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무진기행(김승옥)
무진기행이라? 처음에 제목만 보고 혹시 이 소설이 `무진`이라는 지역을 여행하고 나서 쓴 기행문 형식의 소설이 아닐까 하고 짐작했다. 그러나 나의 이 허술한 짐작은 나의 생각의 깊이만큼 단순하여 여지없이 빗나갔다.
무진기행의 작가는 김승옥 으로 1941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하고, 1945년 귀국하여 전라남도 순천에서 성장하였으며 1962년 <생명연습>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의 소설은 대체로 개인의 꿈을 용인하지 않는 관념체계, 사회조직 등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곧 아웃사이더를 향한 열정이 그가 쓴 소설의 중심적이고 일관된 내용이다.
무진기행의 서술자로 등장하는 주인공 윤희중은 돈 많고 배경이 든든한 과부와 결혼해서 제약회사 간부가 된 사람이다. 그는 전무가 되는 승진의 길목에서 아내의 권유로 잠시 머리를 식히러 그의 어머니의 묘…(생략)

것이고 해볼 것이다. 그러고는 사람들은 현실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고 부와 출세가 주는 쾌락에 빠져 삶의 본질을 망각한 채로 살수도 있고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과 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현실과 타협하여 편하게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오히려 부와 명예보다도 내 꿈과 소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난하다고 반드시 불행한 것도 아니고 부유하다고 반드시 행복한 건 아니니까. 그리고 나 또한 언젠가는 이런 고뇌 속에 방황하겠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현실 타협적으로 살기는 싫다. 주인공처럼 부와 명예와 출세를 위해서 삶을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난 이 소설을 보면서 한가지 다짐한 것이 있다. 정직하게 내 자신을 돌아보며 나의 미래를 정확히 다시 설계하겠다고, 다시 한번 내 정체성을 찾겠다고, 최소한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현실에 끌려 다니며 살지는 않겠다고 그리고 내 남은 삶 또한 무진의 안개처럼 허무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