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염소나타를 읽고 광염소나타

광염소나타
저자 : 김동인
출판사 : 문공사
광염 소나타... 제목만으로도 다른 소설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호기심이 갔다. 광염 소나타가 소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음악과 관련된 책인가`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음악과 관련되었긴 했다. 한 예술가의 삶에 관한 생각해 보게 한 소설이었다. 나는 이 소설의 제목이 내용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미친 듯이 타오르는 불꽃(?)...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얼마나 흥미 있게 읽었는지 모른다. 독후감 숙제를 하기 위해 이번에 다시 한번 읽었는데 처음 보다는 별로 였지만 여전히 흥미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음악 비평가 K씨와 사회 교화자 모씨가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백성수의 아버지 이야기, 백성수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K씨의 동창으로써 야성적인 곡을 연주해서 주의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술과의 만남으로 폐인이 되…(생략)

며 이 밖에도 노인의 시체를 이리저리 집어던져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 `피의 선율`, 처녀의 무덤을 파보고 흥분하여 `사령`을 작곡한다. 이렇게 한가지씩 죄를 지을 때마다 곡을 작곡하게 되지만 결국에는 정신 병원에 감금된다.
이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소설을 읽고 나도 몹시 혼란스러웠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K씨 말대로 백성수 같은 천재가 살인, 방화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위한 것이므로 이해해 주어야 하는 것인지. 정말 훌륭한 작품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만 봐야되는지. 정말로 예술을 위해서 인간의 생명, 인격, 그리고 개인의 소중한 재산들은 희생되어도 되는 것인지...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예술가들의 생각은 다를 지도 모른다. 음악 비평가 K씨처럼 또다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천재의 작품이니까, 그 만큼 가치가 있으니까 그 밖의 다른 것들의 희생쯤이야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은 예술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 있기 때문에 예술이 있는 것. 예술을 위해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백성수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그를 정신병원에 감금하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의 천재성은 인정하되 살인, 방화 등으로 인한 작곡은 그 동안 많이 했으니 다른 분야로의 작품을 장려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본래의 착한 심성을 살려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때, 어머니의 사랑 뭐 이런 것들에 열정을 쏟도록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것도 분명히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작품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