강모는 동경으로 유학을 간다. 그리고 청암부인이 만들었던 청호라는 호수가 있었는데 이 저수지는 매안 마을에서 신성시되는 저수지였다. 그런데 저수지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자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이 발동하였기 때문에 청호의 정기가 다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청암부인은 깊은 시름에 빠진다. 한편 강모는 유학에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사업에 실패하였다. 병석에 있던 청암부인은 더 이상 진행시키지 못하였다. 시증에 빠져있는 청암부인을 지켜보던 율촌댁은 강모의 어미로서 시집와서 소식이 없다가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딸이었다. 실망한 집안 사람이었기에 두 번째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역시 딸이었다. 율촌댁은 고개조차 들지 못하였고, 아이의 이름조차 지어주는 사랑도 없었다. 그러다가 두 딸이 병에 걸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둘째 아이가 먼저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 엄마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 여기에서 우리 나라의 남아 선호 사상에 대하여 그 심각성과 그 문제점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강인한 우리 민족의 혼을 느낄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이 당한 수난 하지만 그 수난에 굴복하지 않는 굳은 의지 또한 엿 볼 수 있었다. 또 철저한 배경묘사와 옛 풍속 하나 하나까지 꼼꼼함으로 무장(?)되어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전주지방의 절경에 대한 묘사는 낯설지 않았다. 전주 천에서 다가 봉까지 이르는 절경에 대하여 이 글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전주천은 전주부성동쪽머리 만마관 골짜기에서부터 흐르기 시작, 좁은 목을 지나 청수정의 한벽당에 부딪히며 각시바우 에서 물굽이를 이루다 남천교, 마전교, 서천교, 염전 교를 차례데로 흘러내리며 사마교를 지난다. 다가봉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천양정"이라는 정자이다. 다가봉 기슭의 늙은 느티나무를 지붕으로 삼고있는 천양정 “버들잎을 화살로 꿰뚫는다"라는 뜻 을 가진 정자로서 강호에 부성팔경의 하나인 절경과 더불어 이름을 높아서 궁술대회를 열면 오색깃발이 휘황히 나부끼고, 삼현육각은 반 공중에 쾌음을 울렸다고 한다. 여름밤이 되면 다가봉 냇가에서 사람들은 평상을 만들어 놓고 그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풍유를 즐겼다고 한다. 다가봉 암벽에서 입하꽃나무 육도 화의 향기가 쏟아져 내리고 냇가의 자갈밭에는 눈부신 자갈밭에는 눈부신 달맞이꽃들이 지등처럼 피어났다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내가 살고 있는 이 고장에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하는 생각이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금은 오염되고 썩어간 모습만이 우리 눈에 보였기 때문인가 보다.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순 없을까? 안타가운 생각뿐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청암부인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이어져 나간다. ‘혼불’ 이 소설은 우리 나라가 일제치하에 있던 시기 어느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중심으로 쓰고 있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차례가 나오는 데, 이 책은 9가지의 함축적인 말이 책 속의 내용을 대신하고 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단어는 ‘암운’이라는 단어이다. 암운 처음 이 단어를 듣고 이 것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는데 이 글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 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맨 처음 이 글은 마을사람들이 궁핍하게 사는 이유를 장리(長利)라는 것을 통해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먼저 장리란 봄에 씨앗 뿌릴 때 곡식이나 돈을 빌려주고 가을나락 거둘 때 받는 것인데 빌린 것의 반 이상을 변리(邊利)로 덧붙여 갚아야 한다. 이것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뼈 빠지게 일하고 남는 것은 빚밖에 없는 그런 악순환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이것뿐만이 마을 사람들을 못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일제 치하였으므로 공출이란 것으로 그나마 남아있는 식량도 하나 남김없이 가져가 먹고 싶어도 먹을 곡식이 없고 농사를 하고 싶어도 뿌릴 씨앗이 없는 모습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다. 옹구네, 평순네, 그리고 춘복이 이들은 이 글의 중심이 되는 원뜸의 종가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되어 지고 있다. 양반이라는 계급에 대해서 특히 큰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다음으로 평순 네는 옹구네와 반대로 원뜸의 종가에 대하여 반발심이 하나도 없는 듯하고 오히려 존경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평순네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은 청암부인이 입맛이 없다고 할 때 하찮은 애호박이라도 드리려는 부분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춘복이는 신분상의 탈피를 강실이라는 원뜸의 며느리를 통하여 이루려한다. 겉으로는 양반을 위하는 것 같이 일을 하지만 속으로는 양반을 증오하고 자신의 신분에서 탈피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춘복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은 쇠여울네라는 여인의 원뜸양반의 농간에 빠져 가지고있던 논을 내주고도 돈을 받지 못해 하나있던 아들을 굶주림과 추위에 빼앗기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서 원뜸의 종가에서 난동을 부릴 때 쇠여울네를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로 때려 쫓겨낸 그날 밤 춘복이는 쇠여울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강태란 사람은 기표의 아들로써 투쟁을 통하여서만 이 나라를 평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와 반대로 강모는 혁명이라는 그 자체가 다른 상위계급을 만드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이 두 사람은 작은 제목에서 나왔듯이 떠나간다. 강태는 남만주 봉천으로 사회주의를 배우기 위하여 떠나고 강모는 자기자신을 억압하는 현실을 억압하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하여 강태를 따라 나선다. 