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별뜻없이 취침하기전 우연히 읽게 된 책.. 그냥 잠자기전 불면증인 듯 잠이오질 않아 손에 잡혀 읽게 된 책이, 박경리의 토지- 이다. 16권이라는 부담감이 내 머리를 압박하기는 했지만 잠깐의 시간을 투자한다는,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읽자는 마음에서 읽게된 소설이 어떤 면에서는 나에게 많은 것을 부여하게 된것같다. 읽게 된 동기도 단지 내가 재밌게 읽었던 책 ‘대지’ 와 제목의미상 부합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흥미롭게 읽기 시작 한 것이 이렇게 독후감을 쓸 정도가 된다니, 새삼 웃음이 나왔다.
이소설은 구한말부터 광복까지 경남 하동 평사리의 대 지주인 최씨가문의 4대에 걸친 이야기로써,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이 걸어온 근대사를 담아내고있는 대하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배경은 하동 평사리.
최참판 윤씨부인은 우관스님의 동생이자 동학당의 우두머리인 김개주에게 겁…(생략)

버림을 받게되고 아편에 중독된다. 기화는 자신을 사모하는 석이의 보살핌을 받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석이네의 방황이 자신 때문이라는 자책에 섬진강에 투신 자살을 한다.
서희는 봉순의 딸 양현을 친딸처럼 돌보다 윤국과 결혼 시키려 하나 양현의 거부로 좌절되고 만다. 이에 윤국은 자진 입대하고 길상은 독립자금 강탈 사건을 주도하다 실패하여 투옥된다. 이후 출옥한 길상은 관음탱화에 열중한다.
한편 조준구는 잇따른 사업실패로 땅마저 서희에게 빼앗기고 곱추 아들 병수에게 의지해 악행을 하다 중풍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부를 위해 친일적 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서희는 노후에는 친일모임인 ‘부인회’에도 참석하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도 솔직히 이야기 하는 등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다. 그러던 중 조선은 독립을 맞이하게 되고 이렇게 ‘토지’는 끝을 맺는다.

이렇게 나는 이 책을 덮었다. 많은 느낌을 받게 해준 이책... 한편으로는 서희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어릴적 모습부터 이어온 것들을 잃어버린 서희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 잃어 버린것들을 찾기 위해 그녀가 일으키게된 행각들은 어떤 식으로도 다시 없어지지도 않을 그러한 고정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보여준 한국인 , 조선인의 모습 ...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라고도 불려지는 한. 서희의 땅에 대한 집념은 별당아씨가 나간 이후부터 시작된 연속된 불행들 때문인지, 매우 차디차고, 그 깊이가 깊다. 어릴 적부터의 많은 고난. 그녀가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면 때문이 아닐까.. 읽으면서 안타까움과, 그리고 왠지모를 조선인에 대한 자긍심이 일기 시작한건 어쩔수 없었다.
이 대하소설에서는 단순히 주인공이었던 최씨 집안의 모습만이 아니라, 조선인 전부가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게 하였다. 조선인 전부를 책에서 비추어 줌으로써 조선사람들 전부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었다. 토지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생생히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이며, 그 위대함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토지의 사이사이의 이야기들이 다 담아졌더라면 16권에 얼었던 내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분량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는 일본인에 대한 분노를 삭일 수 없었다. 전부터 갖고 있던 일본인에 대한 이유없는 적개심에 일본인들의 그 자신들이 일등국민이라고 하며 우리민족을 억압하던, 생체실험을 자행하면서도 대 일본제국을 위한것이라며 떳떳해 했던 모습, 그리고 남경 대학살, 동경 대지진의 조선인 학살등을 보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지가 의심되어질 정도였다. 조선 땅에서 장사를 하는 일본인이 아이에게 돈을 받고도 눈깔사탕을 아이와 부딪치지 않도록 하며 줄 때, 직접 보지도 못하는 아이지만, 소설 속의 아이지만, 설움이 밀려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난 늘 그들을 비웃어왔다. 미개한 족속? 대 일본제국? 어쩌면, 그 시대의 일본인들은 대부분 미쳐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미쳐있었던 것이었다. 인간의 잔혹함을 그들은 일본대제국이라는 건설을 이루기위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잇었던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만큼.. 홍이나 길상등의 일본에 대한 분노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생각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또한..동학 혁명에서 한일합방, 3.1운동... 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건을 다채롭게 다룸으로써 한국 근대사와 현대사의 큰 흐름을 타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겪는 개인적인 괴로움과 민족의 역사적 괴로움을 하나로 보아 융합한 면도 그 속에서 전통사회의 붕괴에서 오는 가치관의 갈등도 부각시킴으로써,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안이나 일제 강점기를 살아온 우리 민족의 한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게다가 다른 측면에서 볼 때 최치수로 대변되는 전통적 가부장 제도가 몰락하고 서희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력, 즉 여성이 역사 전면에 부각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소설 같아서 의미가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