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만화로떠나는

도서 :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제목: 변하지 않는 것의 변화
나는 개인적으로 이원복 교수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의 책은 항상 나에게 유용하고 새로운 정보와, 사회에 대한 넓은 시야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그의 책이 만화이며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책은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만화를 통해 쉽고 또 재미있게 전달한다. 그의 책이 유명해지고 많이 읽히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많은 종류의 그의 책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바로 이 책이다. 그의 여러 책들이 연재물들을 간추려 만든 것과는 달리 이 책은 그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해서 만든 책이며, 따라서 그 내용의 연결성과 짜임새가 그의 어떠한 책보다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1세기, 즉 앞으로의 미래 사회의 모습에 대한 예상과 그 예상을 하게 된 근거인…(생략)

혁명의 3개의 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일단 현재의 사회가 산업 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넘어가는, 즉 정보화 사회라는데 주목하였다. 즉, 우리는 인간 역사상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정보 혁명을 겪고 있으며 지금의 사회는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변화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변화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란 말 그대로 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변한다는 것은 분명 원래의 상태는 포기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원래 상태를 포기하지 않고는 변화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즉 변화를 하면 원래 상태와 변화 후의 상태는 분명 다르다. 그런데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즉, 원래의 상태가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천천히 변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변해 가는 시기에는 원래의 상태와 바뀌려는 상태가 양존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가 변화하는 시기인 지금 산업 사회와 정보 사회의 양존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변화는 인류역사상 유래가 없이 빠른 변화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에 비하여 더욱더 혼란스러워 한다고 하고 있다. 그는 지금의 혼란스러운 사회가 이러한 변화의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으며, 결국 사회는 산업 사회에서 다음 형태인 정보 사회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산업 사회적 가치관을 정보 사회적 가치관으로 바꾸어야만 미래에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는 이런 미래, 즉 정보 사회의 모습에 대해 지식의 의미 변화, 차원의 변화, 개인 권력의 강화, 개인 중심적 사고의 4가지 예로 들고 있다.
먼저 정보 사회에서의 지식의 의미 변화를 보면, 지금까지의 지식이란 ‘발견과 발명의 지식’으로서, 한 분야의 지식을 모두 머리 속에 넣고 그 지식을 토대로 한 발짝 전진하는 것이 성공의 지침이었으나, 정보 사회의 지식이란 ‘조립과 조합의 지식, 창조의 지식’으로서, 새롭고 획기적인 지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성공의 지침이 된다. 즉 과거에는 지식의 양이 한정되어 있었으며 빠른 공유가 어려웠기 때문에 모두 외우고 습득하여 그것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성공이었다. 그러나 지식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인터넷 등으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는 정보 사회에서는 깊고 좁은 지식보다는 폭넓은 지식으로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성공하게 된다. 즉 과거에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정보 사회에서는 여러 우물을 파는 것이 정석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지식의 의미 변화에 따라 교육 역시 외우는 산업 사회의 교육 방식에서 창조적인 정보 사회의 교육 방식으로 변해야 한다.
또한 정보 사회는 4차원의 세계이다. 인간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차원을 늘려 왔다. 원시 수렵 사회에서 정착 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인간은 점의 세계(이동이 없이 한 곳에 눌러 살았으므로), 즉 0차원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그 뒤 산업 혁명이 이루어지고 기차, 배 같은 운송 수단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선의 세계(기차나 배는 정해진 선로나 항로로밖에 이동하지 못하므로), 즉 1차원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또 다시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인간은 면의 세계(자동차는 땅에서 이동하므로)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20세기 비행기가 대중화되면서 드디어 인간은 공간의 세계(비행기는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어느 곳에 가기 위해선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 즉 3차원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인터넷 등 정보 통신의 발달로 시공간의 세계(정보 통신의 발달로 이제 지구 어디든 1초 내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모든 사무를 처리한다. 즉 과거와 다르게 이제 시간을 초월한 것이다.), 즉 4차원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인간은 이렇게 순차적으로 발달해 왔으며 드디어 4차원의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 4차원의 정보 사회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4차원의 세계란 인간이 그 동안 필연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제약, 즉 공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정보 통신이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시간 때문에 생기는 공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졌고 세계는 말 그대로 좁아진 것이다. 이로 인하여 국가 권력은 약해지며 반대로 개인의 힘은 강해지게 된다. 국가 권력이란 정보의 독점과 국경 확보가 있을 때 힘을 발휘하는데 4차원의 정보 사회에서는 개인이 정보를 얼마든지 손에 넣을 수 있으며 국경 역시 그 의미가 희미해지기 때문이다.
