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을 읽고 바이올렛을 읽고3

바이올렛을 읽고
누구나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타인은 감지하지 못하는 그 안의 상처들 우리는 그것을 잊고 또한 영혼의 안식처를 찾아주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난다.
자신에게 좋은 옷을 입혀주기도 하고 맛나 보이는 음식을 들이밀기도 하며 타자에게 의지해 보기도 하며 타인의 것을 들여다보기도 하며 때론 파괴하고 때론 복원하고 회복하며 다시 무너뜨리기도 하며 그렇게 주어진 생을 소진한다.
그러는 동안 그 원초적인 상처는 또 다른 모양으로 변형되기도 하며 대체되기도 하고 또한 작아지기도 하며 커지기도 한다. 그렇게 그런 상처를 어루만지며 자신의 영혼에 쉼을 찾아주는 생은 끊임없이 반복되며 학습되며 문화로까지 자리잡게되는 것이다. 때론 자신의 상처를 보기 버거울 때는 타인의 시선에 그 상처를 고정시키고 따라다닌다. 그들이 가는 곳으로 그곳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는 지친 인생들의 영혼…(생략)

이 우리 생에 주어진 임무이다.
생일날 잘 차려진 밥상을 받고 나면 자신의 근원과 이별을 한다. 태어남 자체가 낯섦이다. 그 자체가 분리인 것이다. 어머니의 자궁으로 돌아가서 그와 한 몸이 되지 못하는 이상 혈연일 지라도 헤어짐 앞에서는 무능력해질 수 밖에 없는 생의 법칙 앞에 작가는 한상 잘 차려준다. 그렇게 이별이 축제가 되게 해주는 것이다. 신경숙은 유일하게 작가 창조의 힘으로 그렇게 팍팍한 인생에 자그만 기쁨을 삽입시키고 그렇게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오산이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영혼의 쉴곳을 찾아주는것일 게다.
신경숙은 오산이가 스스로 그 곳을 찾아가도록 배려해준다. 오산이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문명의 산물 포크레인 하지만 포그레인이 그녀의 선택을 막지도 방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녀가 필요한 장소를 제공해주고 있다. 문명은 그런 것이다. 언뜻 보면 인간의 힘으로 통제 불가능해 보이지만 결국 인간은 그것을 이용해 목적을 달성하기도 하며 더 좋은 것으로 바꾸기도 하는 그런 능동적인 삶이 그 안에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이다.
결국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생명이고 그 생명에 대한 집착이 한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것 일게다. 문명에 문화에 길들여지는 듯한 우리의 삶속에서 작가가 감지하고 있는 생명체의 몸부림 그 창조적 피조물의 소리를 작가는 민감하게 포착하고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따라간다. 다른 생명체를 키우고 돌보며 그 슬픔을 전이시키지 않는 그 마음 그렇게 썩은 부리들을 조심스럽게 잘라내고 그 생명을 돌보아서 그 생명체에게 허락된 생을 건강하게 살도록 돌보아주며 숨쉬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삶을 살고있는 그 생명체는 아이러닉 컬하게도 인생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이다.
하지만 이 저항할 수 없음이 한없이 강하게 보인다. 저항해서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팔에 돋은 소름처럼 원피스의 물방울무늬처럼 주어진 공간만큼 살아내는 그리하여서 팔에 돋은 소름처럼 원피스의 물방울무늬처럼 생의 규칙성을 흐트러트리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