청암부인은 죽어가기 전 인월댁과 자기자신의 불찰로 이 세상을 보다 빨리 간 남편을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청암부인의 처지가 비슷하여서 그런지 청암부인은 인월댁을 무척 생각해 주었던 것 같다. 자기자신도 힘들면서 인월댁을 걱정해주는 대목은 청암부인의 인품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점점 몸이 안 좋아지는 청암부인의 한 가지 소원이 있는데 그 것은 이 앞이 야기에서 나온 강모를 보고 죽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청암부인이 죽은 것을 이 글의 제목 ‘혼’불 로 암시하고 있다. 청암부인은 끝내 보고싶어하던 강모를 보지 못한 채 한 많은 이 세상과 작별하는 모습에 주위사람들은 안타까워한다. 여기서 인월댁이 임종하기 전에 새옷으로 갈아 입히고 벗어 논 옷 속적삼을 들고 지붕으로 올라가서 청암부인의 혼백을 부르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여기서 잠깐동안 어느 명사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역시 우리 조상들은 풍수지리를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죽은 청암부인의 모습은 엄숙한 분위기가 둘레를 제압하는 큰 산악 같고 기상은 상기횡추(霜氣橫秋), 뻗친 시릿기는 가을하늘에 비낀 것 같았다고 한다. 청암부인은 타성바지의 제삿날도 챙겨줄 정도로 인자했으며, 집안의 모든 애사와 경사를 기억하고 있을 만큼 총명하였다. 한편으로는 이 집안에 새 식구가 들어오면 청암부인에게 절을 하는데 얼마나 엄하였는지 꾸중을 듣지 않기 위해 다리가 붓도록 연습하였다는 대목도 나온다. 마지막 부분에 효원이 청암부인을 회상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버릴 것이 없는 소나무와 청암부인을 빗대어 말하고 있다. 청암부인의 유언에 따라 합자를 준비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혼례 할 때 입었던 옷을 입히고 장례식을 준비한다. 여기서 아기를 낳은 적이 없는 청암부인이 아들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래 이기채는 청암부인의 동서인 이울 댁의 첫 번째 아들이다. 먼저 돌아가신 형님을 대신할 장남이 없기 때문에 이울 댁의 내외는 첫 번째 아들을 양자로 주기로 한다. 청암부인은 이 아이를 지극 정성으로 키워서 지금의 이기채를 만들었다. 이 이야기 다음에 청암부인을 관에 넣고 상여 나가는 모습이 나오는데 곡비(哭婢)의 서럽게 목놓아 우는소리가 애처롭기만 하다. 강모는 기적 소리를 듣고 전주로 유학하여 고향을 떠나왔을 때 선생님들을 떠올린다. 처음에는 강모를 유난히 아끼던 음악선생님을 두 번째는 자기의 뿌리를 강조하던 역사 선생님 심진학을 떠올린다. 심진학은 근본에 대하여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왜 일본에게 우리 나라를 되찾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준다. 거멍굴의 근심바우의 형상은 마치 한없이 큰 사람이 무슨 근심스러운 일이 있어 웅크리고 앉은 채 이마를 무겁게 수그려 제 가슴 쪽으로 기울인 형상이 분명한 바위였다. 이 바위 아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택주라는 백정이었다. 이 택주는 백정이라는 자신의 신분 때문에 고통받는 자기를 한탄스러워 한다. 민촌마을의 농사에 종사하는 고리 배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도 그리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님을 비오리란 여인의 운명과 일본인들이 소작계약서로 노동의 착취행각을 단적인 예로 들어서 나타내고 있다. 청암부인과 이기채가 아름다운 경관의 적송수풀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그 얘기를 사람의 인생, 정신과 관계시켜 이야기를 한다. 사람은 정신의 눈을 갖추어야 한다 말한다. 그러다가 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죄를 지어 그 벌로 한번 노예가 되면 노예의 조상이 되었다. 신분노예, 부채노예, 공천, 사천노비 등이 생겼다. 이들은 사내종 ‘노’와 계집종 ‘비’가 되어 신분에 낙인이 찍히면 그들은 그날로 저의 주인 장전의 마소나 마찬가지가 되었고 세습되었다. 조선의 노비는 칠반천역, 팔반사천에 드는 천민으로 칠천,팔천중에서도 가장 낮은, 이름만 사람인 신분이었다. 이들은 공노비인 공천과 사노비인 사천으로 나뉘었다. 노비들은 세금 부담으로 도망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추쇄도감을 두어 철저히 잡아서 막았다. 종모법에 따라 어미가 종이면 무조건 노비가 되었다. 종모법에 의해 노비 수는 갈수록 늘어나면서 노비는 재산의 정도를 나타내게 되었다. 광무 9년, 일본이 을사조약을 체결하자 조선의 충신인 송병선이 독약을 마시고 자결하자 남은 독약을 마시고 따라 죽었다. 창자가 끊어지는 통곡으로 상전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릇에 묻은 약을 다 혀로 핥고 핥아 그는 상전을 따르고자 했다. 그 뒤 복남이는 상전의 묘소 발부리 아래 묻혔다. 여기서 아무리 천한 신분의 노예지만 상전에 대한 충성은 어느 누구보다도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강태와 강모는 기차로 봉천까지 향한다. 가는 길에 그들은 덕진을 스쳐 동산촌을 지나서 삼례를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얘기를 나누던 종형인 강태가 오유끼를 발견하고 강모도 놀란다. 그후 강모는 계속 오유끼쪽을 의식하며 계속시선을 주지만 오유끼는 간식을 먹으면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강모는 오유끼가 내리지 않자 초조해 한다. 그러던 중 차장이 차표 검사를 한다. 하지만 오유끼의 표가 없어져서 안절부절 한다. 차장이 오유끼를 데리고 가려하자 강모가 오유끼를 붙잡으며 다시 잘 찾아보라고 말하니 오유끼는 시키는 데로 한다. 결국은 표 값의 3배를 물어주고는 돌아왔다. 강모가 오유끼에게 헤어질 때에 준 돈을 꺼내지만 강모는 화를 내며 다시는 보이지 않게 하라고 한다. 강모는 오유끼에 대한 변함없는 자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리고 봉천에서 그들은 모두 내린다. 흰옷은 노비들의 옷이었다. 어려서부터 흰옷만 입었다. 그래서 그런지 꽃니는 색동 헝겊 조각들을 좋아했다. 색은 예로부터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징표였다. 그 중의 자색은 삼국에서 모두 가장 높고 귀한 색으로 숭상한 반면 황색은 낮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고려에 와서는 그게 뒤바뀌어서 황색을 귀족이 입었다. 조선에 이르러서는 황색이 최상위의 중앙 색이 되었다. 조선의 태종 8년에 전서 재감 이진이 한양으로 입경할때, 그의 노복이 황색 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헌부의 하급이속 김을지가 그 보자기를 빼앗으려고 했다. 그 당시에 황색은 중국천자의 전용색깔 이어서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금령을 어긴 이진과 같이 있던 사윤 김조는 평양과 수원으로 각각 귀양을 가게 되었다. 김을지는 조신모욕죄로 곤장을 맞고 멀리 쫓겨났다. 이처럼 색은 엄하게 지켜졌다. 우레는 꽃니의 오빠인 봉출에게 너는 추씨가 아니라 이씨라고 말하며 너의 성을 찾으라 한다. 그리고 남모르게 청암부인이 할머님이라고 말해준다. 