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를 읽고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를 읽고..
이 책을 쓴 이승복씨는 촉망받는 체조 선수였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던 승복은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어 버린다. 절망과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승복은 재활 치료를 통해 움직이지 못하던 몸을 추스리고, 대학을 졸업했으며, 의대를 나와 존스 홉킨스 병원의 재활 의학 전문의가 되었다.
간략하게 이 사람이 이루어 놓은 것을 정리하면 몇 줄 되지 않지만 이 책은 많은 것을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우선 이 책은 나에게 절망을 이야기해주었다. 사람이 얼마나 더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은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이러한 아픔만을 이야기해준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이런 절망 속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주고 …(생략)

. 하루를 손가락을 움직이려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팔을 들어올려 굽히기를 애쓰며 하루를 보내는 것. 그것이 그의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증거였고, 그의 모습을 빛나게 하는 요소였다. 도대체 나는 무엇으로 내 삶을 빛나게 하고 있었나, 내 안의 빛은 얼마나 퇴색해 가고 있나 하는 부끄러움 때문에 얼굴이 벌개졌다.
조금씩 혼자 힘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된 승복은 이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절대 걷지 않았다. 달려갔다.) 대학, 의대를 거쳐 전문의가 되기까지 그는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오히려 가속도를 붙여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난 그가 정상이 아닌 몸으로 대학을 다니고 의대에 들어가고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몸으로 어려운 난관을 뚫고 이겨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가 삶의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갔다는 점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어떤 목표나 목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내 모습이 보였다. 뭔가 잡다한 것들로 머릿속은 가득차 있지만 정리되지 않은, 원하는 것은 많지만 정작 그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열정을 쏟아붓기를 아까워하는 내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살아있지만 생명의 빛을 뿜어내지 못하고 무기력한 어둠에 있는 사람들,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주어진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낭비해 버리는 사람들에게 승복은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살아가라 하루하루를. 천천히 그리고 부지런하게. 꿈을 가져라. 그리고 걸어가라 그 꿈을 향해. 그는 휠체어에 앉아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보낸다. 사람들을 진료하고 이야기하고,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는 것까지 모든 생활은 휠체어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의 휠체어는 다른 어떤 것보다 빛날 것 같다. 그의 눈이 꿈을 바라보며 빛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