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마지막 한숨

무어의 마지막 한숨
주인공은 시작부터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 후추에 관한 얘기를 했던가. 그 이후 또 달리고 강한 향신료 냄새가 나고 누군가는 죽고 또 다른 사람은 환상을 보고 진실을 알 수 없는 음모가 있었고 그 가운데서 나는 매우 빨리 늙어간다. 더 이상 생각나는 것도 없고 느껴지는 것도 없다. 끈질기게 살아 있었다는 것 밖에는. 남들과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받았지만 그걸 좀 더 빨리 쓰고 죽었을 뿐이다. 무엇을 읽었든지 간에 이 책 속에는 여름밖에 없다. 나에게는 그 외에 다른 것을 읽은 기억이 없다.
이 책은 정말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정말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지만, 약간 어려운 느낌도 없지 않아서이다.
우선,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남들보다 2배의 속도로 인생을 사는(성장 속도 또한 2배나 빠르다) 주인공 무어의 삶과 사랑, 그의 열정. 향신료 장사를 하는 어느 명문가정의 충격적인 사…(생략)

마한 양의 내용이 담겨있다.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남편. 그 남편의 아들. 그 아들의 형....
꽤나 복잡한 구조의 집안이야기가 한 가득 들어있다. 이 책을 나는 3주에 걸쳐서 내용을 재대로 읽었다. 라고 말할 수 있게되었다. 책 내용은 꽤나 어렵다. 살만 루시디, 그에 문체는 정말이지 이리 갔다가, 저리로 튈지 모르는 문장력과 글 내음이 보인다. 이 무어의 마지막 한숨(상)을 다 읽고 나면 마치 책 다섯 권을 읽고 난 후와 비슷한 포만감이 느껴진다.
나는 진심으로 놀라고 감동 받았다.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다섯 권 분량의 이야기가.
다섯 권 이상의 막대한 어디서부터였고 어디서부터 내용이 바뀌는지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매끄러운 전개에 놀라고 또 놀랬다. 다소 지루한 책이 될 수도 있겠다만.. 진정한 재미는, 배를 잡고 웃음을 토해내야만 재미가 아니지 않은가. 이 책은 정말 구절 구절이 마음에 들고, 진행이 긴박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말투가 너무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주인공들의 삶에서 숙연함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