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수수께끼를 읽고 문화의 수수께끼

문화... 나는 평소에 이 `문화` 라는 말에 대해서 의문점이 많았다. 문화란 관습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사회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 또는 즐기는 것?
`어떤 지역, 혹은 도시의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고, 의식이나 행위`. 사회 문화 시간에는 이러한 정의를 통해 문화에 접근하고 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만으로는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부족했다. `그럼, 소수의 사람만이 즐기는 행위 따위는 문화가 아닌가? 그럼 PC방 문화란 무엇이며, 인터넷 문화란 무엇인가?`, `동양 문화, 서양 문화하는데, 문화를 그렇게 양분할 수도 있는가?`, `그렇다면, 동양의 문화란 대다수의 동양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문화인가?
그럼 중국, 일본, 한국의 문화에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는가?`, `소수 미개족의 생활 양식도 문화가 될 수 있는가?` 등등.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냥 수업시간에 가르쳐 준대로, 메모나 잘…(생략)

이겠다니... 문화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
인이 아닌 나로서도,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 일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저자
에 대한 일종의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는 여러 가지의 대표적인,
과학적 설명이 불가능할 것 같은 사례들을 하나씩 하나씩 열거하며, 그에 대한 과학적 설명
을 한 후에 마지막에 가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인도의 암소숭배` 에 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가 다 인도의 암소숭배 사상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힌두교의 성서인 코란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함께. 사실 인도의 암소 도살 금지가 무엇 때문이냐는 물음에 누구나가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성서에 그렇게 쓰여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논리적인 대답이 되지 못한다. 성서
에 쓰여 있어서, 암소 숭배를 한 것이 아니라, 암소 숭배를 할 필요성이 있어서 성서에 그렇
게 기록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 마빈 해리스는 이 문제에 대해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세계의 다른 많은 학자들은, 암소 숭배 때문에 아무 쓸모도 없는 1천만 마
리의 암소가 생명을 유지해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도인들의 생활 환경은 개선될 수 없
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이러한 암소들 때문에 인도인들이 지금의 상태라고
유지할 수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저자는 암소의 경제적인 가치에 대해서 설명해 보였다. 암
소는 우선 우유를 생산해 낸다. 비록 그 양이 적기는 하지만, 그것만이라도 인도인들에게는
중요한 식량 자원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암소가 내놓는 배설물은 땔감으로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별다른 음식을 주지 않고, 하루 종일 거리에서 배회하도록 내버려 두어도, 여기저기
나있는 풀을 먹고, 우유를 만들어 내며, 배설물을 뱉어 낸다. 아무 쓸모도 없는 풀들을 우유
와 땔감으로 만들어 주다니, 이 얼마나 효율 높은 공장이 아닐 수 있겠는가? 또한 암소는
수소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아직까지 농업이 경제적 기반인 인도에서, 밭을 갈아주는 수소의
부재란 잇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수소를 바로 암
소가 생산해 내는 것이다. 또한 인도의 경제 구조 역시 생각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상위 극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에게서 암소를 빼았는다는 것은 곧
그들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또한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도 똑바로 알아야 할 필
요가 있다. 인도에서는 모든 암소가 자연사 한다고 알고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공
공연하게 암소의 도살도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 사회 계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카스
트 제도의 맨 하층부를 이루고 있는 계층은 죽은 암소에 대해서 그 가죽이나 고기를 차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의해, 곧 죽을 것 같은 혹은 나이를 많이 먹어
서 쓸모없게 된 암소를 도살하지는 않고, 죽도록 유도해 냄으로써 암소들을 `굶겨죽임`이라
는 또다른 도살 수단으로써 암소들을 도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도와 같이 기온이 높고,
생활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암소의 도살이 허용된다면, 소고기에 의한 병이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암소 숭배가 곧 암소의 편안과 직결된다고 추측해서는 안된다. 간디도 말
했거니와, 인도에서처럼 소를 학대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이다. 소의 젖을 한방울 이라도 더
짜내기 위해, 소가 쟁기를 조금이라도 더 끌게 하기 위해 소에 대해 온갖 잔인한 일들이 행
해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것을 통해서, 인도의 암소 숭배가 절대로 추상화된 금기
가 아닌,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의 새롭고 신선함에 주의가 끌리기도 했지만, 저자 마빈 해리
스의 학문 연구 자세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주제라고 해서
포개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고, 끈기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해 내는 그 학문 연구에의
열의. 장차 교수가 꿈인 나에게 그는 커다란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 주었다고나 할까. 그의
학문 연구에의 끈기와 열의에 밀려오는 파도와 같은 끝없는 감동의 물보라를 온몸으로 느끼
며,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