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공 난쏘공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이 책의 소개문을 읽다보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말보다는 ‘난장이 연작’이라는 말이 더 많이 나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 난장이 연작중의 한 편인데, 이 책의 제목으로 채택 된 것이다. 난장이 연작은 이 책의 작가인 조세희가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어렵고 소외받는 우리 이웃에 대한 일을 여러 가지 시각에서 써 놓은 글이다. 작가는 이 책에 등장하는 난장이를 통하여 지금 우리 현실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나타내고 그들의 심리를 나타내고 있다. 이 ‘난장이 연작’은 모두 12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글들은 모두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는 듯 하면서도 모두 연관된 내용을 가진다. ‘연작’이라는 말에 맞도록 이 글들은 각각의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여주는 세상을 하나의 시리즈처럼 담아놓았고 그 시리즈들을 읽어가면서 우리 현실 사회의 잘못을 말해주고 사람을 …(생략)

결국 진실을 찾고서 다시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을 알고 절규하는 영희지만 그녀의 행복에 대한 방법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깨닫게 된다고는 하더라도 이미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겪게 되고 그로 인하여 절대로, 완전한 행복은 얻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글의 마지막에 영희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나서 절규하는 부분에서 나는 영희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더 이상은 난장이로 살지 않겠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것은 지금 현재 현실의 난장이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모두 대변한 것일 것이다. 현실에 있는 난장이들도 영희처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있으며 그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이 노력에서 그들의 ‘더 이상 난장이로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이들은 현대 사상의 모순에 치여서 피해를 입은 피해자 들이다. 현대의 자본주의적인 사상 속에서 이들은 단순한 노동자로 다른 노동자들과 같이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특히 이 아버지는 왜소한 체격이라는 부가적인 요인이 있어서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련을 당하고, 사회에서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 여기서 보면 이들, 특히 아버지는 사회의 모순과 편견 속에서 엄청난 피해를 받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격체이고, 같은 사람이며, 몸이 왜소하다는 것 밖에는 다른 점이 없다. 사회의 편견은 이러한 아버지의 겉으로 보이는 하나의 단점 때문에 아버지를 힘들게 만들고 이것은 곧 사회의 모순과 잘못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아버지는 ‘달나라’로 떠나려 한다. 내 생각에 ‘달나라’는 이 책의 배경인 ‘낙원구 행복동’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은데 ‘낙원구 행복동’이 난장이가 바라는 것이라면 ‘달나라’는 이 낙원과 행복이 존재하는 진정한 난장이들의 낙원, 그리고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쏘아올린 작은 쇠공. 그것은 그 아버지 자신, 달나라, 낙원, 행복을 향하여 날아가려 하는 아버지 자신을 나타낸 것 같다. 그곳으로 가려 하지만 결국엔 도착하지 못하고 다시 떨어지는, 그러한 아버지의 현재의 모습을 나타낸 것 같다. 언젠가 이 공이 달나라로 갈 수 있게 되는 날, 아버지는 실제로 자신이 꿈에 그리는 곳 달나라, 낙원을 향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처지를 다음과 같은 시각에서 해석 할 수도 있을 것이다.‘난장이’란 현실 세계에서 장애인, 경제적인 부담이 큰 사람 등 이 세상에서 소외받는 어려운 사람들을 대신하는 말이다. 소외라는 것이 무엇인가? 단순히 사람을 하나의 집단에서 따돌리는 것인가? 단순히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따돌리지 않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사회에서 숨는 것 그것도 사회에서 소외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소외의 정의 속에서, 현실의 소외받는 난장이들이 정말로 불쌍하기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은 그들 자신이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그 일들을 피해 다녔기 때문에 지금 사회에 낄 수 없게 된 것이 아닐까? 국어시간에 배웠던 ‘청산별곡’의 해설에서처럼 지금 이 난장이들은 사회에서 너무도 오랫동안 빠져있었기 때문에 다시 사회로 들어가고 싶어도 사회로 들어갈 수 없는, 사회로 들어가기에 필요한 ‘연장’이 없는 그런 상황이 되어 겉으로 보기에 사회에서 소외당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 결국 그들은 그들만이 틀에 갇혀서, 혹은 그 자신을 그들의 틀에 가두었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그들은 이런 틀 속에 빠져서 자신밖에 보지 못하는 어떻게 말하면 개인주의적이지만 다르게 말하면 세상과 동떨어진, 어리석은 그러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세상과 동떨어져서인지 그들은 발전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들은 ‘난장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 사회의 난장이, 나는 이제 난장이를 사회에서 자기 스스로, 자신이 원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원인이 되어 사회에서 동떨어지게 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히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 그리고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막연한 도움보다는 그들이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들에게 새로운 연장을 주기보다는 그들에게 자신의 ‘연장을 고치는 방법’을 가르쳐주어서 그들 스스로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러한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그 길이 그들의 약간은 개인주의적인 생각을 바꾸고 또 그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길이다. 단순한 기부나 도움 같은 것들은 그들에게 절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기부나 도움에 의지하게 하여 그들이 약해지게만 하는 요인이다. 그러면 그들에게 ‘연장을 고치는 법’을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이 ‘연장을 고치는 법’은 우리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 일자리에서 일을 하게 하여 그 기술을 익혀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연장을 고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일일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그들에게 약간의 기술만을 가르쳐 준 뒤 그들을 사회에서 직접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을 하면 ‘난장이’들이 실패할 확률이 조금 있지만, 자립심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우리 시대의 ‘난장이’들...그들은 현재로서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살아가기 힘들다. 그렇기에 혼자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힘을 우리가 조금씩만이라도 보태주어서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 일을 실천하여 우리 사회의 ‘난장이’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대는 그런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대이다. 이 책과 이 글을 통하여 ‘난장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자 이 글을 통하여 말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