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정-동백꽃
내곁이 동백꽃의 향기로 가득 매워지다면..
‘오늘도 또 우리 수탉이 막 쪼키기었다.’ 이 글귀는 수시로 어디선가부터 많이 읽어서 귀에 무척이나 익숙했다. 하지만 그때마나 나는 어! 이것이 어디서 나왔지? 하고 나의기억력을 되짚어 볼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이 책을 다시 읽음으로써 책제목은 동백꽃, 지은이는 김유정 이라는 것이 분명히 내 머릿속에 저장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피흘리며 다투는 무시무시한 닭들의 싸움이 종종 등장한다. 마름의 딸 점순이가 소가의 아들의 수탉을 자기의 닭과 계속 싸움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점순이네 닭이 항상 이기기만 한다. 그러면 주인고 ‘나’는 주인공의 수탉이 피흘리는 것을 너무 속상해 하고 화가 치밀어 오지만 소작농의 아들이여서..땅을 빼앗기고 집에서 쫓겨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점순이에게 화를 내지 못한다. 그러던 주인공 ‘나’가 하루는 너무 화가나서…(생략)
하는 방법에서 남자와 여자가 다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 어린아이들은 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창피해 한며 어리지만 상대를 보호해주고 아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보통 사람들이 남자답다고 생각을 하는 짖궃은 장난으로 좋아하는 감정을 역된 행동으로써 표현한다. (내가 어렸을때는 이러한 것이 지극히 정상이였으나 요즘 아이들은 이성표현에 있어서 약간의 변화가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의 표현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근본적인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은 성장과정에서 억지로 정의한 털털하고 굳센것은 남성다운 것, 순결하고 나약한 것은 여성다운 것을 머릿속에 주입시켜 만들어진 가짜의 인형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편견을 우리 머릿속에 당연하다는 듯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남자들은 슬퍼도 울지 못하고 사내대장부라는 소리를 듣고,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짖궃은 장난을 하면 용감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만약 이 소설에서 점순이가 어느 여자아이들과 같이 좋아하는 감정을 내포시킨채 주인공 ‘나’의 관심을 바라고 기다렸다면 이 작품도 다른 어느 작품과 다르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점순이는 과감하게 정신적 접촉을 했고 멋지게 닭싸움 까지 시키면서 자신에게 관심을 갖어줄 것을 요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실은 점순이가 원래부터 이럴수는 없었을 것이다. 점순이는 전에 따끗한 ‘감자’를 통해서 자심의 감정을 표출한 바 있다. 일하던 주이공 ‘나’를 보고 삶아온 감자를 행주치마에 고이 담아 먹기를 권유했다. “느 집엔 이거 없지.”라는 말과 함께... 절대적 신분관계가 어린아이들에게도 드러나는 옛날의 인맥에서 점순이가 이 말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 감자를 고맙게 여기며 맛있게 먹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말 때문인지 주이공 ‘나’는 결국 너나 먹으라며 감자먹기를 거절했다. 아마 주인공‘나’는 감자까지 챙겨주고 싶은 점순이의 마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점순이는 일하며 힘든 것을 조금 쉬어가라며 몰래 감자까지 가지고 나왔건만 그 사랑이 담긴 감자는 처절히 무시 당한채 남은건 ‘나’의 고개도 돌리지 않은 모습과 차가운 말 한마디 였다. 아마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점순이는 과감해 질수 있었을 것이다. 평소 워낙 부끄럼 없고, 천연덕스럽던 점순이였지만 사랑앞에서는 눈물도 흐르나 보다. 주인공 ‘나’에게 감자를 거절당하자 점순이의 얼굴은 처음으로 홍당무 처럼 빨갛게 되었고 비로소 나중에는 눈물까지 머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나’는 이러한 점순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을 했던 것이다. 요즘 말대로라면 이 점순이와 ‘나’는 조금은 촌스럽지만 동시에 정말 순박하다. 여러 가지 향토적 배경들과 때묻지 않은 사랑은 나의 매말라 있는 감정을 촉촉히 적셔 주는 역할을 하였다. 나의 감정을 더욱 빛나게 축여 준 것은 이 소설에서의 마지막 닭싸움이였다. 마지막 닭싸움은 동백꽃이 잔뜩 깔린 동백꽃의 알싸하고 향긋한 냄새가 있는 곳이였다. 점순이는 여전히 싸움을 시켜놓고 피를 흘리는 주인공 ‘나’의 닭은 피를 흘리고 있는데 자신은 청승맞게 피리를 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본 주인공 ‘나’는 너무 화가나서 지게진 막대기로 점순이내 ?탉을 한 대 치고 만다. 그러나 수닭이 단순히 맞고 아파했으면 됬을걸 감정이 섞인 매질이여서 그런건지 한 대맞은 점순이내의 그 수탉은 그대로 죽어버렸다. 주인공 ‘나’는 그뒤로 너무 무서워 진다. 점순이네 수탉을 죽였으니 이제 정말로 땅도 빼앗기고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쫓겨날 거라는 생각에 점순이 앞에서 눈물을 주루륵 흘린다. 그러나 주인공 ‘나’를 너무나 좋아하는 점순이는 수탉이 죽은 것을 일르지 않기를 약속한다. 그리고 우연히 동백꽃 사이로 둘이 겹쳐저 쓰러지게 된다. 이로써 동백꽃의 향기는 주인공 ‘나’가 점순이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듯 하다. 나의 독후감 소 제목은 ‘내 곁에 동백꽃의 향기로 가득 매워 진다면..’이다. 이것은 단순한 이성에 대한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사랑을 하고 싶은 나의 속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환상적인 사랑을 꿈꾸지 않고 현실적인 사랑을 생각한다. 요새의 사회에서는 물질적인 것에, 혹은 잘생긴 외모, 사회적인 위치에 매혹되어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사랑을 곁눈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무척이나 아쉽다. 내가 언젠가 점순이와 ‘나’와 같은 사랑을 하게 된다면 나는 이세상에서 가장 힘이되고 보람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인 쇄
바로가기저장
즐겨찾기
링크복사
김유정 - 동백꽃 김유정 동백꽃.hwp (2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