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염소나타를 읽고 광염소나타를읽고

광염소나타를 읽고
백성수는 불행한 천재이다. 천재이지만 하필이면 광기를 통해서 천재적 음악성을 발휘하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는 분명히 미친 인간이다. 정신병원에 있지만 그의 행위들을 보고 판단하건데 사실 그가 있어야 할 곳은 정신병원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곳이어야 한다.(있다면 지옥정도..) 그가 저지른 많은 방화와 살인, 시체 모독 등의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K씨는 백성수가 천재이고 예술가라는 이유로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한다. 천재적인 예술가라는 이유 때문에 삶의 현실과 윤리적 관점에 위배되는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된다는 K씨에게 나는 차가운 냉소를 퍼부었다. 사회적 일탈행동 덕에 참다운 예술이 생겼다면, 참다운 예술을 지키기 위해 일탈행동을 전제로서 받아들여야한다고 하는 그의 예술관은 즉흥적이고 선의 굵으며, 야성으로 된 음악만이 참된 음악이며,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삶의 …(생략)

것이다.
사실 누구나 천재를 부러워하고 나도 그런 적이 많이 있다. 지금도 가끔씩 천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백성수처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천재는 사절이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적이 있는데, 천재적인 능력이 꼭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 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았고, 그 능력으로 인해 파산하기까지도 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원해서 천재성을 얻은 게 아니라 원하지 않았는데 천재성을 가진 것도 불행할 수 있는 것 같다. 백성수도 자신이 원해서 그런 천재성과 난폭한 광기를 가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씁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