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

물레방아
옛날에는 마을 동구 밖에 물레방앗간이 한 채씩은 놓여 있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비의 낟알을 까는 작업이 이 물레방앗간에서 이루어졌다. 낮에는 이런저런 작업으로 바쁘게 돌아가다가도 밤이 되면 고요 속에서 물소리와 물레방아 돌아가는 소리만이 한껏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마을 외딴 곳에 있는 물레방앗간은 밤이 되면 남녀간의 비밀스런 일들이 벌어지는 공간으로 바뀌곤 했다. 이처럼 문학 작품에서 물레 방앗간은 곡식을 찧어 내는 곳, 그러니까 먹고 사는 것과 관계되는 곳이면서 동시에 남녀가 만나 사랑을 속삭이는 은밀한 장소로 곧잘 사용된다. 나도향의 `물레방아`에서도 역시 물레방아가 등장한다. 주인공 이방원이 사는 마을은 동구 밖에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낭만적인 마을이다. 이런 낭만적인 배경 속에서 탐욕스런 인물인 신치규가 등장한다. 그는 이 마을에서 가장 부자요, 세력 있는 사람이다. 그…(생략)

감옥에 있으면서 복수의 칼을 간 방원은 출옥하여 아내를 찾아간다. 하지만 막상 아내를 보니 마음이 약해져 복수하기는커녕 같이 도망 가자고 설득하나 또다시 거절당한다. 방원은 더 이상 분노를 이기지 못해 칼로 아내를 찔러 죽이고 자기도 목숨을 끊어 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는 방원과 아내의 애정에 돈이 곁들어지면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중심 갈등을 이룬다. 또한 돈이 제일이라는 금전 만능주의가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하고, 그것은 마침내 인간성 상실을 불러와 살인과 자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끄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인간성은 물질에 관계되지 않을 때만이 진정으로 아름답고 고귀한 것임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