십오육년전 우레가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을 때 사람들은 아들이 효자가 많다고 하면서 별똥별에 빌며 아들을 나라고 한다. 결국은 우레는 아들을 낳았다. 유자광은 노비의 자식이었지만 고위관직에 올랐으며 효자였다. 자광은 어미니 가 돌아가시자 자모에게 신기를 보이며 상주가 되게 한다. 그러고는 장례를 지낸다. 강실은 청암부인이 하세 하며 종손녀로서 소공복으로 다섯달 동안 베옷을 입어야 해서 어머니가 지어준 연노란 저고리에 연분홍치마를 입을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어머니의 부음을 받고도 돌아오지 않은 강모와 강태를 나무란다. 출상날 강실은 청암할머님니 저 상여를 타고 떠나신다는 슬픔이 가슴을 저미어 살에 묻은 체온이 저만큼 떠나가는 것 같은 애절함에 목이 메이면서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밀려들어와 강실이를 흥건하게 적신 심경은 참으로 고운 색깔들이 떠나가는 구나, 하는 것이었다. 강실이는 저의 한 세상에서 저렇게 고운 색깔들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한 생애를 다한 색깔들이 떠나는 것을 배웅하듯이……. 청암부인의 삼우제에 이기채는 제물을 정성스럽고 융숭하게 장만하도록 일렀다. 이기채는 청암부인의 삼우제를 정성스럽게 지낸다. 하지만 이기채는 곡을 하며 몹시 슬퍼한다. 성분이 안된 평토의 평평한 무덤 앞에 남루하고 서러운 상것 상제들은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흐느끼어 몸부림치며 통곡하다가 그래도 돌아서지 미어지게 애통하여 남루하게 올망졸망 주과포혜를 펼치고 한바탕 곡을 놓아 땅을 두드리고 울며, 망인이 규택에서 나가 평안하기를 빌어 간단히 제사를 지낸다. 이것이 바로 사부양반들의 ‘제주제’대신인 셈으로 속칭 ‘평토제’ 라 하였다. 매안 이씨 문중에서 받드는 동계어른의 큰 사랑방에 설한 풍죽이라는 서화 한 폭이 걸려있었다. 이것은 이헌의가 고희를 맞았을 때 재종 이지의가 촉수인사로 보낸 것이다. 이헌의는 그 그림을 매우 좋아했다. 남평은 일찍이 단종때 경기도 양성 현감으로 있던 백산고 안귀 행이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는 단종을 보고는, 벼슬을 버리고 이곳으로 내려와 백파망 여원치 아래 산밑에 숨어살면서 마을이 형성된 것이므로, 그가 오백여년 전에 이 마을로 들어온 입향조였다. 이 마을에는, ‘남전사우’라는 사당이 있었다. 이 사당에는 마을의 풍습을 바로잡고 어질게 이끌어온 사현의 위태가 모셔져 사람들의 순망을 받고 있었다. 이헌의와 진의가 사람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 중에 공자가 난을 만나 변방에 이르렀을 때 피난을 가는데 한사람이 한 아이를 떼어놓고 한 아이만 데리고 피난을 갔다. 그러나 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이고 남겨진 아이는 자기의 자식이었다. 공자는 생각을 하다가 “참으로 잘 한일”이라고 칭찬을 하였다. 그리고는 다시는 자식을 못 낳을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이징의가 이헌의에게 “참으로 형님이라면 이에 어찌 하시리까?”라고 묻는다. 청암부인 생존에는 섣달 그믐날 저녁에 한해를 보내며 묵은 세배를 하고 그동안 있었던 시름들을 잊기위해 무를 배어 먹었다. 또 새해의 나날이 무와 같이 밝고 환하여 하는 일마다 순탄하게 되어지기를 비는 소박한 마음이 들어있다. 청암부인과 이기채 내외, 손자 강모내외, 증손자 철재까지 둘러앉아서 화목하게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한테도 말을 안하고 만주로 떠난 강모, 뒤 이어 세상을 떠나신 청암부인, 집안은 무척 썰렁해졌다. 강모의 아내 효원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화수를 떠놓고 집안의 무사태평과 강모의 안전을 빌었다. 할머님이 작고 하셨고, 남편 강모도 돌아오지 않고 있으니 효원의 심정은 하늘에게 하소하는 심정이였을 것이다. 이기채도 강모의 행동에 억장이 무너지고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종가집 종손인 강모가 새해가 되어도,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 때문에... 늙고 쇠약해진 이기채는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다. 이럴 때 아들마저 없어으니 그나마 며느리인 효원이 듬직한 맏며느리 노릇을 잘해나가고 있어 이기채는 며느리 효원에게 마음속으로 의지하고 있었다. 보름 달밤에 강실이는 사촌오빠인 강모를 기다리는 꿈을 꾸게된다. 하지만 그 꿈은 너무도 선명하고 깨고 나서도 꿈이 아닌 것처럼 무척 사실처럼 느껴졌다. 보름에는 가족들이 모여서 오곡밥을 먹고 부름을 깨문다. 또 마을에서는 달집을 만들고 불을 당기어 달집을 사르고, 달집을 돌며 풍물을 울렸다. 하지만 강실이는 이런 무리속에 어울리지 못하고 한없이 울고만 있다. 한편 만주의 우리민족이 모여 하는 서탑거리에서는 강모와 강태가 있었다. 강모는 어려서부터 부족한 것없이 자라왔다. 그리고 강태는 같은 양반출신임에도 불고하고 강모하고는 차별을 두고 자라와서 강모하고는 생각이 많이 달랐다. 신분차별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였으며 사상도 평등주의에 가까웠다. 한마디로 사고가 깨있었다. 조선이 일본에 넘어간 이후로 탄압이 심했다. 단발령을 내료 이기채같은 노인과 아녀자만 빼면 모두 머리를 잘라야 했고, 흰 옷을 입을 수가 없었다. 만약 흰 옷을 입고 밖에 나가면 검은 물총으로 흰 옷을 다 버리고 만다.(일본인의 행동)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내주더라도 명절만은 지켜나갔다. 정월 대보름이면 너나 할것없이 그해들어 처음으로 동산에 떠오르는 둥근 달을 보며 그해 농사를 점쳤다. 또 그러면서 사람들은 달을보며 소원을 빌었다. 이기채는 옛 시절을 회상한다. 신분차별에 대해 생생하게 보고 자랐다. 그래서 신분차별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라왔다. 이런 집안에서 춘복이는 신분상승을 꿈꾼다니... 춘복이는 상놈이면서 신분상승을 꿈꾼다. 다른 상놈과는 다르게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분차별의 벽은 높다. 그래서 달밤에 소원을 빈다. 상놈의 자식은 낳을 수없다고 꼭 양반하고 결혼할꺼라고 허황된 꿈을 소원으로 빈다. 혼자 달밤에 혼자 강모를 기다리고 있는 강실이를 겁탈하려고 한다. 신분상승에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청암부인이 열아홉에 소복을 입고 친정에서 떠나올 때, 신부이자 또한 상부를 하고만 청상의 여인이기도 했다. 청암부인이 그 친정인 청암에서 신랑 요절의 흉보를 받고, 어제같이 합환 교배 나누어 마신 술의 술잔이 채 마르기도 전에 온 얼굴을 적시며 흐르는 눈물 제대로 닦지도 못하면서 갈아입은 옷이 소복이니. 그 여식을 이제 시집으로 보내는 청암부인의 모친은 서운하고 한편으로는 서러웠다. 청천 날벼락으로 열 아홉 살 연기 어린 자식을 시모주도 아니 계신 집안에 누구를 의지하고 누구에게 배우라고, 장자 잃은 편시부와 십여 세 유아 시동생만 덩그랗게 앉아 있는 시댁으로 보내는 청암부인의 모친의 심정은 가슴을 찍는 것보다 더 아플 것만 같았다. 매안 사가에는 신랑의 모친 대신 안혼주가 된 집안 식구라고 낯설고 어색한 보쌈부인 김씨부인에게 의례를 갖추어 혼인하면 반드시 따르게 되는 사돈서를 써야 했다. 매안에 청암부인이 이르자 자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망자가 된 신랑 준의의 부친 시부가 아들 뒤를 따라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겹상 주 청암부인이 삼년상을 마치고 근친 간다해도 시속에 이르기를 “시집가서 첫아이를 낳도록까지 친정에 근친 못 오는 딸은, 나중에 대문으로 못 들어오고 개구멍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말을 그대로 따른다면, 청암부인은 이제 친정으로 근행을 간다 해도 대문으로는 못 들어갈 것이다. 