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내 친구중에 예고를 다니는 친구가 있다. 웃기는 얘기지만 그 친구의 첫인상은 정말 예술가스러웠다.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고루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한 옷차림, 수업시간마다 수업보다는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엎드려서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는 모습. 뭔가 우수에 찬 듯 싶은 그 친구의 입에서는 늘 철학적이고 깊은 고뇌에 빠트리는 말만 흘러나왔다.
그런 친구를 못마땅히 여기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난 왠지 그런 친구의 모습에 더욱 끌렸다. 아마도 그 친구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반고흐”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반 고흐는 미치광이 바보 화가였다. 정말 그는 멍청했다.
그의 소중한 인생을 오로지 미술에만 투자했다. 세상의 또 다른 흥미로운 일들, 재미있는 일들을 포기한채 오직 미술에만 투자했다. 그리고 그는 살아있는 동안 단 한점의…(생략)

흐를 뒷바라지 하는 고흐의 동생)를 묶고 있는 형제라는 인연. 이런 것들이 모두 이 책에 담겨 있었다.
또한 그의 지독한 열정도 함께 담겨있다.
언젠가,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그의 그림을 따라 그리게된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내 친구도 나와 똑같이 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친구가 가만히 내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여기 색 좀 이상하지 않니?”
“응?”
“하늘이랑 바람색이랑 교회랑 건물이랑 온통 남색아니면 보랏빛이잖아.”
“그러네? 보라색은 싸이코들이 좋아하는 색이라던데...”
그 친구가 내 말을 듣고 가만히 있다가 했던 말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왜 피가 오래되면 퍼렇고 꺼멓게 되잖아. 난 이게 고흐의 피라고 생각해.
그는 자신의 손목을 잘라 그 피로 그렸을거야. 혼신의 힘을 다해.“