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바이올렛
자아와 성향이 너무도 비슷한 오산이의 삶과 행동 반경을 따라 가면서 그녀가 왜 폭력 앞에서 노출 되어져야 하는지, 왜 상처를 극복하지를 못하고 않은 채 그렇게 죽어야 했는지를 보면서 자아의 또 다른 모습이기에 아쉬움과 회한을 들여다 보았었다. 그녀가 최현리한테 성폭행을 당하고 난 후 살려는 의지만 보였더라면 살수 있었을 것이고, 최라는 사진 작가한테 품게된 사랑을 행동으로 표출했더라면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 오산이의 단점과 한계는 있다고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타고 난다는 태생적 환경이 어쩜 그녀를 그렇게 잃어 가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오산이는 버려진 것이 아니고 자신 스스로를 버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미 태어나면서 생태적 문화적 근원을 이루고 있는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사회로부터 소외당한채 아웃사이더로 살아 갈 수밖에 없…(생략)

꽃 피워줄 인연을 만나는 장소가 되어 질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운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바이올렛이 머무르고 있는 화원이나 그 꽃을 사진 찍으러 왔었던 최 사진 작가나 최 현리는 그녀에게 욕망을 심어주고는 그녀를 파괴 시켜 버렸던 상징계의 주이상스라는 또 다른 이름들이다. 들여다 볼수록 장미 꽃이상의 향기를 내뿜고 있는 바이올렛처럼 그녀의 향기는 안으로 감추고 있는 은밀하고 내밀한 사랑의 소유자 였고 그 사랑은 밖으로 표출할수록 파멸시키는 사랑인지라, 그 사랑의 공감대는 최현리에게 욕망이라는 주이상스를 최대한 부풀려 주었던 것이리라. 오산의 삶은 이처럼 현실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의 들여다 보기와 이해 뿐만 아니라 생태적 환경과 문화가 사람들에게 가하고 있는 힘은 무엇인지, 인간사이의 유대관계에 대한 철학적 심리적 의미도 들여다 보게 해주고 있다. 잠재라는 욕구는 호소한다. 때를 기다리라고, 그 욕구를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분출 시켜주는 출구가 아닌 그 욕구를 인지하고 포용해줄 수 있는 마치 오산이가 처음으로 안식을 느끼게 되던 화원 같은 대상을 만나게 되는 날까지 꼭 꼭 숨기라고 그렇지 못하고 욕망대로 분출한다면 오산이같은 인생은 어디에서도 생겨 날수 있다라고! 동성애적 근친상간의 메타포들이 글속에 육화되어져 있다는 소설가 신경숙씨의 글쓰기는 ??딸기밭?? 속에서 ??바이올렛??이 있었던 화원의 나무들 속에서 그리고 현실 속의 풀려 나가지 않는 인간 울타리 속에서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