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를 읽고나서 `왜곡된 진실` 도가니독후감

[독후감]
도가니를 읽고서
<왜곡된 진실>
공지영신드롬으로 불리우고 있는 공지영의 신작인 ‘도가니’를 읽었다.
도가니는 청각장애우들이 다니는 학교인 무진시에 있는 자애학원에서 일어나는 성폭행과 성범죄를 다룬 이야기로 우리 사회의 거짓됨과 참혹한 현실을 다루었다.
도가니의 주인공인 강인호는 한때 잘나가던 무역회사를 이끌었으나 중국에서 사업하다 실패해 아내의 도움을 받아 무진시 자애학원의 기간제 교사 자리를 얻게 된다.
그리고 또다른 한명의 주인공인 서유진은 강인호의 대학 선배로 이혼을 겪고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데다가 가난까지 함께 겹쳐 무진시로 내려와 살고 있으며, 강인호가 무진시에 정착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이 무진시는 항상 안개가 자욱한 곳으로 처음 이곳에 첫발을 내딛은 강인호는 무섭도록 고요하고 짙은 안개에 뒤덮인 무진시에서 불길한 예감만 느낄 뿐이…(생략)

는 아이들은 외부와 단절된 이곳에서 유린될 뿐이었다.
그리고 이전에 일어났던 영수의 죽음과 학생들의 자살역시 이 학교에서 일어난 빈번한 구타와 성폭행때문이란 것을 알수가 있었다. 게다가 이 피해의 가해자들이 교장과 행정실장이며 여기에 기숙사 생활지도사까지 함께 가세했던 것이였다.

이런 이야기는 가끔씩 뉴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라 처음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읽게되었다.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그들의 고통의 크기가 너무나 큰 것을 알고 이런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피해자들은 말 한마디 할수 없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조차 이 사실은 은폐 해버리고 마는 그런 사실이 너무 끔찍했다.

이런 끔찍한 사실을 안 강인호는 대학선배이면서 무진인권운동센터의 간사인 서유진과 피해학생의 어머니, 그리고 교회의 최요한 목사와 함께 이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고, 엄청난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 한다. 하지만 자애학원과 결탁한 교육청, 시청, 경찰서등의 세력들이 이 사건을 덮기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폭력과 거짓, 그리고 돈으로 이 진실을 은폐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 한다.
이런 커다란 세력에 힘없는 강인호의 무리들은 당연히 한걸음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연히 아이들의 증언이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무진시의 세력들은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그들은 재판에 불려나가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일들이 알려지고 이제 가해자들이 재판에 서게 되었으니 그들은 당연히승자가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법정역시 그 힘있는 자들에 의해 면죄부로 풀려나게 되고, 이런 현실에 강인호와 아이들은 다시한번 좌절하고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이 진실을 덮고 있는 세상, 권력과 맞서기 위해 다시금 일어난다.

이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지금의 현실을 담은 너무나도 사실적인 이야기가 내 머릿속을 더욱더 백지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성범죄와 관련된 많은 사건사고는 매스컴에서 충분히 접해 볼 수 있었던 이야기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읽으면서 우리는 충분히 흥분하고 그들에 대해 역겨워하고 그들을 증오했지만 사실적으로 그들에게 맞설 수 는 없었다.
두렵고 겁이 났으니까, 그리고 그 일이 자신에게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범죄에도 입다물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굉장히 분노가 일어났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도 어쩔 수 없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돈과 권력이라는게 너무너무 무서우니까, 그 힘센 권력들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자기자신이 바닥으로 내려가게 될텐데 어찌 겁많은 자들이 그 사실을 들추어 낼수가 있을까..
물론 나도 그런 진실과 맞서기가 무섭다. 강한자가 약한자를 물어뜯고 강한자에게 복종하는게 현실이고 사회이니까 나도 차마 꺼내기가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이기고 사회와, 권력과 맞서는게 진정한 용기이자 우리 사회의 참담한 진실을 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