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를 읽고 롤리타

롤리타
주인공 험버트는 파리 출생으로, 열세 살 때 애너벨 이라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이 어른들에 의해 좌절되고 소녀가 병으로 죽자, 그 이후 아홉 살에서 열네 살 사이의 어린 소녀를 탐하게 되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가 된다. 순진한 아름다움보다는 천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님펫이라 불리는 이 소녀들은 30년쯤 연상인 험버트에게 마술적 힘을 가진 악마로서 작용한다.
험버트는 속마음을 숨긴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서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기쁨을 맛본다. 박학다식한 그는 발레리아라는 여자와 결혼고, 친척으로부터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려는 날, 아내의 외도로 결국 이혼한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와 방을 얻게 되는데 그 집의 여주인 샬로트의 열두 살 난 딸 롤리타에게 광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을 느끼게 된 험버트는 롤리타의 곁에 있기 위해 샬로트와 결혼한다.
어느 날 롤리타에 대한 사랑을…(생략)

이용하고 버린 자가 극작가 퀼티임을 알아내고는 그를 찾아가 죽이고 경찰에게 붙잡힘으로써 이야기가 끝이 난다.
이 책은, 험버트의 감정들로 가득 차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험버트라는 사람이 도덕적인지, 도덕적이지 않은지의 고민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로지 그가 불쌍했고 그가 사랑한 롤리타가 여자의 입장으로써 안쓰러웠을 뿐이다. 역자는 후기에 ?? 험버트의 사랑은 운명적이고 격정적이고 마술적인 것. 극도의 자제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광적인 것?? 이라고 말했다. 지극히 내 감정으로만 비춰본다면 험버트가 롤리타를 향한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보상이며 집착이고 그리움일 뿐이였다. 롤리타.
충격적인 소재만큼이나, 읽기가 참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다. 무슨 매력이 반세기라는 짧은 세월동안 이 책을 고전의 반열에 올렸을까. 로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자라 내장을 꺼내 키스하고 싶다는 토로하는 험버트의 독백이나 내 귀여운 창녀라는 애칭같은 저속적인 표현은 여태껏 우리가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관을 깨버린다. 상대에게 바라는것없이 무엇이든지 내줄수있는것이 사랑이라면 바로 험버트의 사랑이 모든 감정을 연소시키고 찌꺼기하나 남지않은 바로 완전한 사랑이다. 상대방의 모든것을 소유하려는 욕심, 끓어오르는 질투심, 한시도 식을줄모르는 육욕같은 극단의 감정은 험버트를 이해할수없지만 공감하게 만든다. 모든것에 비겁해진 지금의 나로서는 험버트란 인물이 부러워지기도 한다. 언제 한번 불타오른적이 있었던가. 사랑의 열병에 한번 앓았던 적이 있었던가. 롤리타를 읽고서야 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않았단걸 깨달았다. 사랑은 파괴적이다. 그래서 아름답다. 모든것을 태워버리는 불꽃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