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쿠라유사쿠를 읽고나서 가메쿠라유사쿠

일본 디자인계의 오야붕!!
여느때와 같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온 나는 저녁을 먹고 오늘 디자인의 이해 수업시간에 내준 과제물 준비로 책을 구입하러 집 근처 서점에 갔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서점에는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저곳 책을 찾으러 다니다 도무지 찾을 수 없어서 직원분께 부탁을 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이 곳엔 없네요.” 오~ 이런이런... 그리 작은 규모의 서점은 아닌데 책이 없다니... 하는 수 없이 서점을 나와 다른 서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더 큰 서점에 들러 책을 구입 할 수가 있었다. 이 조그만 책을 사러 이런 고생을 하다니... 약간의 심술도 났지만 빨리 책을 읽고싶은 심술석인 투정은 금방 사그러졌다.
“가메쿠라 유사쿠“ 솔직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만큼 내가 무지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내용 중 가장…(생략)

몇명이나 자기생각을 가지고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요즘같이 일관적인 사고와 태도가 있는 가운데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은 가메쿠라 유사쿠의 생각은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였다.

참고로 여기에서 우키요에는 일본그래픽 디자인의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는 만드는 과정이 지금의 디자인 작업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키요에의 그림 그리는 사람이 그래픽디자인의 아트디렉터와 동일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 두 번째로 생각나는 부분은 “나이가 들어서야 전성기를 맞이하는 예술가도 있지 않을까요?” 라는 질문에 가메쿠라 유사쿠는 “피아노라도 소리내지 않으면 쓰레기! 시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능력이 있을 때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에서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가메쿠라 유사쿠의 생애를 간단히 간추려보면, 다른 유명 디자이너들보다 어려서부터 주변환경이 디자이너로 성장하는데 많은 밑거름이 된 가메쿠라 유사쿠는 우연히 들른 헌책방에서 100개의 번개가 한꺼번에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은 후 디자인의 세계에 이끌렸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하고 디자인학원을 거쳐 광고 사무실에서 조수로 일했다. 그 후 어린시절 동내에서 가메쿠라 유사쿠를 오야붕이라며 졸졸 따라 다니던 동내 친구 꼬봉 미우라 슈몬(문화성장관을 지낸 소설가)의 아버지가 편집, 발행하는 세르판의 컷을 그렸다. 그의 나이 열아홉살때에는 세르판 편집장(미우라 슈몬의 아버지)의 소개로 다이니치쇼포의 사장인 하세가와 미노키를 알게되어 생텍쥐베리의 야간비행 표지디자인을 맡게 되었다. 이것이 가메쿠라 유사쿠의 첫 번째 디자인 작품이었다. 이 후 그는 왕성한 디자인 활동을 하였으며 1964년 도쿄올림픽 디자인 작업은 디자인계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꾀하였다. 그의 도쿄올림픽 포스터는 서구적인 구도와 역동적인 표현방식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가메쿠라 유사쿠는 디자인 작업뿐만아니라 기획과 편집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Cretion, 이조의 민화 등의 책을 내 놓았다. Cretion 은 서구작가와 현역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수록하고 영어와 일어로 편집하여 일본그래픽 디자인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였으며, 이조의 민화는 조선의 민화집으로서 조선의 민화가 높은 예술작품임을 세상에 알리려고 만든 작품이었다. 이렇듯 그는 디자인계의 혁신적인 돌풍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어렵게 구입한 책이지만 읽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책 읽다가 잠깐 화장실 다녀오고 물 한잔 마신 시간을 감안하면 한시간 정도면 충분히 볼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책에 실려있는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나오는 포스터나 사진들은 두고두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본 책으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가메쿠라유사쿠란 유명한 디자이너를 알게되어 너무 기쁘다. 본문에서도 언급한 ‘피아노라도 소리내지 않으면 쓰레기!라는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으며 나를 돌아보는 새로운 기회가 된 것 같아 너무 좋다. 나도 가메쿠라유사쿠처럼 시기를 탓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