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김삿갓

김삿갓
엮은이 : 김숙희
출판사 : 지구마을
나는 방랑 시인 김삿갓이 나의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김삿갓은 강원도 영월 부근에서 죽어 강원도 영월에 김삿갓 묘를 세워둔 것 뿐이다.
방랑 시인 김삿갓은 원래 안동 김씨로서 대대로 큰 벼슬을 한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할아버지 김익순은 홍경래의 난에서 죽는 것이 두려워서 항복을 하였는데, 관군이 나중에 반란군(홍경래)을 모두 진압하자 김익순을 역적으로 몰아 사형을 시켰다. 그리고 그의 가문마저 멸족시키라는 엄명을 내렸다.
이때, 김삿갓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몰래 강원도 영월으로 내려와 피신하며 살았던 것이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이다.
병연은 어느날 과거시험을 보러 갔다.
그런데 그 시험제목은 `가산 군수 정시(鄭蓍)의 충절을 찬양하고, 선천 부사 김익순(金益淳)의 항복을 탄…(생략)

것은 대(大)자가 됐다는 것인데 그 위에 점을 얻었으니 개 견(犬)자가 된 것이고, 이에 내(乃) 자가 칼을 잃었으니 료(了)자가 돼었는데, 거기에 한 일(一) 자를 얻었으니 아들(子)자가 된 것이다.
이 두 자를 합하면 견자(犬子)가 되어 뜻을 풀이하면, 개견, 아들자이므로 `개새끼`가 되는 것이니 얼마나 기가 막힌 욕인가? 정말 나도 이것을 보고 깔깔깔 웃었다. 나도 아이들에게 써먹어 보았는데 아이들이 한 명도 맞추질 못했다. 나밖에 뜻을 모르고 있으니 얼마나 고소한 줄 몰랐다.
김삿갓을 읽으며 나도 김삿갓처럼은 되지 않아도 책을 많이 읽어서 유식해 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삿갓의 몸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시에 나타난 정신은 이백 년이 가까워 온 오늘까지도 생생히 살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