한편 남편을 잃어 사별한 여자는 나이 여하를 망론하고 다시 남편을 맞이하지 하는 것이 조선의 엄격한 법도였다. 신랑옷을 입은 베개와 닳아지는 엽전 한 닢, 그리고 바늘 한 개. 이 눈물나게 헛되고 하찮고 작은 것들 하나에, 자신의 독방, 그 질리게 무겁고도 끝도 없는 생애의 시름을 이기고 살았으나 이미 버린 목숨을 가까스로 지탱해 나갔다. 젊은 청상 청암부인도 머리맡에 칼을 놓고 잤다. 후에 김씨부인이 청암부인에게 그의 행동을 묻자 청암부인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 첫째가 바로 내가 제일 무서웠고, 둘째는 사람도둑이 경계되었고, 셋째는 양상군자였지요.??보쌈으로 업혀 온 김씨부인은 둘째 것을 당해버렸다. 청암부인은 준의의 아우인 병의에게 그의 아들 이기채를 양자로 들이면서 기채의 생부가 되었다. 그렇게 하여 그 한 생애에, 낳지 않은 자식을 하나 어엿하게 낳아 핏줄을 이어 놓고, 이제 그네도 오직 육탈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혼서지를 곱게 접어, 저승 가는 종이를 띠여 보내고 있다. 음산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산 어디에선가, 무당 서방인 만동이와 아낙인 백단이는 청암부인의 묘소를 만동이의 아비 홍술의 뼈를 투장하여 넣게 되는데, 양반하고 한 묘를 동좌석 하면 명당 기운을 받는 다고 생각한 무당 서방 만동이는 이것이 마지막 효라고 하여 밤에 몰래 이 산중에 백단이와 함께 남아 있는 것이다. 춘복이는 작은 아씨인 강실이를 훔칠 것을 보름달이 뜬 산중에 올라가 시름을 토하게 된다. 그리고 내려 오는 길에 이씨 문중 선산에서 만동이와 백단이의 묘를 파헤치는 모습을 보게된다. 춘복이는 야릇한 호기심과 흥분으로 두 사람이 하는 양을 숨죽이게 지켜보면서 자신이 안고 있는 소원을 이 가문에 뼈다귀를 섞으려는 그들에게서 어이없이 묘한 동류의식을 느낀다. 만동이 내외를 발견하기 전 보다는 훨씬 가라앉은 심정으로 춘복이는 종산을 빠져 나와, 매안으로 향한다. 아비의 뒤를 이어 이씨 문중 선산을 지키는 성깔이 칼칼하고 고집이 단단한 그런 산지기 박달이한테 춘복이가 걸린 것이다. 춘복이는 달구경 갔다왔다고 달콤한 말로 남을 꽤는 것처럼, 박달이 의심을 모면한다. 박달이가 삽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춘복이는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진다. 시간이 기울기 전에 어서 매안의 원뜸 오류골댁 살구나무 아래로 가야만 한다는 조바심이 그의 발걸음을 헛뜨게 했다. 거짓말처럼 강실이가 살구나무 아래 사립문간에 그림자처럼 서 있었다. 겨울밤의 기나긴 어둠이 거치면 매안에서 맨 먼저 기침 소리가 나는 곳은 언제나 이기채의 사랑이었다. 지난 밤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한 효원의 방문 앞으로 콩심이 발자국이 지나간다. 강실이는 꿈에도 모르는 일이였지만, 효원은 며칠전에, 놀라운 말을 들었던 것인다. 옹구네한테 들은 봉출이네가 다시 콩심이에게 드디어 효원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강실이와 강모의 이야기 그리고 효원 자신의 이야기를 콩심에게 하며 입 조심 할 것을 요구한다. 강실이는 선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빙천의 얼음 같은 달을 하염없이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무슨 액을 막으려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 달 뜬 밤, 연을 띄우셨을까. 강실이는 한숨을 삼킨다. 누구라도 아기를 낳으면 삼신 할머니한테 정한수 떠놓고 시루떡 올리며 미역국에 흰밥을 차려서,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 축문을 외운다. 이기채와 기표. 기응의 생모인 이울댁은, 손자 강태를 낳을 때도 손녀 강실이를 낳을 때도, 미역 한 단과 쌀을 상위에 놓고 손을 비비며 빌었다. 이미 양자간 기채의 아들 강모를 낳을 때도. 이울댁은 막내며느리 오류골댁이 강실이를 순산한 뒤에 그랬었다. 아직 열 살이 채 못된 강실이에게 숙모 수천댁은 오류골댁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강실이는 죽은 강수의 망혼을 위한 사혼이 있던 밤 사립문에 기대어 이미 다리와 온몸이 마비되어 맥을 놓고 주저앉았다. 담 밑에서 숨을 죽이고 있던 춘복이가 무망간 튀어들어 와락, 달려들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달맞이 갔던 기응이나 오류골댁이 돌아오게 되면 모든 것이 낭패다 싶어 어찌 되었든 강실이를 제 품에 보듬고 있는 이 순간 춘복은 후미진 곳으로 데려가 울면서 애원하다시피 자식 하나 낳아달라고 한다. 이에 강실이는 저항도 못 한 채 춘복에게 몸을 맡기며 눈물을 흘린다. 한편, 효원은 할머니인 청암부인이 죽자 마음놓고 울었다. 강실이는 아무리 할머니 초상이 났지만, 안 올 수만 있다면 정말 안 오고 싶었다. 강실이는 큰 집쪽으로 고개만 돌려도 가슴이 푸르르 떨렸다. 옹구네는 아궁이 앞에서 동지 섣달 추위 때문에 청암부인의 죽음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이것을 안강실이는 노여움보다는 무서움이 더 해갔다. 그 옆에는 춘복이가 있었다. 강실이는 춘복이를 쥐어뜯으며 달려들어 죽이겠다고 포악이라도 하고 싶었다.그러나 강실이는 숨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 저 달빛은 깊은 자국을 남기며 푸르게 얼룩졌다.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내동댁 손자 철재가 다락에서 떨어져 죽었던 것이다. 내동댁은 매안 이씨 집안에서 그래도 궂은 일 별로 안 본 쪽이었는데,....... 이기채는 청암부인 별세하신 후에 생긴 일이어서 더욱 마음속이 더욱 어수선했다. 눈에 뜨이게 예전과 달라진 이기채가 전보다 효원을 대하는 품이 절실 곡진한 것은 그것은 아마도 효원의 아들 철재가 죽은 까닭이기도 하다. 철재의 아비인 강모는 어려서 안서방의 등에 업혀서 곧장 시오리 되는 학교를 다녔다. 이어서 철재도 할머니 율촌댁 무릎에서 내려놓을 날이 없었을 뿐더러 한 걸음만 떼려 해도 콩심이 등에 업히었다. 하지만 이기채가 그런 강모에게는 나무라지 않고 철재한테만 전에 없이 엄격했다. 강모와 효원은 가슴을 꿰뚫은 칼날의 심정을 갖은 채 이기채의 그런 엄격한 모습을 수긍한다. 우례가 옹구네를 맞았다. 우례는 노비고 옹구네는 상민이다. 하지만 그 둘은 허물이 없다. 우례의 종의 자식, 실은 양반의 자식으로 이씨 가문 피를 이어받은 봉출이는 산지기 박달이 자식도 보통 학교 가고, 수악헌 백정 택주네 자식도 학교에 가는데, 봉출이는 학교에 못 가 남들보다 무언가 모자라듯이 아니면 너무 순진한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이기채는 봉출이를 불러 오수에 다녀오라고 한다. 그런데 이튿날 꼭두새벽 아직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온데간데없이 어디론가 없어졌다. 하루 종일 기다려도 봉출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드디어 서산으로 해가 넘어버린 다음에야 봉출이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이기채의 앞에 나타났다. 이기채는 봉출이에게 어디에 갔다왔냐고 묻자 오수에 다녀왔다고 말한다. 이만 이기채는 실소를 하고 만다. 기진맥진하여 땅바닥에 주저앉아 땀방울 툭툭 떨어뜨리는 봉출이를 보는 마을 사람마다 웃음을 아끼지 않았다. 봉출이가 양반 신분의 피를 이어받는 이상 옹구네는 봉출이한테 시선을 거두며 혼자 말같이 중얼거린다. “ 봉출아, 콩심이한테 오늘 들은 이 얘기 살짝 해 주어라.??펼쩍이나 뛰며 사색이 되는 우례를 옹구네는 헤아리듯 바라보다가 자리에 일어선다. 