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수필읽기1 수필읽기

나는 국어시간에 수필읽기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머리말에는 - 중학생이 보는 책에는 중학생의 글이 실려야 한다. 또래 아이들의 생활과 감정을 알고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감동은 시작되는 것이다. 좋은 글은 잘 쓴 글, 현학적인 글이 아니라 평범한 글, 솔직한 글이어서 읽는 이에게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라는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을 미루어보아 전국의 국어선생님들의 이 책을 엮은 의도는 중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수필은 우리의 생활과 삶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형식의 글이기에 이 책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 다양한 빛깔이 담겨있다.
처음에는 전국 국어교사모임에서 엮었다고 해서 국어 교사라면 선생님이라는 틀에 얽매여서 이렇게 해서 수필을 읽으면 이렇고, 저렇고 하면서 가르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생략)

그 아이는 이름은 김말순. 큰 체구에 까만 피부, 큰 코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입, 옆으로 쭉 째진 눈을 가진 아이였다. 아이들은 모두들 그 아이를 보며 웃어젖혔다. 글쓴이는 말순이와 짝이 되었다. 말순이와 짝이 되어서도 말순이와 짝 하는 것이 싫었다. 그렇게 말순이가 전학 온 지 며칠이 지나고 말순이는 이제 많은 친구들 중에 한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글쓴이가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느 늦은 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으슥한 골목길에서 말순이를 만난다. 무서웠던 터라 말순이가 반갑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때 뒤에서 불량배들이 쫓아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망가다가 말순이의 재치로 위기를 모면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말순이와 절친한 친구가 된다. 그 사건 이후 말순이와 이야기를 하면할수록 생각이 깊은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껏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한 어리석은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순간 떠오르는 일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때 우리 반에서 자리를 바꿀 때의 일이었다. 나는 어떤 친구와 짝이 될까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싫어하는 아이와 짝을 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눈물이 나왔다. 그래서 그 아이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그 길로 다른 아이와 짝을 바꿔 주셨다. 그 아이가 싫다고 무작정 자리를 바꿔버렸다. 그 아이의 심정은 생각지도 않은 채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 아이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민망했을까. 나도 나와 짝이 되서 우는 아이가 있다면 정말 밉고, 창피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그 때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 같다. 지금 그 아이는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돌아가 그 아이에게 그 때는 정말 미안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