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니진스키영혼의절규

발레하면 가녀린 체구의 여자 발레리나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남자 솔리스트의 자리를 확고하게 한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슬라프 니진스키이다. ??목신의 오후??라는 작품을 통해 그를 처음 알게 되었고, 좀 더 그에 대해 알고 싶어 읽게 된 것이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였다. 지금까지 나온 니진스키에 관한 책들은 서로 각기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극단적이라고 해야할까? 너무도 확연히 드러나는 천재성은 주위를 놀라게 했지만, 최초의 경탄은 어느덧 시샘과 적의로까지 변해갔고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어 이해받지 못한채 슬픔에 잠겨 정신의 파국을 향해 서서히 침몰해 가게 되었다. 그러한 니진스키는 본질적으로 외톨이였다. 니진스키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은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이다. 그는 니진스키 인생의 교차로에 서있었다. 19살의 니진스키에게 35살의 디아길레프는 스승이요, 친구며 연인이었다. 그는 니진스키가 최고의 자리에…(생략)

자신의 추종자인 로몰라에게 청혼을 하고 만다(둘은 말도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하자 마자 결혼식을 올려 버리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디아킬레프는 당장 해고 전보를 쳤으며, 이후 그의 방해로 니진스키는 그 어떤 극장에서도 공연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후 니진스키는 극도의 가난에 시달리게 되었지만, 천성적으로 약한 정신력으로 그만 미치고 만다. 인생의 전부였던 춤을 출 수 없게 되자 니진스키는 그만 자신의 내부 깊숙이 너무 깊게 숨어버렸고 죽기 전까지 다시는 정상을 찾지 못했다. 이 일기는 그가 암흑 속으로 들어가있던 시절을 담고 있다. 자신을 신이라 칭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고백하기도 하고, 생각이라는 과정을 부정하고 직관적이고 감정, 본능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다. 어쩜 이렇게 소설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인지… 한없이 약한 영혼의 소유자이며, 한없이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였다. 춤에 대한 너무 강한 열망으로 그는 그렇게 자신을 감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니진스키에게 ??무용??은 신앙이요, 생명이며 영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