그리고는 우례의 소맷자락을 은근히 이끌어 할 말이 있다는 표시를 한다. 이 얘기는 결국은 수천샌님이 봉출이를 자식으로 드리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우례의 두 눈이 옹구네가 보아도 놀랄 만큼 벌어졌다. 옹구네는 이 얘기를 우례와 둘이 비밀로 하고 어둠 속으로 없어진다. 그리고 봉출이는 날이 새기 무섭게 콩심이한테로 가 어젯밤에 들은 이야기를 조랑조랑 옮긴다. ‘ 봉출이 오수 갔다 온일’ 같은 ,멍사 모르는 일을 저지를 만한 아이였으니 . 왕눈을 껌벅거리며 이야기를 해 나가다 빠뜨린 대목이 있으면 되짚어 끼워 넣어 가며, 그는 옹구네한테 들은 말을 콩심이한테 건네주었다. 이 줄거리는 곧 효원에게 전해졌다. 느닷없이 이 말에 깊은 칼을 맞은 것만 같은 효원은 철재가 배가 밟혀 터진 것도 참혹했지만, 이 난데없이 얘기가 가슴이 터져 폐장이 흩어질 것만 같았다. 옹구네가 집안에 드러서자 춘복이가 힘없이 달빛에 드러났다. 춘복이는 무겁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춘복이는 강실에게서 소원을 이루었지만 매안이 뒤집히고 일이 벌어지리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그런 춘복은 옹구네 앞에서 이 사실을 말한다. 순간, 옹구네는 놀라기는 하나 단호하게 춘복과 뜻을 같이 한다. 콩심이한테 들어서 알고 있는 효원은 강실이를 보기만 하면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젖혀 보고 싶은 심정이였다. 효원은 이 엄청나고 뜻밖인 상황에 깊은 수모를 느낀다. 이 와중에 동경에 가있는 강호의 아내로, 동계어른 이헌의의 손부 사리반댁이 청암부인의 영연에 와 뵙고 효원에게 들린다. 이 집안 가내노비인 순덕이와 만석이 부부는 각각 안채의 심부름과 사랑채 심부름을 하였다. 효원은 혼미한 상태에서 강수의 혼신 명혼이 있던 날 밤을 생각한다. 강모는 허하고 거친 한숨을 쉴 것만 같았다. 효원은 그 까닭을 잘 알고 있다. 장독대에서는 율촌댁과 오류골댁 그리고 강실이가 있었다. 효원은 다리에 힘없이 장독대로 가 강실이를 바라본 뒤에 율촌댁에게 시선을 옮겼다. 갑자기 강실이가 휘청거리며 흔들리며 떨어지더니 낯빛이 파랗게 질리었다. 뒤안에서 안서방네와 콩심이, 돔바리,키녜가 튀어나왔다. 그러나 효원은 매서운 눈초리로 강실이를 쏘아본다. 막 중문에서는 옹구네가 들어서고 있었다. 옹구네는 안서방을 방안으로 불러내더니 텃밭에서 보았던 강모와 강실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치와 기미를 살핀다. 순간 옹구네는 , 춘복이와 자신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춘복이와 강실이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즉 강실이가 춘복이의 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서방은 숨도 쉬지 않고, 침도 삼키지 않았다. 또, 옹구는 우례와 꽃니에게도 이 사실을 이애기한다. 큰방에 누어 있는 강실이에게 효원은 작은 집으로 가라고 하니 오류골댁은 여식의 옷자락에 눈물을 흘린다. 율촌댁이 오류골댁을 만류하며 다시 효원을 호되게 나무라는데 오류골댁은 강실이를 가까스로 일으켜 세웠다. 두 모녀가 대문을 지날 때 깔담살이가 진의 원을 모시고 왔다. 진의원이 강실이의 맥을 짚었을 때, 다른 맥이 또 뛰는 것을 느꼈다. 진의원은 아찔했다. 강실이가 혼인하지 않고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오류골댁에게 발설하기가 진의원으로서는 난감했다. 또, 온몸의 피가 바작바작 마르도록 골똘히 오로지 한 생각에 사로잡히는 병, 그것이 곧 상사인데 상사가 되면 비장이 마르게 되고 피가 마르니 결국은 죽게된다. 진의원은 두 내외 오류골댁과 기응에게 사실을 은폐한 후 돌아가려고 하는데 대문 앞에서 효원은 기다리고 서서 진의원으로부터 진정한 사실을 알게된다. 기응은 강실의 여윈 어깨를 흔들며 소리치며 오류골댁의 만류를 뿌리치고 불길이 올랐다. 한편, 전주에 출타하여 밤늦게 매안으로 돌아온 기표는 수천댁으로 내려간다. 기표는 막 들어서고 있는 안서방과 마주친다. 당황한 안서방은 허리를 더욱 굽히여 별일이 아니라는 시늉을 하지만 기표는 오류골댁 사립문간에서 강실이가 혼절했다는 것을 듣게 된다. 오류골댁의 방문마다 불이 켜지고 기응이 살구나무에 머리를 부딪치고 있었다. 놀란 기표는 강실이 얼굴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결국은 기응도 강실이가 아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 칠흑같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이를 무렵, 강실이는 청호라는 저수지에서 몸을 던지려고 마지막으로 음산한 물가에 처연히 누구에겐가 마지막으로 큰절을 올리려고 하고 있다. ‘혼불’이란말의 의미는 확실하지는 않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그렇지만 혼불은 봤다는 사람은 많다. 혼불이란 우리 몸 안에 있는 불덩어리로 둥글고 크기는 종발만한 푸른색 빛 덩어리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가 죽을 때 우리 몸안에서 빠져 나가는 것으로 혼불은 곧 목숨의 불 정신의 불, 삶에 불 이라고 할 수 있다. 최명희 작가는 혼불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과 우주와 사물의 본질에 숨어있는 넋의 비밀들을 그리워하며 또 이러한 넋들은 서로 필연적인 관계로 작용하여 어우러지는 현상을 언어를 통해 복원해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우리시대에서 혼불이 진정으로 살아있던 시대를 그리워 하면ㄴ서 혼불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혼불의 등장인물은 강실이와 청암부인, 오류골댁을 비롯한 효원등 아낙네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전퉁사회속에서 아낙으로써 지켜 나가야 하는 몸가짐이라던가 마음가짐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강조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다분히 아녀자의 성격이다. 게으르지 말아야 하고 시부모와 남편은 항상 예로써 섬겨야 하며 아들 딸을 바른 도리로써 가르쳐야 된다는 등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양반가문의 딸인 강실이는 시집도 가지전에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를 아이를 갖는다. 극죄중에도 국죄에 속하는 간음을 저지른 강실이는 아무도 모르게 밤을 이용해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게 된다. 강실이가 마을을 떠나는 동안 큰집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청암부인의 묘 한 켠에 상민의 뼈가 뭍혀져 있던 사실이 발칵된다. 이 사실로 말미암아 의심을 밭게된 춘복이라는 머슴을 멍석말이라는 끔찍한 벌을 받게된다. 뼈는 양반의 손에 의해 버려지는데 상민으로 태어나 한 평생 고단하고 구차하게 사는 것도 서러운데 죽어서까지 양반의 손에 뼈 마져 버려지는 상민들의 삶이 참 측은하게 느껴진다. 강호의 등장으로 인해서 시대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강호는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양반 이씨 가문의 아들이다. 우리사회의 전통적 권의를 탈피한 청년으로 보인다. 양반이라는 신분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인 돈을 벌기 위해 폐물을 모아 재활용한다든지 인력거를 한다. 이는 사회가 격랑속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강호의 동생 역시 만주에 유학을 간 상태였는데 본처 효원을 두고 다른 여인과 살림을 가진 중이었다. 