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중2독후감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올 여름 휴가를 서해안에 있는 아빠회사(서울 지하철) 휴양소 학암포로 갔다.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아 휴가준비를 하는 가족들을 도와주지도 않으며 툴툴 거렸다. 그냥 집에서 공부나 하며(사실은 컴퓨터 게임이나 하려는 생각이었지만) 혼자 있겠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아빠가 열 받아 하시며 하시는 말씀은 세상을 좀 더 열정을 가지고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휴가 안가는 거랑 가슴 뛰는 삶을 사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대들고 싶었지만 다혈질인 아빠를 자극하는 것은 자살행위이기에 할 수 없이 나는 학암포 피서 길에 동참을 해야 했다. 바닷가에서 나는 가능한 한 재미있게 놀려고 노력을 하였다. 그러니깐 정말 재미가 있었다. 별안간 독후감을 쓰다가 쌩 뚱 맞게 무슨 여행 기행문인가 의아하겠지만 ??미쳐야 미친다??를 읽기 전에는 아빠가 하신 ??가슴 뛰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생략)

내면세계는 황금만능에 빠진 현대인의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오는 일화들의 주인공들은 그 시대의 아웃사이더들이었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등이 나오는데 그들의 벽(?)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지금이라면 존경받고 중요한 인물로 인정받았을 인물들인데 신분제나 양반들의 권력투쟁으로 인하여 그들의 천재성과 업적이 무시당한걸 보면 조선이 왜 망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다만 지금이라도 그 업적과 천재성을 후손들이 인정한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바탕위에 오늘날 여러 방면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후손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 깊은 대목들을 보면 과거시험을 보러가 자기가 쓴 필체가 왕희지와 비슷하게 씌어져 그 글자만 바라보다 시험장을 나왔다는 최흥효의 이야기는 배꼽을 잡게 하였고, 몇 천 번 이상 읽어야 그 책을 읽었다고 인정하는 김득신은 어설프게 책 한 번 읽고 독후감을 쓰는 나를 부끄럽게 하였다. 아빠가 좋아하는 정약용의 일화는 그분의 인격과 품성을 알게 하였다. 특히 강진 유배지에서 아내가 보내준 낡은 다섯 폭 치마에 자식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시화를 써 보내는 모습은 가슴을 찡하게 하였다. 결국엔 굶어 죽은 천문학자 김영의 삶이나, 서얼출신으로 견딜 수 없는 가난 속에서도 책읽기에 몰두하던 이덕무의 모습 등은 책을 멀리하는 요즘 우리들을 호통하는 듯하였다. 꿈도 없고 열정도 없이 학교와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던 나에게 옛 선비들의 열정은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2학기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고 나의 생활에 열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마 1학기 보다 나은 성적이 나를 기다리지 않나 하는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이 책이 나에게 준 소중한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