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 이야기 모래톱 이야기

모래톱 이야기
저자 : 김정한
출판사 : 범우사
사회의 모순과 해결 방안..
몇 달 전부터 주 5일 근무제 시행 여부가 사회적 논란이 되어 기업가와 근로자 사이에 찬?반 양론이 대립되고 있다. 기업가는 노동 시간의 감소로 기업의 이윤 하락을 반대 이유로 제시한 반면, 근로자는 휴식과 여가의 증가로 노동 능률의 상승을 내세워 찬성했다. 그러나 이 논제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IMF 이후 경제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다수에게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그들에게는 주말 일자리를 박탈당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제도는 안정되고 여유 있는 일부만을 위한 제도인 것이다. 올바른 사회 제도라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납득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관찰자인 `나`는 나룻배 통학생인 까닭에 매일같이 지각을 하는 「건우」라는 학생에게 관심을 갖는다. 어느 날, 그…(생략)

`의 소유권 분쟁에서 일제와 소수 유력자들이 섬을 취득하게 되는 과정도 이와 흡사하다. 약자들은 사회적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 한다. 그만큼 사회 제도가 소수의 유력자들만을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래톱 이야기" 속의 갈밭새 영감은 이러한 모순에 항거한다. 그러나 결국, 살인죄가 적용되고, 건우의 행방이 묘연해진 걸로 보아 불이익은 그들의 것으로 돌아가고 만다. 잘못의 원인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지만, 사회 제도의 모순 때문에 결과는 엉뚱한 방향으로 귀착된 것이다. 약자는 더욱 약해지기만 하고, 강자는 더욱 강해짐으로써 사회의 올바른 균형은 깨지게 된다.
우리나라는 계층간 심각한 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다. 소수의 부유층이 국가 전체 재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 반면, 아직까지 하루 벌이로 하루를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만 있어도 떼돈을 버는 사람이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수의 부유층은 온갖 편법을 동원하여 그들의 재산을 늘려 간다. 어찌 보면 우리의 느슨한 사회 규정이 그러한 그릇됨을 부추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돈과 힘, 두 가지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구시대적 이론은 이제 끝났다는 것이 증명되기란 힘든 것 같다. 우리는 선진국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만 했을 뿐, 뒤돌아보고 반성할 줄을 몰랐다. 유력자들이 이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뿐만이 아니라 다수의 약자층도 함께 구성한다는 사실을 간과(看過)해서는 안 된다. 제도적인 불이익으로 인한 불균형과 불평등 때문에 힘없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국가의 균형적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이것은 선진국보다는 후진국 모습에 더 가깝다. .
균형적인 발전은 사회의 모순 해결을 위한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계층의 차이를 최소화시켜,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 결과 「빈익빈(貧益貧) 부익부(富益富)」모순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사회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소수보다는 다수를 위한 정책이 사회의 통합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사회 구성원 각자가 균형 잡힌 의식을 바탕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균형적인 발전의 토대가 마련되고 궁극적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건우」나, 「갈밭새 영감」은 우리와 더불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