그 사실을 안 강호의 동생 처는 그래도 아녀자의 모습으로 남는다. 전통적인 모습으로…… 혼불을 읽으면서 사회의 격랑속에서도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지켜냐가고자한 양반사회의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권위주의라고,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도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옛날부터 내려 온 우리조상들의 뿌리가 되어 온 전통적인 삶의 방식 속에서 우리의 민족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천민과 평민의 고난과 애환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야말로 천민의 삶이란 집에서 기르는 가축과도 같았다. 자기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야 했고 운명에 자신을 맡긴 체 그냥 살아야 했다. 이러한 평민?천민 계층들 사이에서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정서인 깊고 아픈 한(恨)이 여인들의 지조와 절개, 양반사회의 가품, 아무리 더워도 옷가지 하나 소홀이 입을 수 없었던 양반들의 품위, 이를 꾹 깨물어 가면서 살아도 아무런 반항하지 못했던 밟아도 꿈툴대지 못했던 천민들의 한(恨). 하지만 이런 말들을 접하면서 사실은 낯설다는 느낌은 버릴 수 없다. ‘그래 우리의 정서는 이거다. 응어리진, 발산하지 못하는, 그래 우리의 모습은 이렇다.’ 이런 생각을 할 수 가 없다. 그렇다고들 하니까 그런가보다로 수긍하는 정도 이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혼볼을 통해서 최명희 작가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이러한 저작을 남기기 위해 저자의 방대한 노력, 많은 자료조사와 수집, 생생하고 와 닿을만큼의 묘사와 방언, 이 노력을 통해 우리들을 한(恨)이라는 정서로부터 절개와 지조라는 단호함으로부터 적어도 낯설지는 않게 만들어 주었다. 희미하게 나마 내가 지녀야할 우리민족의 혹은 나의 뿌리에 대한 마음가짐을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우리는 갑자기 생겨난 사람들이 아니다. 아무렇게나 만들어져 마음대로 살도록 그렇게 생겨난 사람들이 아니라는 소리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이 있고 지녀야하는 전통적 가치가 있고 그로 인해 떳떳하게 당당하게 살아가야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아니 아예 모르고 살아가는 지금, 민족 혼을 상실했다고 하자. 민족혼을 상실한 지금 지점에서 우리가 한 번쯤 꼭 집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들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하는 문제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왔는가? 우리들 있게 한 근원은 무엇인가? 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고 우리의 마음가짐을 한 번 다져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주 내용은 남원 땅의 변천사인 것 같다. 강호, 강태, 강모가 주축이 되어, 그 주변에 있는 여러 사람들의 생활사를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강한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남원은 옛 백제 땅 이른바 경기, 충청, 전라도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곳이 마한이었는데, 군사적 요충지로써 침략을 하루에도 몇번씩 받곤했다. 그래서 마한에서는 용맹스럽고 지혜로웠던 정장군과 황장군을 파견하여 적국을 막았다고 한다. 이러한 선조들이 있었기 때문에 선조들의 숨결이 스민 자취가 지워지지 않는 이유인 것 같다. 또한, 남원에서 불의의 변이 일어난적이 있다. 세상에서는 인정도 안 할 비천한종 ,천노, 하예였던 찬규는 남원의 언저리 조그만 사찰에 매인 사노였는데, 일찍이 그 절을 도망하여 알아보는 이 없을 고장을 찿아 이 골짝 저 골짝 절을 떠돌아다니며 승 노릇을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승려가 귀족이었지만, 조선에 가서는 숭유억불 정책을 하는 바람에 승려가 그만 팔반사천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찬규는 타오르는 먹피같은 불꽃을 재우지 못한 채 이 잘못된 세상을 뒤집어서 누르고 조이던 신분의 족쇄를 풀어 던지며 노비, 천민, 상민들을 은밀히 모으기 시작했다. 울음을 참아가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들이 나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꿈으로만 간직해야 했다. 조정의 상과 중신들은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남원 땅은 하루아침에 죄인의 땅으로 변해버렸고, 남원을 감히 남원이라 부르지 못할곳이 되어 버렸다. 찬규는 억울하게도 참수를 당했고 이 억울함을 온 천하를 뒤흔들었다. 그 혼마저도 떠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난 이러한 제도와 관습이라는 틀 속에 사람이 사람답게 있는 기회는 동등히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이렇게 비참하고, 억울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선조들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난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남원지역에만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가 역사속에서의 민족을 위해서 자기 한 몸 아끼지 않은 희생정신과 잘못된 것은 고쳐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영산백 횐 꽃이 투명한 모시빛으로 소담스럽게 핀 암자 호성암. 이곳에서 한지에 혼을 다해 염색을 하시던 이곳 호성암의 암주 스님 도환은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염색하던 한지를 양손으로 잡아 올리며 반갑게 일어선다. 도환이 반갑게 일어서며 맞는 이 바로 강호이다. 서로가 인사를 나눈 뒤 초파일이 가까워져 준비하는 도환의 모습과 준비 과정에 대해 서로가 대화를 나눈다. 특히 도환에 한지 염색하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서 강호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욱이 도환 스님이 종이로 지화를 만든 것에 극찬을 강호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환 스님의 지화는 생화로도 못따라 올 만큼 인간의 지극함이 깃들어 있고 아주 우수하며 훌륭하였다. 이렇게 강호와 도환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 중 호성암이 생겨난 이야기를 나눈다. 호성암은 옛날 옛적에 이름 높은 도승이 아주 깊은 사연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이 호성암이 생긴 길목을 도승이 걸어가다가 경치에 탄복하여 부처님에 뜻이 있으면 내가 이곳에 절을 짓게 다고 서원한다. 그 때 호랑이가 나타났다. 스님은 이제 죽었구나 생각하며 호랑이의 모습만 바라보았다. 