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읽고 일반독후감 무량수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처음 이 책을 읽으려고 했을 때 내용이 어렵다고 하면서 읽지 말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다. 겉표지나 분량에 위협이 있었다고 할까? 어렵다고 했지만 생각보단 어렵지도 않고 괜찮게 읽을만한 책 같았다. 단어 하나하나가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가 아니라 좀 생소해서 어렵다고 한 것 같다. 내용면에선 어렵다보단 묘사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미술에 관한 책으로 알고 읽었는데 처음 차례를 살펴보니 미술이라기 보단 한국의 멋에 관한 책이라고 해야 더 맞는 말 같았다.
‘한국미의 산책’이라는 소제목에서 읽은 온돌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온돌이 진짜 한국만의 멋 같다. 이제까지 밥하면서 나는 연기로 방은 데우는 정도? 초등학생 정도의 지식만 알고 있었는데, 온돌의 복잡한 원리…(생략)

라는 생각도 했다. 왠지 토우라도 신라 것이라면 색도 화려하게 입혀지고 장신구도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아무리 신라라고 흙의 소박함과 멋을 살려 토우를 만든 것 같다.
나는 도자기에 관심이 없다.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고려청자라고 해도 난 잘 모르겠다. 실제로 본 적이 없으니, 하지만 신기한 것은 몇 백 년 전 기술로 만든 청자의 비밀을 아직도 풀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때 사람들이 후손을 조금만 배려해서 글로 써뒀다면 좋았을 것 이라는 생각도 든다. 색깔 중에서 나는 흰색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백자가 소박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백자를 소박하다고 하지만 왠지 그 하얀빛이 오히려 더 고급스럽고 여러 가지 색과의 조화가 더 멋스럽다.
책에 뒷부분에는 내가 진짜 보고 싶었던 그림과 화가들에 대해 나와 있다. 미술 수업시간에 김홍도를 자주 접하다 보니 매우 친숙했다. 김홍도의 민화에는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웃고 있다. 가난해도 행복하다는 작가의 표현인가? 단원은 민화만 그린 것이 아니다. 그도 양반인지라 당연히 민화만을 고집했을 리가 없는데, 왠지 어색했다. 평양 감사가 행진하는 그림도 있었고, 산수화도 있었다. 민화에서와는 다른 느낌에 그림들이다. 신윤복의 그림은 소박한 서민이 아닌 기생과 선비, 남녀간의 애정에 대한 그림이 많다. 혜원이 그린 그림에서 여자가 없는 그림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걸 이런데서 다시 되새기게 됐다. 파적도가 김득신이란 화가의 그림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파적도에서도 고양이가 병아리를 물어갔음에도 아줌마는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득신의 민화에도 사람들 표정이 밝고 여유로워 보인다. 이런 게 민화의 특징이라는 것인가? 마음에 든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모든 책이 시간이 지나면서 책에 대한 느낌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이 책은 특히 그럴 것 같다. 작은 토우 봐도 여기서 읽은 내용을 되새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