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자는 멈추지 않는다를 읽고나서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꿈꾸는 일에는 늦음이 없다를 읽고…
저자 : 한수산
출판사 : 이레
꿈꾸는 사람..
나는 지금 막 사막에 다녀온 느낌이다. 머나먼 사막을 아버지 곁에서 절대의 폐허 앞에 있었다. 나 또한 그 무언가로 완벽하게 가득 차 있는 공간을 만난 것이다. 사막. 모래만이 눈앞에 펼쳐지고, 햇빛은 모래와 하나가 되는 곳. 죽음, 더위 따위의 말로서만 다가오던 사막에서, 나는 삶의 고귀함을 배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한 별이 된 것 같았다.
아버지가 간 곳, 그곳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리비아`라는 곳이었다. 이제 `리비아`라고 하면 푸른 국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푸른 천 조각이라고 하면 우습게 볼 게 분명하지만-나도 처음엔 그랬다.-푸른 천은 물의 상징이다. 거기에는 사막을 사는 사람들의 비장함, 녹색 혁명에 대한 의지가 어려있는 것이다. `리비아를 푸르게` 그들은 이 구호를 외치며, 단결하여 살아가…(생략)

판단하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아버지의 말씀은 큰 거름이 되었다.
`아침을 사는 사람이 되어라.`
남들이 가던 길을 따라 편안하게, 실패를 모르며 사는 것보다, 내가 처음 가는 길을 가는 것이다. 실패에 던지는 도전. 그래서 아침을 사는 사람이 되라고 하신다. 선인장이 떠오른다. 어려운 길만을 택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다, 어여쁜 꽃을 피우고야 마는 선인장.
`삶은 시간이라는 사막을 가는 것이다.`
아버지는 천천히, 꿈꾸면서 느리게 흘러가는 물처럼 그렇게 천천히 살라고 하신다. `착실히`보다는 `빨리빨리` 나도 그렇게만 살아왔는데.. 드넓은 사막에서,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아 생각해 보았다. 현실을 회피하며 너무 빨리만 살아온 것은 아닌지. `꿈꾸는 일에는 늦은 때가 없다.` 정말 그렇다. 그런데, 지금은 별을 바라보듯, 꿈꾸며 느리게 가라는 아버지 말씀에 고개를 끄덕거리지만, 일상 생활로 돌아가 생활하다 보면, 나는 또 `빨리빨리`를 외칠 것 같다. 나도 무엇이든 하나를 길러볼까? 무엇을 기를 때 가지는 기다림, 사랑, 넉넉한 여유.. 나도 가져보고 싶다.
사막에서는 사소한 것도 기쁨이 된다. 사람이 워낙 없기 때문에 사람을 보면 악수부터 한다. 모든 만남이 큰 즐거움이 되는 것.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기쁨으로 충만한 나날을 보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씩 웃었다. 저 사람들, 참 소박하고도 멋진 인생을 살고 있구나.
사막에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이 있다. 우리 집에서도 볼 수 있는 별자리도 보인다. 이 곳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별을 보며 꿈을 그리고, 소원을 빈다. 얼굴 색도 다르고, 문화도 매우 다르지만, 이렇게 공통점은 있었네. 아버지는 회교 사원과 개미집과 가우디의 건축물이 닮아 보인다고 하셨다. 긴 시간과 먼 공간의 차이를 넘어 서로 물들이고 존재를 확인함을 가르쳐 주셨다. 그럼 우리를 나누는 것은 무얼까.
오아시스에서는 코란을 음송하는 소리가 하루 다섯 번 이상 나온다. 모래바람 속에서도 메카를 향해 몸을 숙여 예배를 올리는 모습은 아름답고 엄숙하다. 아무 불빛도 보이지 않는 사막의 어둠 속에서 들려 오는 예배드리는 소리. 회교도들에게 알라의 가르침은 절대적인 것이다. 그들은 밤의 문화를 사는 사람들이라 한다. 낮과 밤을 구별하는 종교. 검은 실과 흰 실을 구별할 수 없을 때까지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등.. 낙타와 사막의 여우가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지혜처럼, 그들에게도 이러한 종교가 필요할 수밖에 없겠다. 종교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종교는 그 땅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라는 것이다. 지구상의 나라들이 크게 종교로도 나누어져 있고, 싸우기도 한다. 그것은 자신의 종교만을 내세우는 자기 중심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저마다 종교의 기원은 나름대로 의미와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각자의 종교를 상대적으로 보지말고, 그 자체로서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구나.
나는 아버지의 편지를 읽으면서, 천천히 흘러가는 깊은 강물을 보는 것 같았다. 삶의 작은 진실과 인간의 본질, 문명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도시를 떠나 절대적인 `없음`의 세계인 사막에 섰을 때, `나는 왜 살고 있지? 무엇을 위해서?` 라는 질문을 내게 해 보았다. 자신의 내면을 투명하게 비춰주는 사막 앞에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 때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사람은 무언가를 사랑하기 위해 산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이란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막을 걷는 동안, 내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내 인생에 깊이를 더해 주신 아버지께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