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걸리버 여행기=

걸리버 여행기. 어렸을 때 만화로는 많이 보았지만, 제대로 읽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걸리버 여행기에 대해 떠오르는 것은 계란을 뾰족한 부분으로 깨뜨려먹을 것인지, 둥근 부부으로 깨뜨려 먹을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유치하게 싸우는 난쟁이들의 모습밖에는 없었다. 솔직히 나는 걸리버가 ‘작은 사람들의 나라’말고도 ‘거인의 나라’,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말들의 나라라는 곳을 여행했다는 사실을 지금 처음 알았다. 동화로만 알고 있었던 걸리버 여행기가, 영국 최고의 풍자 문학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또한 내용이신성모독이라 하여 한동안 금서가 되었었다는 사실도 새로 안 사실이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은 하늘을 나는 섬나라와 말들의 나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3,4부였다.
3부에서 그가 도착한 곳은 ‘하늘을 나는 섬나라 라퓨타’인데, 그는 그곳에서 그곳의 총독이 불…(생략)

닮은 야후라는 동물에 대해 비교하니, 걸리버는 자신이 야후와 닮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정말 못마땅했나 보다. 굉장히 신랄하게 영국의 사회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도 그가 말하고 있긴 하지만, 4부에서 그는 정말 영국을 비판하는데 거의 전면을 할애하고 있었다.
나도 인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는 하지만, 그는 너무 과장해서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가 살고 있던 사회는 정말로 그가 묘사하고 있는 대로 부패한 사회였지만 지금은 나아졌다거나, 아니면 그가 너무도 비약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아직 세상을 많이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사회에 대해 그렇게까지 실망하고 싶지 않으므로.
또한, 이성만이 지배하는 사회는 얼마나 단조로울 것인가.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남자 하나, 여자 하나를 낳는데, 남자 둘을 낳은 집안은 여자 둘을 낳은 집안과 아이를 바꾼다고 한다.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자신이 낳은 아이를 바꾼다는 발상은 상당히 어이가 없었다. 굳이 바꾸지 않아도 인구는 그대로 유지되지 않은가. 생식능력이 사라진 부부에게 자신의 아이를 준 후, 아이를 충당하기 위해 성행위를 한다는 사실은 정말 정떨어 지는 짓이다.
‘풍자문학’이라는 사실을 배제하고, 이 책은 대화글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고 상당히 재미있었다. 어렸을 적 만화영화로 본 작품을 지금 17세의 나이로 다시 보면서 사회의 현실을 비춰보는 것은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다시 한번 더 읽어 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