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도를 읽고 나서 무녀도

무녀도
저자 : 김동리
출판사 : 소담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개화기다.
평소 수업시간을 통해서 개화기에 새로운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와 혼란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이 단편 소설에서 어머니와 아들간의 대립을 보면서 개화기 당시의 전통문화와 서양문화의 혼란상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처음에는 `나`가 등장하는데 `나`가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말하면서 소설의 내용이 시작된다.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잡성촌이 라는 마을에 무당 모화와 그의 딸 낭이가 살고 있었다. 모화에게는 낭이 뿐만 아니라 사생아인 아들 욱이가 있었지만 공부를 시키기 위해 어렸을 때 절간으로 보내고 십 년 째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 욱이가 모화의 집에 찾아온다. 어머니는 아들을 반갑게 맞이했고 아들 또한 어머니와 얼싸안으며 반가워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야기의…(생략)

다. 욱이가 죽은 뒤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씩 기독교를 믿게 된다. 퇴락한 집에 갇혀 탈진 상태에 빠진 모화는 어느날 마을 밖의 예기소에서 벌이는 굿판에서 예수가 진짜냐 신령님이 진짜냐 하는 동네 소문 속에 마지막 굿판을 벌인다. 아들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초월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귀신이 씌여서 였을까? 마지막 굿판에서의 모화의 모습은 정숙하고 예뻐 보이기까지 했다. 밤중까지 굿을 하던 모화는 넋대를 잡고 물속에 잠겨 버리고 만다. 처음에 모화의 죽음을 보고는 정말 무책임 하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엄마로서 귀가 먼 딸자식은 어쩌라고 저렇게 죽어 버린단 말인가 ! 하지만 나중에 다시 읽고 나서는 생각이 좀 달라졌다. 한평생 무당으로서 신령님을 믿고 굿을 하며 산 그녀이다.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고 살았을 터인데 한순간에 그것도 자신의 아들에 의해서 기독교라는 새로운 종교로 무너져버린 그녀는 아마도 누구보다도 큰 한을 품고 죽지 않았을까 싶다. 이 소설이 비극으로 끝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전통사상과 새로운 서양 종교 사이의 갈등이다. 서로 조금만 상대성을 가지고 조금씩 이해하고 배려하며 각자의 믿음과 신앙을 키워 갔으면 이런 비극적 결말은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