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우리 사회에서 갖고 있는 성에 대한 밝은 면은 남성적인 면이 강하다고 본다. 즉, 여성의 성적 본능이나 욕망은 어둡고 캄캄한 곳에 갇혀 있어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동적이며 피동적인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그 순수성-성이라는 고귀한 의미-의 중심으로 부터 여성은 멀리 떨어져 있다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본다.
전경린의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은 이러한 여성의 성적 본능을 어둠 속에서 과감히 끄집에 내어 드러내었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 요즘 여성 작가들은 성을 다루는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이어졌으며 당당해지고 있다. 그 당당함이 사뭇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소설 역시도 `미흔`이라는 매우 가정적이며 남편의 그늘에서 안주하며 살기를 바라던 한 평평한 여성이 남편의 외도를 통해 자신의 존재의 위치를 잃어버리면서 억압…(생략)

볼 계기를 준다. 불륜은 늘 그렇듯이 비극적 결말로 끝맺음한다. 이 명백한 사실을 바꾸지도 못함에도 비도덕적인 사랑을 감행하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이 소설에서도 게임을 제의하는 남자가 평판이 좋지 않음에도 여자는 참고하지 않는다. 논리와 지성으론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이 사랑감정이 아닐까 싶다.
영원이 모순으로 남아 있을 사랑, 새로운 활력과 기쁨을 안겨주는 사랑, 다가온 관심이 행복하다고 진실로 가치 있다고 여기기에 도덕적, 사회적 지탄과 가정파괴범까지 소리를 들을지라도 덤벼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쑥 찾아오는 허전한 마음을 누를 것이 없어 내것이 아닌 남의 것을 넘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인생은 어차피 꽉 채울 수 없는 빈잔임을 우린 알고 있지 않는가! 이제 불륜은 너무나 낡은 언어가 되어 현실 곳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갈수록 인간의 행복추구권이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시대에 행복을 기존 낡은 틀에 끼우려는 사고를 고수해서는 부작용만 는다. 서로간 신뢰에 금이 가지 않게, 서로가 지고 있는 짐을 덜어주기 위해 각자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될 것 같다.
문장도 매우 깔끔했고, 화려하게 쓰인 것이 아니어서 마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담담하게 읽혀졌다. 또한, 시골 마을을 묘사한 부분들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드문드문 놓인 집들이 도로와 함께 그림처럼 그려졌다. 여성 작가의 섬세함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인 것 같다.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들이 매우 많아 식상함이 보이던 중 여성 내면을 매우 섬세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