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의 물레

간디의 물레
환경, 그리고 우리들의 사회와 문화. 나는 이런 것들에 관해 과연 얼마나 많이 생각해왔고, 얼마나 많은 성찰을 했던가. 그리고, 이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실천??을 하였던가. 지난 몇 년, 꿈과 현실을 생각하면서도, 난 당장 모두와 나에게 절실한 것이 아닌, 지나치게 형이상학적, 관념론적인 것만을 생각하고 <실천>을 도외시 하지는 않았던가.
담임선생님의 말씀으로 읽게 된, 김종철 교수의 ??간디의 물레??. 이 책은 2003년 5월 23일, 나의 꿈으로 배달된 택배였다.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 난 그저 그 환경운동에 관한 회의적인 느낌만 들었다. 이상에는 충실하나, 현실감각이 부족하다는 느낌. 그러나, 2번째 완독을 끝낸 2003년 5월 23일, 자우림 3집 수록곡 ??꿈의 택배편??의 어느 한 가사처럼 ??꿈에서 꿈으로, 마음이 전해??졌다. 저자의 꿈에서, 나의 꿈으로. 전이도, 복제도 아닌 순수한 택배로, 나의 지적 쾌락과…(생략)

<실천>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과, 진짜 <인간중심적 사고>가 무엇인지를 알아낸 것이 ??택배??다.
이 에세이 집에 이런 글귀가 있다. ??사람은 진정으로 이기적이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우린 실제로, ??이기??를 추구하면서 피해를 당하는 어리석음을 당했다. 하지만 정말로 <인간 중심의 이익>을 추구하려면 자연 전체를 위하는 생활로 자연의 보복을 피하고 이익만을 얻어내는 게 정답이다. 나 또한 <어설픈 이기주의자>의 한명이었기에, 이 깨달음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진정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한 지침이 될 것이다. 이것은 모두를 사랑하는 사회, 모두가 사랑하는 사회라는 나의 꿈에 아주 중요한 배달물이다.

그리고, 이 것과 함께, 참여시대의 나라는 인간에게 던져진 내마음의 영원한 화두, <실천>.

2003년 2월 25일과 2003년 4월 24일, 나는 2개의 희망을 봤다. 노무현과 유시민. 나와 이념스펙트럼은 달라도, 그들만큼은 그들이 여지껏 말했던 것에 대한 <실천>을 보여주리라는 희망을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1달 정도의 기간만에 깨져버렸다. 그들의 말 이후, 더 이상의 실천은 없었다. 각각 <개혁>이라는 이름의 독선으로 편협해진 인간군상만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리고 나 또한, <도가 지나친 반미>를 이유로 촛불, 반전시위를 4월부터 나가지 않았다. 그 이후, 이라크 전은 종전되었고, 미 패권주의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다. 우리의 굴복외교조차 마찬가지다. 바뀐 것이 없다고 실천에 나서지 않는 나, 그리고 우리.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최근, ??삼보일배??시위가 그 막을 내렸다. 침묵속의 또 다른 감동, 자연의 소리를 대변하는 묵묵하고 느리지만,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 할 말을 하는 <실천>. 그 행동들을 난 똑똑이 목도했다. 말하지 않음으로서 무수히 말하며, 행동으로 강하게 설득하는, 그들의 묵묵한 실천. 소박하지만 개개인의 차이를 뛰어넘어, 환경이라는 단 하나의 <진정한 이기>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서 나는 5월 23일 내 깨달음에 대한 해답을 보았다. 그 답은, 호시우행이니 뭐니 하며 화려한 변명만을 늘어놓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다.

실천에 따르는 어려움과 고난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일단 ??꿈을 위한?? 실천에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사람의 의무?? 아닐까. ??운동의 목적은 운동 그 자체??라는 E. 베른슈타인의 말은, 모든 사람들이 음미해볼만한 말이다.

나는 감동받았다. 말 그대로, 느껴서(感), 움직인다(動)는 거다. 6월 13일 대전역에서 시작되는 효순이?미선이 1주기 추모 촛불시위의 ??여전히 지나친?? 반미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리고 그 시위의 요구조건이 시행되기 어렵다지만, 난 대전역에 나갈 것이다. 내 신념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타인들 모두와의 약속이며, 행복한 세상, 평등한 세상이라는 나의 소박하고도 거창한 꿈도, 실천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므로.

날 이렇게 만든 ??꿈의 택배??. 나의 꿈으로 배달된 이 택배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스스로에 다짐하련다.

끝으로, 수업시간에 이 책을 이야기해주신, 경애해 마지 않는 김영호 선생님께 변함없는 감사의 뜻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