호랑이가 입을 버리며 다가오고 있는데 그 모습이 자기를 잡아먹을 듯한 것이 아니라 아픔을 호소하는 모습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한 도승은 위의를 가다듬고 호랑이의 입 속에 고개를 들이밀다시피 하고 입 속을 살펴보았다. 아니라 다를까 호랑이 입 안쪽에 짐승의 뼈가 부러져 어금니에 깊숙히 박혀 목젖 쪽으로 날카롭게 뼏쳐있었다. 도승은 그 뼈를 빼주었다. 그러더니 호랑이는 도승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큰 절을 하고 번개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서 도승은 숨을 돌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가며 산새를 보며 탄성을 지르며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호랑이가 등에 어떤 여인을 업고 와서 도승 앞에 내려놓고 번개같이 사라졌다. 도승은 이상하게 생각한 끝에 자기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그런 것임을 깨달았다. 이렇게 호랑이는 여인을 내려놓고 사라졌지만 도승은 너무나 당황하며 담담했다. 여인은 혼절하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도승은 여인을 살리기 위해 성심을 다해 노력하며 빌었다. 밤이 이슥해지면서 여인은 온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 여인은 영암 고을에 살며 부잣집에 외동딸이였다. 여인응 자기를 사는 곳까지 데려다 주면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도승에게 부탁을 하였다. 도승은 부탁을 들어주며 여인을 사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그 집에서 하루를 머무른다. 다음날 도승은 길을 떠나려고 차비를 하고 있을 때 여인과 부모들이 도승에게 찾아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시주로 많은 돈을 준다. 도승은 거절하지만 그들의 소원이라 하여 받게 되고 이 돈으로 호랑이를 만난 곳에 절을 짓게 된다. 그 절이 지금에 호성암인 것이다. 이렇게 강호와 도환은 이야기꽃을 피워나갔다. 이야기 도중 도환이 범련사에 이두석 선생이 계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두석은 민족 운동가였다. 강호는 이 말을 듣고 이두석 선생을 만나려고 도환과 같이 범련사로 길을 떠난다. 길을 떠나면서 도환은 범련사에 가면 이두현 선생도 함께 만날 수 있다고 말을 한다. 강호는 그 말을 듣고 놀란다. 이두현. 이두석 선생과 형제이며 민족운동가였다. 일본에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을 몰아내기위해 열심으로 나라를 위해 일하셨다. 도환은 길을 가면서 강호에게 이두석, 이두현 선생들의 업적에 대헤 이야기 해준다. 또한 이두현 선생이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쓴 “십조목과 서재 수양 전진계“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강호는 이두현 선생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난날 운곡제에서 만났던 모습을 회상한다. 강호와 도환은 범련사로 길을 향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중에 갈래길을 만나는데 그 곳에 우람우뚝하게 서있는 바위를 보게된다. 채리암. 바위에 새겨있는 글 “머물고 떠나는 바위“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채리암을 바라보았다. 그러던 강호가 갑자기 채리암을 만지며 회상에 잠긴다. 이윤 이 채리암이란 글을 강호의 선대께서 새기셨기 때문이다. 강호와 도환은 채리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 범련사로 향하였다. 적송들이 빽빽히 늘어서있는 길목. 범련사에 다 온 것이다. 이들은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들어서며 양쪽에 서있는 사천왕을 바라보았다. 강호와 도환은 사천왕을 바라보면 사천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천왕은 천왕문에 모셔진 4명의 천왕. 자세히 말하자면 수미산 동쪽 수호천신 “동방지국천왕“, 남쪽 수호천신 “남방증장천왕“, 서쪽 수호천신 “서방광목천왕“, 마지막으로 북쪽 수호천신 “북방다문천왕“을 말한다. 절내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세 개의 문이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일주문이고, 중문인 천왕문과 금강문, 마지막으로 불이문이다. 중문인 천왕문과 금강문은 여기 모신 신장이 누구인가에 따라 문 이름이 정해졌는데 사천왕을 모시면 천왕문. 금강역사를 모시면 금강문이다. 도환은 강호에게 이 중문에서 사천왕과 금강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준다. 도환은 사천왕과 금강역사, 불이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이에 질세라 강호도 열심히 들으며 질문도 하면서 함께 나누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환은 사천왕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강모와 강태는 만주에서, 다른 조선인들과 같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선에 계신 심진학 선생이 추위를 이기고 이 곳 만주까지 오신다. 그리고 그곳에서 단신에 제자인 강모와 강태를 만난다. 만주에서의 생활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비참하고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 곳 사람들은 극심한 식량부족과 추위에 못이겨 죽어갔다. 심진학 선생은 이러한 모습을 보며 너무나 가슴 아파하였다. 심진학 선생은 강모, 강태와 함께 그들의 집으로 가서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날의 회포를 푸는 것이었다. 이야기 중에는 나라를 생각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제 시대. 즉 일제의 압박속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조선에서 많은 독립운동을 하며 나라를 되찾기 위해 힘쓰는 훌륭한 운동가들에 대해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강모와 강태, 그리고 심진학 선생이 함께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심진학 선생은 지용훈 선생 이야기를 하며 생각한다. 2월 12일 조선에서는 조선인 학생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지용훈을 비롯 행동 대원들의 결여문 낭독과 연설을 민족 단결을 총궐기하며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분쇄하고 쫓아내자는 결의를 가졌다. 그들은 봇물이 터진 것처럼 함성을 지르며 결의를 다졌다. 심진학 선생은 이야기를 하며 자신 또한 필사의 결의를 하며 강모와 강태도 결의를 하였다. 이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한없이 커져 갔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강모와 강태는 여전히 만주에서 생활하며 나라를 걱정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선인 한 사람이 찾아왔다. 바로 부서방이었다. 부서방은 강모의 하인이었다. 