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논문

도시 빈민의 끝없는 고통과 작은 공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읽고
지난 발표시간에 나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맡아 발표하게 되었다. 나는 이 작품을 고등학교 2학년때 여름방학 과제물을 위해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렸기 때문인지 아니면 과제물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인지 이 작품이 굉장히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발표를 맡게 되었을 때에도, 쉬운 작품이라는 생각만으로 발표문도 쉽게 작성했다. 그러나 교수님께서는 이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말씀하셨고, 발표하는 동안 내내 교수님의 질문과 학우들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던 내 자신을 보고, 내가 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작품줄거리와 작품해설만을 늘어놓은 채, 이 작품에 대해 좀 더 비판적인 시각을 갖지 못했던 것이 매우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래서 이 보고서를…(생략)

의 입장이므로 노동을 착취당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없는, 계속 가난한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급속한 산업화가 가져온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자, 당시 사회가 안고 있던 핵심적 문제의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과정은 격렬한 계급적 양극분해와 광범위한 인구의 도시빈민으로의 적체를 동반하면서 진행되어왔다. 이러한 극단적인 빈민층의 형성은 정부의 반민중적 도시재개발 사업과 결부되어 주거문제를 둘러싼 특수한 양상의 대립과 갈등을 첨예화시켜왔다. 더구나 1980년대에 들어 도시빈민들의 생존권투쟁이 더욱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전체 사회운동의 양적 성장 및 질적 변화와 결부되어 도시빈민운동이 하나의 부문운동으로서 정착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빈민운동의 전망에 관한 모색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어왔다.
70~80년대의 심각한 도시빈민 문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또 한번의 심각한 위기가 온 적이 있었다. 바로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이다. 당시 국민의 정부는 광범위한 빈곤과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마음이 조급한 나머지 구조조정을 통하여 많은 저급직 노동자들을 비정규직 화시켰으며, 근로능력 미약자들을 노동시장 밖으로 내쫓아 실업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내수소비 진작책으로 신용카드 사용한도 규제 등을 풀어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였다. 이러한 근시안적인 정책은 400만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여 이제 거꾸로 수출이 아무리 잘 되어도 내수소비가 위축되어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질곡으로 작용하여 오히려 빈민을 양산하고 있다.
빈곤가족 중에는 질병, 장애, 노령, 실직 가정이 많고, 유난히 결손가정이 많다. 또한 빈곤가족 중에는 가족갈등 또한 많은 데 온갖 가족갈등의 원인에 돈 문제가 얽혀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빈곤가족의 모든 문제가 카드 빚으로 연결되고, 카드 빚은 또 다른 가족문제들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카드 빚을 갚지 못하여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가족 중에서 가족동반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9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작년에 인천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아이를 고층 아파트에서 던지고 자신도 떨어져 죽은 어머니가 있었고, 한강다리에서 아이를 던져 죽인 아버지도 있었다.
한국의 부모들이 혼자 죽지 않고 아이들까지 데리고 동반자살을 하는 이유는 한국사회에는 사회적 양육이나 사회적 보살핌이 턱없이 부족하여 부모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삶의 질이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하다고 부모들이 확신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반자살 이외에도 카드 빚으로 인하여 해체 위기에 처한 가정의 문제가 심각하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채권독촉을 피하여 도피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이기 때문에 채무로 인한 이산가족이 양산되고 있다. 또한 조그만 재산이나마 채무자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재산을 가족의 명의로 돌려놓은 후에 위장이혼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산가족이 되어 두 집 살림을 하려면 더 많은 생계비가 들어가는데도 신용불량자는 제대로 된 소득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정경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되어 있다.
