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을 읽고 무정최종

무정의 진짜 주인공은?
‘무정’을 읽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과연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가 궁금했다. 분명 이형식은 작가인 이광수의 모습을 투영한 사람이다. 그리고 누가 보나 이형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나 이형식은 ‘무정’이라는 제목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경성학교의 영어 교사이고 장래를 촉망받는 인재일 뿐만 아니라 선형과 약혼을 하여 미국 유학길에 떠나게 된다. 영채라는 여인을 통해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그는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나라를 살린다는 생각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에게는 어려움이나 시련, 방황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 책의 주인공에 어울리는 사람은 박영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정. 말 그대로 정이 없다는 뜻이다. 집안의 어려움을 겪고, 아버지와 오빠를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되지만 영채는 이형식 하나만 바라보고 정절…(생략)

느껴보기도 하고, 음악을 배워보기도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병욱과 함께 동경 유학을 떠나는 길에 미국 유학을 떠나는 형식과 선형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어색한 그들이었지만 수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자선 음악회를 같이 열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 것임을 다짐한다.
이렇게 먼저 깨어난 자신들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이 소설의 주제이다. 이형식의 삼각 갈등과 나라를 부강하게, 개화의 논리를 편다는 것이 이 소설의 두 개의 큰 틀이다. 이런 면에서도 나는 박영채가 진정한 주인공이라 생각했다. 전근대적 사고를 가진 여자에서 개방적 여성으로 변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진짜 배워야 하는 의미를 보여 주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