강모는 부서방을 반갑게 맞으며, 어떻게 왔느냐, 고향의 어떻냐 등 부서방과 앉아 지난 날의 회포를 풀기 시작했다. 부서방은 만주로 올 때 많은 시련을 겪고 또한 노인에 도움으로 얼어 죽지 않고 살아온 것이다. 어렵게 만주로 온 부서방과 그의 가족들은 강모를 만나 서로의 지난 날의 회포를 풀며 이야기 꽃을 피워나갔다. 그러던 중 강모는 이기채가 부서방을 보냈을거라는 생각에 긴장하며 물어보았다. 이에 부서방은 머뭇거리다가 대답하며 집안에서 일어나 모든일들을 이야기하였다. 할머니 청암부인의 돌아가심도..... 그 말을 들은 강모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며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 마음이 아프채로..... 부서방은 청암부인이 자기에게 돌아가시며 부탁하신 돈을 강모에게 건네주었다. 강모는 그 돈을 받으며 너무나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할머니 청암부인을 생각했다. 그러던 강모는 강태에게로 달려가 이야기를 한다. 강태 또한 가슴아파하며 강모에 말을 들으며 그를 위로한다. 강모는 할머니께로 돌아간다며 자리를 일어선다. 그 모습을 본 강태는 그를 붙잡으며 단호히 말지만 강모는 막무가내로 간다고하며 둘은 말다툼하였다. 말다툼을 하다가 강모는 힘없이 집으로 돌아온다. 밤이 되자 강모는 부서방네를 잠자리에 재우려한다. 부서방은 사양하였지만 강모는 부서방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강모는 부서방이라도 붙잡고 자고 싶었던 것이었다. 다음날. 강모와 강태, 부서방은 심진학 선생을 모시어 함께 아침을 먹으며 고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한다. 부서방은 고향이야기도 하며,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도 말하였다. 그건 다름 아닌 “백만호 일본 이민 계획”이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조선은 일본의 노예가 될것이라고 생각하며 심진학 선생은 걱정하였다. 그리고 다른 일들도 물으며 이야기하였다. 심진학 선생은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발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발해의 건국과 발해의 성장 등 발해에 대한 모든 역사에 대해 또한 발해의 유명인들에 대해서도..... 심진학 선생은 발해의 역사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전에 있었던 고구려와 신라, 백제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강모와 강태 그리고 부서방은 이런 심진학 선생을 보면서 이야기에 몰두해 있었다. 심진학 선생은 계속 이어서 발해가 멸망 후 발해의 유민들이 압록강 유역에 세운 후 발해에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었다. 강모와 강태 그리고 부서방은 이야기에 몰두하며 서로의 생각도 이야기했다. 심진학 선생은 후 발해 이야기 후에 신라와 조선을 차례대로 이야기하며 임진왜란 등 우리나라가 겪은 수많은 역사이야기를 하며 그들은 하나가 되어갔다. 그러던 심진학 선생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내가 오늘 여기 만주 벌판에 와 덧없이 떠도는 것이 저 앞의 이름없는 선조들의 해매임과 무엇이 다르랴.”하며 가슴 아픈 한숨을 내쉬었다. 심진학 선생은 후 발해 이야기 후 1627년과 1936년에 우리 나라가 겪은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이야기하며 우리 나라가 겪은 아픔과 우리 선조들의 강인하 정신력과 단합으로 물리친 역사에 대해서 말해준다. 심진학 선생은 역사속에 우리 나라의 모습과 선조들을 지금의 우리 나라 모습과 함께 비교하며 너무나 가슴 아파하였다. 이야기를 마치고 제일면점 김씨가 만나자는 말이 생각난 강모는 강태와 함께 서탑거리로 나왔다. 심진학 선생은 두 사람을 배웅하며 그들을 보고 다시 한번 스스로 다짐하였다. 부서방 또한 종형제를 따라 뒤에만큼 걷는다. 서탑거리에 도착한 두 사람은 교회앞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 여인은 기독교인으로 강모와 강태에게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두사람은 흥미를 가지고 여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여인은 베드로 이야기를 해준다. 베드로가 예수의 첫 번째 제자였으며, 베드로가 주 안에서 어떠한 일을 행하였는지 등, 베드로에 일생과 그의 업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 해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난 강태는 문득 자기가 놓고 온 물건을 떠올렸다. 강태가 강모에게 이야기하자 강모 또한 맞장구를 치며 다시 심진학 선생에게로 돌아가서 물건을 찾아가지고 다시 제일면점 김씨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김씨의 집으로 간다. 김씨 집에 도착한 둘은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 김씨를 찾기로 했다. 김씨를 찾다가 부엌에서 오유끼와 부서방 일가를 찾았다. 그 곳에선 부서방이 딸내미의 도상 걸린 뺨을 가위로 자르고 있었다. 강모와 강태가 말릴 틈도 없이..... 부서방과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가슴아파했다.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던 오유끼가 아이를 생각해 배고프냐고 물으며 먹을 것을 주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혼불’. 우리 민족의 강인하고도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혼, 즉 정신을 그리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전라도 지방의 관행, 풍습, 관습에 대한 묘사는 눈으로 보는 듯 자세하고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러면서 하나의 인생의 스토리를 엮어냄으로서 그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가지각색의 인생살이 , 삶, 특히 일제시대의 우리 웃 어른들의 삶과 사고를 엿 볼수 있었다는 점에 우리 모두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한 이 글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우리 조상들은 일제 치하에서도 나라를 뺏아긴 서러움에도 동요되지 않고 우리 민족을 하나로 모아 일제에 뺏아긴 나라를 되찾기위해 일제의 총과 칼의 몸부림에 맞서서 싸운 우리 선조들. 이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혼불’인 것이구나 하는 찬사를 교수님과 우리 모두는 체험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의 혼을 이어 받아 IMF인 이 시대의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우리 한민족으로 다시 일어서야 할 것이며, 우리 청년들도 이 정신을 본 받아 이 시대에 앞장서는 우리 한민족의 청년들이 되야 할 것이다. 혼불을 다 읽고 난 후 우리 모두는 전주대학교에 들어온 것에 대한 감사함과 전주대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다시 한번 느끼면서 다음 학기의 교양세미나가 한껏 부풀린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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