상황이 이러해지면 일반 노동시장에서 좀처럼 일자리 얻기가 어려운 여성들이 노래방 도우미, 술집 여급 등의 성 산업으로 유입된다. 이렇게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버린 여성들은 설령 남편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어서, 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를 통하여 재기의 희망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가족이 재결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가족해체가 일어나게 되는데, 가족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 아이들이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요보호아동?? 수는 1만57명인데, 요보호아동의 발생원인으로는 ??부모의 빈곤이나 실직??이 42%로 가장 높다고 한다. 또한 전국 아동 관련 42개 상담소의 전체 상담건수 3만1303건 중에서도 ??생계곤란??(1만194건)으로 인한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급속한 가족해체로 양산되는 빈곤아동들은 사교육 열풍에 짓눌려 탈 빈곤의 중요한 수단인 교육마저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빈곤의 대물림??의 악순환이 심화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전 세계적으로 저 출산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 때, 출산을 장려한다고 요란을 떨기보다는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나마 제대로 잘 자라서 이 사회의 귀중한 인적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회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빈곤가족이 설령 능력이 모자라고, 신용관리를 잘 못했기 때문에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더라고 하더라도, 부모 잘못 만난 죄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빈곤가정에 대한 복지제도를 확충시켜야 할 것이다. 빈곤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부채 탕감 혹은 정부기금으로 대납,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취업 기회 확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확대, 경제문제로 이혼위기에 처한 가정의 우선적인 지원, 빈곤층 및 해체가족의 아동에 대한 우선적인 아동수당제도 도입, 공교육의 확충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빈민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빈곤의 대물림 또한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작품에서 내가 또 하나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곳이다. 난장이 일가가 살고있는 이 낙원구 행복동은 실제 지명에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낙원과 행복의 난장이의 전혀 낙원이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지금의 삶과는 전혀 반대되는 상황인 곳이다. 이것은 반어적 표현인데, 그들이 사는 이 땅이 `낙원`, `행복`과는 완전히 대칭적인, 지옥과 불행의 삶이라는 것을 냉소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난장이라는 소재는 사회적으로 약자이고 소외당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이유는, 아직 우리 사회가 강자에게는 약해지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강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한번 교직 수업과제물을 하기 위해서 동생에게 질문을 하나 던진 적이 있었다. ‘주변에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다면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내 동생들은 고등학생과 중학생이기 때문에 학교에 가서 설문지를 돌려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들의 답변을 받았을 때 생각보다 장애우에대한 편견이 너무 부정적이라는 대답이 너무 많아서 충격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함께 다니면 창피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장애를 가진 친구와 같이 있으면 똑같이 왕따를 당한다는 대답도 있었다. 학생들의 터무니없는 답변도 많았는데 그 중에 기억이 나는 것은, 장애가 옮을까봐 괜히 싫다라는 의견, 냄새나고 더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린 학생들이라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장애우에대한 편견이 너무도 심각했다. 그런 행동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주고 있는지 알고있냐는 질문에는 알고있기는 하지만 본인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은 약간의 죄책감만 있을 뿐, 책임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무리 학교에서 장애우에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단지 몸이 우리보다 조금 불편할 뿐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가르쳐도 몸에 베인 편견들은 어쩔 수 없나보다.
나의 고등학교 동창 중에, 학교 다닐 때 갑작스러운 화재로 전신 화상을 입은 친구가 있다. 정말 예쁜 친구였는데 얼굴이며 팔, 다리 할 것 없이 화상자국이 심각해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몸이 아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외모 때문에 주변에 있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자신을 멀리하고, 뒤에서 징그럽다고 수군거리고, 그렇지만 그런 아픈 마음을 터놓고 말할 친구가 없어서 괴로웠다고 말했다. 나 또한 그 친구가 화상을 입었을 때 멀리했었기 때문에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 친구가 종종 나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던 말이 있었다.
‘넌 상처가 없으니까 몰라. 상처가 몸에 있든 마음에 있든 상처가 있는 사람은 항상 상처가 없을 그때를 생각하면서 매일 밤을 울어. 상처가 없는 사람은 상처가 있는 사람의 고통을 몰라’.
