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말할 것도 없고를 읽고 개는말할것도없고

`개는 말할것도 없고`라는 제목부터가 특이한 느낌을 주는 이 소설은, 시간 탐사를 나서서 "주교의 그루터기"를 찾는 주인공이 중세의 영국을 체험하고 로맨스를 이루기까지 과정을 그린 SF소설이다. 740여 쪽의 방대한 분량. 일주일을 읽고서야 책을 덮게 되었다. 이 책은 SF이고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이다. 그것도 먼 미래 혹은 과거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와 약 100여년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것이 이 소설이 다루는 배경인데.. 장장 74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다 읽고 났을 때는, 내가 지금 존재하는 것은 현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 그러니까 100%과학으로 점철된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고 있는 후손들이 관찰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의 생각이었지만 끔찍했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라니.... 재미있다 없다로 구분해 달라고 한다면 재미있다에 당연히 손을 들 것이다.추리소설이냐, SF소설이냐고 물…(생략)

아니고 수다 그 자체가 글 속에서 보여지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적응이 안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미래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조금더 발전시킨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SF 소설들이 지구의 참담한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하는 동안 유쾌함으로 무장한 재미있는 소설이 나왔다는 점도 반갑다. 그 부피만으로 보면 절대 산뜻하게 읽힐 것 같지 않았지만 읽는 내내 재미있게, 읽고 난 후에도 가볍게 책장을 덮을 수 있었던 건 이 소설의 내공이 꽤 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책이 나쁘다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재미있는 편이다. 즐길 줄 아는 SF팬이라면 단연 괜찮다고 자부할 수도 있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