또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런 변화로 인하여 개인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진다. 과거에는 사회 조직이 큰 힘을 발휘했으나 통신의 발달과 개인의 의식 신장으로 개인들은 더 이상 조직에 묶여 있는 착한 양이 아니다. 즉, 개인이 조직의 일부가 아니고 개인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대신 이러한 강력해진 개인들을 통제하기 위한 개인들 스스로의 약속인 법 역시 더욱 강해져 자율적인 사회 안정을 추구하게 된다.
따라서 결국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공동체 중심주의에서 개인 중심주의로 바뀌게 된다. 세계가 지구촌이 되면서 지역에 따라 달리 존재하던 패러다임이 개인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는 자유롭고 허례허식이 없는 현실적인, 따라서 윤리나 도덕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런 정보 사회의 4가지 변화밖에도 이원복 교수는 미래 사회의 특징을 7가지로 나누어 고찰하였는데 그 내용은 너무나 방대하므로 요약은 생략하겠다. 그러나 그 내용의 골자를 살펴보자면 미래는 과거처럼 질서 있고 틀에 잡힌 사회가 아니며 절대적인 진리보다는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진리가 통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절대적이고 이유 없이 지켜져 왔던 도덕과 윤리도 더 이상 완벽한 것이 아니며 절대적 진리는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절대적인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겠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상황과 형편에 맞는 잠정적 진리만이 있다는 것이 이원복 교수의 주장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러한 책의 내용들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아직도 도덕과 윤리를 신봉하는 사람들과 보수주의자들이 많은 것을 볼 때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변호하고 싶다. 그리고 이른바 도덕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적인 것인지 말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껏 절대적인 진리가 있다고 믿어 왔다. 살인은 무조건 나쁜 것이며 도둑질은 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살인이 왜 무조건 나쁜 짓이며 도둑질은 왜 벌줘야 하는지. 사실 생각해 보면 그저 나쁜 일이니까 라는 이유 말고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어릴 때부터 그것이 나쁘다고 배워 왔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살인은 좋은 일이라고 배웠다면 살인이 범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애초에 선악 따위는 없다는 것이다. 선악의 구별은 원초적인 구별이 아니고 인간이 편의를 위하여 나눈 것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 구별에 반대하는 인간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그런 인간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람들이 윤리나 도덕을 지키지 않는 다고 어떤 사람을 욕하거나 피해를 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윤리나 도덕이 그 사람은 지키고 싶지 않아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것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행동이 전부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회에 살고 있고, 그런 이상 동의한 약속, 즉 사회의 법을 준수하며 살아야 한다. 즉, 인간은 자유롭지만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상 행동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 주장은 개인적인 일, 즉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윤리나 도덕으로 제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낙태나 동성연애, 안락사 등의 개인적 문제를 단지 윤리적으로 그르다는 이유로 하지 못하게 하고, 그런 것을 찬성한다고 해서 비도덕적이니 해서 욕하는 행위는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알아서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이나 윤리보다 상위의 권리이다. 우리는 격변하는 미래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적인 진리를 깨달아야만 한다. 정보 사회에는 산업 사회의 윤리나 도덕만으로는 안 된다. 정보 사회에는 정보 사회에 맞는 새로운 윤리와 도덕이 필요하다. 또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새로운 사회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여 정보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즉, 다가올 미래에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정보사회의 진정한 힘인 창조력을 키워야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직시할 때 우리는 진정한 정보 사회의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