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이웃나라 먼나라이웃나라

3차 독후감 - 먼 나라 이웃나라를 읽고
어렸을 때 ‘먼 나라 이웃나라’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와 과학에 흥미가 있었던 데다가 보기 쉬운 만화책으로 되어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너무 재미있어 계속 반복해 읽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각각의 장면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 중에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이 이탈리아 편이었고, 가장 생각을 많이 한 것이 영국 편이었다. 영국 편의 후반부에 산업혁명에 대한 코너가 있었다. 어렸을 적 읽을 때는 ‘아 그랬었구나’하며 읽었는데, 자라면서 계속 읽다보니 산업혁명의 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과연 과학기술로 자연파괴를 막을 수 있을까?
현재 과학 기술력은 과연 환경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까?
몇몇 사람들은 충분히 과학 기술로써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기술 지상주의자들은…(생략)

나왔다. 물론 현재 과학 기술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현재 상태의 배 이상으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과학 기술이 환경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환경 오염?자원 고갈?에너지 문제?기후 변화 등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들을 모두 처리해내기에는 과학 기술의 힘은 너무나 약하다. 현재 과학 기술로는 암?에이즈?천재지변?오존층 파괴 등 여러 문제들을 막지 못하고 있다.
또, 과학적으로도 기술 지상주의의 문제점의 예를 들어보자. 비록 과학기술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한다 할지 라도,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은 유효하다. 그런데, 제1법칙의 경우 폐쇄된 계에서 물질도 에너지의 한 종류로 볼 때 에너지의 총량은 일정하다는 것이고 제2법칙의 경우 에너지의 흐름은 비가역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제2법칙에서 에너지의 흐름은 유용한 에너지에서 무용한 에너지로 흐르기 때문에 사람이 이용가능한 에너지는 점점 줄어든다.
이에 따른 구체적 예로는, 자원 문제를 들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쓰레기를 재활용 하여 다른 새로운 자원으로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 효율은 최대한 재활용을 해야 100%를 다 회수할 수 있으며, 그 이상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최대한 재활용을 한다는 것은 이론상의 의미이므로, 실제 생활에서는 100%는커녕 현재 상태로는 40%의 회수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사람이 재활용을 하는 데 들어가는 일을 생각해 보라)
에너지 문제 역시 그 예가 될 수 있다.
‘...에너지원은 재생이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하게 복잡한 기술이란 짐을 지고 있거나 아니면 두 가지 모두의 문제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에는 점점 더 많은 자본 투자가 필요하고 따라서 민간기업 체제하의 자유시장에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
또 지금 과학 기술은 너무나 전문화되었다. 다음 글이 이를 잘 나타내어 준다.
‘....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지나친 전문화는 어떤 종의 멸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오늘날 우리는 지나치게 전문화되고 또 기존의 에너지 환경에 너무 익숙해져서 근본적으로 다른 에너지 환경으로 옮겨가는 융통성을 대부분 잃어버렸다.’
현재 에너지 자원이 바닥나 가는 이 시점에서 자칫 잘못하면 인류의 멸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회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물론, 극단적인 생태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모든 과학을 폐기하자는 등의 주장은 옳지 못하다. 또한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재앙으로 다가올 것 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 둘의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그 중 하나의 것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을 제안한다.
1992년 6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었던 유엔 환경 개발 회의(UNCED)의 `리우 지구 환경 선언`이 천명한 환경 정책의 목표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ESSD ; 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이다. 이 지속 가능 개발의 개념은 앞으로 범지구적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적 공동 대응에 있어서 규범이 될 `의제 21(Agenda 21)`의 전체를 흐르고 있는 원칙이다.
그러나 사실 지속 가능 개발이라는 말 자체는 애매하다. 이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것으로 알려진 `환경 및 개발에 관한 세계 위원회(WECD)`의 `브란트랜드 보고서`는 지속 가능 개발을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개념은 우리가 물려줄 환경과 자연 자원의 여건 속에서 우리의 미래 세대도 최소한 우리 세대만큼 잘살 수 있도록 담보하는 범위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을 이용하고 자연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략적으로 보면, 지속 가능 개발의 개념을 세가지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장 좁은 의미로는 어떤 특정 자원의 총물량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그 자원의 증가분만 사용하거나, 또는 감소분을 다른 대체 자원으로 보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무나 물고기의 경우 이들의 증가분만 계속 채취한다면 이들의 총물량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천연 가스의 이용으로 그 매장량이 감소하더라도 풍력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이용 가능 에너지의 양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좁은 의미의 지속 가능 개발은 어떤 특정 자원의 지속 가능 개발을 보장해 줄 수는 있어도 다른 자원의 지속 가능 개발을 저해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산림은 목재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대기와 수질을 정화시키고 수자원을 함양하며 대기와 수질을 정화시키고 수자원을 함양하며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산림의 증가분만 벌채하면 나무의 총물량은 유지되겠지만 그러한 유익한 기능에 많은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속 가능 개발의 개념을 산림, 수자원, 동식물 등을 총괄하는 생태계의 지속을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생태계의 지속을 의미하는 지속 가능 개발은 좀더 넓은 의미의 개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생태계의 지속만을 고집하는 지속 가능 개발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같은 나무라도 경제성이 높은 나무를 심으면 생태계도 보호하고 경제적 이익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브란트랜드 보고서`가 정의하는 지속 가능 개발의 개념은 이와 같이 경제와 환경을 포괄하는 매우 넓은 의미의 지속 가능 개발이다.
그러나 이 지속 가능 개발이라는 개념을 현실에서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현세대의 필요`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따라 지속 가능 개발의 내용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필요와 사치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따라서, 필요의 범위가 고무줄처럼 얼마든지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다.
예컨대, 자동차는 필요의 범주에 속하는가, 아니면 사치의 범주에 속하는가?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자동차는 거의 생활필수품처럼 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중국의 10억 이상 인구에게도 한 사람이 자동차를 한 대씩 가지게 하면서도 과연 범지구적 지속 가능 개발이 가능할 것인가? 아마도 그런 지속 가능 개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미래 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은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 능력이란 자연 자원의 부족을 극복해 나갈 능력을 주로 의미하는 것이니, 이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지속 가능 개발의 내용 또한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많은 자연 자원들은 고갈성 자원들이요, 재생 불능 자원들이다. 따라서 미래 세대에게 현재의 재생 불능 자원들을 있는 그대로 물려준다는 것은 곧 현세대 사람들은 이 자원들을 전혀 쓰지 않아야 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같이, 고갈이 불가피한 자원에 대해서는 예컨대 자연 자원을 보다 더 잘 아껴 쓰는 기술이나 수단을 후세에 남겨 준다든지, 다른 어떤 방법으로 그 고갈을 보상해 주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는 우리 세대보다 더 불리한 자연적 여건을 물려받게 될 것이며, 이래서는 `리오 지구 환경 선언`이 천명한 지속 가능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처럼 지속 가능한 개발로서 과학 및 경제 발전의 방향을 잡는다면, 환경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바삐 우주로 진출해 복합 환경인 지구를 덜 훼손하면서 단순 광물 환경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