그 친구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려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아무것도 아무 일도 해줄 수 없던 그때가, 내가 살면서 최고로 무능력하게 느껴졌던 때인 것 같다. 이 작품에도 그와 비슷한 문구가 나온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이 문구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가진 사람들은 못 가진 사람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말로만 들어서 알고만 있을 뿐이지 몸으로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는 모를 것이다.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소재는 위에서 언급한바 있는 도시빈민의 끝없는 고통과 연관이 되어,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내가 주목하고 싶은 다음 소재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다.
작가가 작은 공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세 가지의 의미로 해석을 해보았다.
첫째로, 작은 공은 사회적 약자들이 쏘아 올린 작은 꿈이다.
그들은 지금 아무데도 기댈 곳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이 세상은 너무도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다. 말로는 복지사회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약자들에게 돌아오는 복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약한 자를 위한 복지가 아니라 강한 자 즉,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인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 4대 보험이라고 하는 산재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들 또한 국민을 위한 보험이라고는 하지만 이것 또한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는 보험이다. 달동네 사는 사람들이 이런 기본적인 보험들의 혜택을 받을 수는 있을까? 언젠가 한번 TV 다큐멘터리에서 본적이 있는데,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돈도 터무니없이 적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그들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사는 것이 비록 우리에게는 소박한 꿈으로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이루기 힘든 큰 꿈인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좀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작은 공은 강한 자에게로 던지는 대포알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시빈민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행하는 가진 자들의 횡포와 위선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그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약간은 다른 맥락이지만, 2006년 2월 24일자 경제신문에는 효성노조 파업과 관련하여,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했던 효성 노동자들에 대한 손배가압류라는 법적 결정은 어디까지나 법이라는 권력을 가진 국가기관의 횡포라는 기사가 난적이 있다. 노동자도 엄연히 따지면 사회적 약자에 속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는데 에도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는 것이, 법을 앞세운 가진 자들의 횡포가 아니면 무엇인가.
난장이는 이런 가진 자들에게 타격을 주고 싶은 쇠공 즉, 대포알을 그들을 향해 쏘아 올린 것이다.
셋째로, 작은 공은 현실적 모순 아래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난장이의 작은 희망이다.
공을 하늘로 높이 던져보자. 그 공이 하늘로 날아가는가? 그렇지 않다. 공은 중력의 힘을 받아 다시 땅으로 떨어지게 된다. 난장이의 희망은 크지도 않은 `작은 공`이지만, 그 작은 공조차 중력에 의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꿔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놓여있는 그들이 자신의 소박한 꿈을 쏘아 올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또는 이루어지기 힘든 과제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넓게 풀이해보자면, ‘꿈’이라는 것은 덧없는 바람이나 희망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은 하지만 실제로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첫 번째 의미와 두 번째 의미를 종합해서, 국민을 위한 4대 보험조차도 혜택 받지 못하는 현실과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하는데도 탄압 당하는 이러한 현실적 모순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난장이의 작은 소망이 쏘아 올려도 떨어지는 작은 공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줌으로써 부유층의 각성을 촉구하고, 소외된 계층에게도 산업화의 혜택이 골고루 베풀어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작품을 발표준비를 하기 위해서 읽었을 때에는 생각 없이 술술 읽었기 때문에 발표문의 미흡함을 절실히 느꼈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난쏘공’을 다시 읽을 때에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내가 좀 더 관심을 가졌던 소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며 읽었고, 자료도 많이 찾아보았다.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내 스스로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낀 점도 많았고, 그와 더불어 과거에 장애를 가진 내 친구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과 나아가서 그 밖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나의 곱지 않은 시선들을 반성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또한 모든 문학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 그리고 세 번째로 더 파고들어 읽었을 때의 매력은 그때마다 다른 것 같다. 내가 지나쳤던 부분들도 다시 읽게 되어 소설을 읽는 재미가 한층 더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작가의 난장이 시리즈를 전부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