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을 읽고

귀천을 읽고
12년 동안의 긴 학창시절 중 가장 어렵고 힘들다는 고등학교 3학년…18살, 아직 미숙한 점이 많지만 성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나이… 뚜렷한 나만의 가치관은 아직 없지만 내가 진정으로 무얼 원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정진하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조금은 낯설은 분위기를 지닌… 이것이 지금의 내 모습이다. 이런 나에게 `자유` 라는 단어의 존재는 언제나 내게 소중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왜 `자유` 라는 단어가 내게 소중히 느껴지는지. 난 그의 시를 만나기전까지 깨닫지 못했다. 내게 `자유` 라는 단어를 가슴 깊숙히 새겨주었던 그 시…
바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었다.
`마지막 순수 시인` 천상병 시인은 그다지 많이 알려진 시인은 아니지만 그만의 시세계는 그 내용이 TV다큐멘터리로 제작될만큼 매우 특별하다. 그의 시세계속에는 우리가 점차 잃어가고 있는 순수로 가득 메…(생략)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천상병 시인의 <귀천> 전문.
천상병 시인의 시중 가장 많이 알려진 시<귀천>의 전문이다. 많은 이들이 단순한 수능식의 사고로 일컬어 이 시를 "억압된 자의식의 역설적 표현" 혹은 "현실과 유리된 작가의 내면의식을 표현한 시"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다. 난 이 시를 "죽음을 초월한 자유의지의 표현" 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네 긴 인생사를 단지 `소풍` 이라는 표현하나로 단순화 시킨 것도 그렇고 시 전체적으로 `자유`를 갈망하게 하는 요소가 시의 구석구석에 역설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속에 내재된 `하늘` 이라는 단어는 우리 가슴속에 고이 접혀 있는 궁극적 자의식의 나래를 힘껏 펴고 저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해준다. 오로지 한길만을 강요하는 주위의식 때문에 가슴, 작은 한구석에 고이 접어 둘 수밖에 없었던 자유의기 나래의 날개짓이 <귀천>이라는 이시의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는 죽음을 초월한 자유 분위기 속에 `하늘`이란 시어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이 시... 천상병시인의 <귀천>이라는 시는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면서 점차 잃어가게 되는 자유의지의 순수가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군사정권의 싸늘한 고문속에 일상생활의, 일상적으로 정상이라 불리워지는 정신활동을 놓아버린 천상병시인의 암울한 시대의 아집으로 생겨버린 가슴깊은 상처의 한이 묻혀있다.
난 이 시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이 시를 읽으며 얻은 것들을 말이다. 내가 이시를 읽으며 얻은 건 단지 `자유의지의 순수`의 감동만이 아니리라.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내 가슴속에 고이 간직된 나만의 모습을 이시를 통해 투영해 볼 수 있었다.그리고 내가 가슴깊이 꿈꾸었던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가 있었다. 자기 자신만의 자유의 나래... 이시의 작가, 천상병 시인만이 내게도 깊이 숨겨진 나래가 있다는 걸 일깨워 주었다. 내게도 나만의 자유의지의 나래가 있다는 걸...오늘 난 나만의 나래를 힘껏 펴고 꿈어 젖는다. 날아갈수 있도록... 나만의 세계에서 마음껏 마음껏 바람을 저어갈 수 있도록.. 우린 나름대로의 자유의지가 투영된 <귀천>을 꿈꾼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기엔 우리가 처해진 상황이 너무 힘겹다는 걸 알고 이내 한숨을 토해낸다.그렇지만 우린 힘겨운 상황을 견뎌내면 자신만의 자유의 날개가 힘껏 저어질 것을 안다. 바로 억압되고 획일화된 주위생활에 자유의기의 날개가 가슴 한구석에 접혀 있지만 심하게 꺾기어져 훼손된 것은 아니다. 주위생활의 아집 속에 힘겨울때면 천상병의 시 <귀천>을 읽으며 나름대로의 꿈을 찾으려 노력하자. 자기 자신만의 자유의지를 향한 미래의 날개짓을 위해서 말이다. 그 날개짓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