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제목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저 자 : 포리스터 카터
옮 김 : 조경숙
출판사 : 아름드리
책의 뒤 표지를 보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읽고 난 독자들은 이제 그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세계를 보지 않는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다지 큰 기대 없이 책을 잡았던 나는 이 말에 적극적인 기대도, 거부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래봐야 책`이라는 생각 이외에는… 실제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 내 삶의 방식을 바꿔 놓치는 못했는지도 모르나 표지 위의 그 문장에 작은 공감을 보낸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다섯 살 짜리 인디안 혼혈아가 부모님을 차례로 잃고 체로키 족인 할머니 할아버지와 산 속에서 살아온 칠여년 정도의 기간을 적은 이야기이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면서 내내 생각되었던 것은 `시점의 차이`라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아직도 <내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의 마력에…(생략)

나무`가 어리석게 그 송아지를 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 일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송아지가 죽었을 때 할아버지는 "자, 봐라, 작은 나무야. 너 하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단다. 만약 내가 그 송아지를 못 사게 막았더라면 너는 언제까지나 그걸 아쉬워했겠지. 그렇지 않고 너더러 사라고 했으면 송아지가 죽은 걸 내 탓으로 돌렸을 테고. 직업 해 보고 깨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어."라고 말했다. 그런 실수를 저지른 것이 나의 상황을 살고 있는 나라면…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며 비난받았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들에 익숙해 있던 나는 `작은 나무`의 그런 실수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이미 두려움 이었다. 그러기에 그것은 내게 부러움이기도 했고, 충격이기도 했다. 또한 자칭 문명인들이라는 사람들의 교육 수준과 신앙의 수준에 한심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몇 백년 전의 일들이 아니다. 불과 몇 십년 전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소위 문명인들이라는 그들의 교육이라는 것은 철저한 어른 중심이며 인종차별이나 하는 못난 모습에 불과하고, 종교인들은 신의 수준을 자기들의 좁고, 이기적인 그 수준에 맞추고 있었다. 또… 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서 노인들의 삶의 지혜와 인디언들만의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격하지 않았으며, 자연과 융화되어 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필요 한만큼만 가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사랑한다는 고백의 가치를 알려주는 사람들이기도 했으면 좋은 것들로 나누는 것 또한 실천하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죽음 앞에 아름다웠다. 삶에 대한 집착으로 허덕이다 추하게 죽어가지 않았고, 자기의 죽음 앞에 준비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작은 나무`만은 남겨둔 그들의 죽음이 내게는 두려움이었지만 그들에게는 공유되는 것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서 책을 보듬으며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하는 생각을 했다. 내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허용된다면… 한번쯤 아름다운 영상 속에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담아보고 싶다. 감상을 마치며… 아쉬움이 남는다. 한정된 페이지로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막을 내렸다는 사실도… 내가 받은 감동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 표현력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