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를 읽고나서 가시고기 보고서

가시고기 보고서
나는 이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집에 갔더니 책꽂이에 꽂혀있길래 그냥 읽기 시작했다. 시간도 있고 해서... 그런데 그 날 밤새며 하루 만에 다 읽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도저히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또한 책의 내용상 가슴이 아파서 잠이 도저히 오지 않았다.
도저히 눈물 없이는 읽지 못하는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목이 매인채로 읽었다. 마지막 아들과 아버지가 헤어지는 순간, 아버지는 아들에게서 정을 떼려고 하는 그 순간, 아이가 떠나기 싫다며 막 우는 순간, 나는 그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막 터뜨렸다. 이제 곧 죽게 될 몸인데도 아이에게 이것이 마지막 만남이라고도 말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슬픔... 아이가 마지막으로 아버지 귓불을 만지게 해 달라고 해도 멀리서 거절하며, 다시는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하는 아버지의 마음의 아픔... 어찌 다 표현하랴...
차리라 아버지가 자신의 아픔…(생략)

하면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죠.??(p.269)
아빠가 자신을 왜 떠나려고 하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아이가 한 말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보내며 자신이 시인으로서 마지막 쓴 시집을 선물한다. 그 시집에 이렇게 썼다.
??세상을 사랑하고, 또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 다움이가 되길 바란다. 아빠가...??(p.272)
아버지가 죽기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한 말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인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을 사랑하며, 그 곳에서 사랑받는 사람... 세상의 많은 성공보다 사랑을 받는 그런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무엇이 행복의 조건일까? 이 책에서는 아이와 아버지가 건강하게 건강한 채로 같이 사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나 같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같이 있기를 소원했건만, 하늘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게도 행복의 조건이 바뀌었다. 세상적인 성공, 남의 인정을 받는 것을 그 동안 원해왔지만, 이제는 그것이 무의미함을 깨달았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과 같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너무나 많은 것을 바라지 말자. 사람을 필요해 의해 사랑하는 다움이 어머니의 사랑은 무의미하다. 단지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다움이 아버지의 사랑. 그러기에 자신의 온 몸을 바쳐 아이를 살리고 자신은 죽을 수밖에 없었던 그런 사랑...
그렇게 사랑하며 살다 가기에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너무 적다. <가시고기>의 삶.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은 죽어야 하는 삶. 그러기에 다른 사람은 살고, 세상에 사랑이 넘치는 그런 세상...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